바람 행복하다

죽도 사무라이 8 - 마츠모토 타이요 만화,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김완 역, 애니북스, 2014.

바람과 술 2017. 11. 5. 18:30

끝의 시작


아무리 그러시어도 이 쿠니후사는 살아날 수 없사옵니다. 예전에 차셨던 대나무가 더 나을 것입니다. 전국시대에 미노에서 태너나 희대의 추수(명검을 칭송하는 표현)라 칭송이 자자했던 저도, 이 누추한 나가야에서 숨이 끊어지는군요 ... 미련이 있다면 당신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던 것 ... 아아 ... 산에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당신과 당신의 아버님과 살던 때가 그립군요 ...


자넨 사람의 본성이란 게 시간이 지나면 바뀐다고 생각하나? 난 아닌 것 같네. 사람이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아.


충의


서당 훈장 ... ? 카메이가 말인가? 예. 고향에 돌아가 애들에게 글을 가르칠까 하고 ... 이 다리로 검술은 안 되니까요. ... 실은 이리 되기 전부터 생각했던 일입니다. 그 분을 보고 그리하고 싶었지요. 


빨간눈과 아이


빨강눈이다 - 그놈은 피를 부르지 키쿠치는 오니가 될거야 히히히 살인귀 히히히


십이일 묘시에 카라스노신사 너를 베겠다 키쿠치


주인이 된 자와 따르는 자


모리 삿사타로 일생일대의 부탁이옵니다! 키쿠치와의 결투는 중지하시고 소인과 타테이시로 돌아가 주시옵소서!! 그 자리에 나갔다간 당신이 베일 것입니다!! 당신이 죽을 것입니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목에 밧줄을 감아서라도 시나노로 모실 것입니다. 그러면 야마모토 님께 안부 전해주십시오. 세노 -! 죽지 말게!!


익숙함


나는 기질이 약한 인간이라 말입니다. 축시(현재의 오전 2~3시)에 혼자 눈을 뜨면 무서워서 마음이 먹먹해질 때가 있지요. 천장의 나뭇결이나 가만히 바라보면서, 마음이 밝아지기를 기다리지만, 좀처럼 잘 안 된답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두레박처럼 끊임없이 슬퍼지고, 그러다 보면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지요. 그럴 때는 언제나 오카츠 덕에 살아났습니다. 언제나 당신이 날 구해주었습니다. 무슨일 있었어? 아무 일도, 주책없는 소리 좀 해봤습니다. 


오카츠 ... 그만 가겠소. 이제 안 올거구나, 소우 씨. 


거짓


아저씨 어디 멀리 가려고 그러지? 왜? 아무 데도 안 갈 건데. 계속 함께 있을 거야. 언제까지고 칸 도령이나 요시보의 곁을 떠나지 않아. 정말?! 무사는 두 말을 하지 않는다. 봐라! 나비구나!! 둘이서 나비가 되어 날아보자꾸나! 좋았어! 소이치로는 처음으로 칸키치에게 거짓말을 했다.


다음날 아침, 세노 소이치로는 카타기 나가야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새벽녘


나는 이 피비린내 나는 마을을 떠나겠어, 달님. 발밑을 잘 비춰주시구랴. 알았어. 


너는 검에 홀렸구나.


십이일 묘시 카라스노 신사에서


처음 죽인 놈은 아버지였어. 어렸을 때였지. 그후로 고향에는 돌아가지 않았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면 그때 꿈을 곧잘 꾸지. 쓸모라고는 하나도 없는 밥만 축내는 부모였어도 내게 살인을 가르쳐줬다고. 


포효


오니


낙착


히히 ... 역시 무섭다니깐. 난 줄곧 너처럼 ... 되고 싶었어. 


오니의 행방


난 비가 좋아 ... 허옇게 갈라진 땅바닥이 꺼멓게 젖으면 기분이 좋아지지. 물 덕 보면 살아가다 보면 알아. 아아 ... 아버지 ... 벼 이삭이 꼭 구슬 같네 ... 저 구름 좀 봐. 어머니 ... 저 구름이 비를 몰고 올 거야 ... 


당신과 지내던 하루하루는 참으로 즐거웠사옵니다. 이 팔은 저승으로 가져가지요. 


최종화


오오, 리키. 많이 컸구나. 칸 도령도 요시보도 못 알아보겠는걸. 오미츠 씨, 네게도 경단을 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