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다

궁평항 바다낚시터

바람과 술 2009. 7. 22. 00:01

우연하게 궁평항에 가게 되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방파제를 걸어가다 보니 ... 여기저기 낚시대를 든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궁평항 바다 낚시터라는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평일이었지만, 제법 많은 분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는 광경이 여유 있게 보였다.

"뭐가 좀 잡힐까?"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약간 술렁이는 분위기를 찾아가보니 대충 30cm는 넘어 보이는 생선(그 아저씨 주변에는 이미 사용한 흔적이 있는 초장이 있었음)이 잡혀서 올라오고 있었다.

주변의 질투를 뒤로 하고 아저씨는 익숙한 동작으로 고기망에 물고기를 담아 넣으셨다.

고기망에는 벌써 2마리째 ... 잘 잡히나 보네 ...  

 

 

궁평항 바다낚시터의 포인트.

이쪽 지역에 위치한 분들은 정말 물고기를 잡으러 오셨다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한 할아버님은 10마리는 잡아가야 할머님이 잔소리를 안 하는데, 2마리 잡고 안 잡힌다고 투덜투덜 ...

물고기 크기를 보니 10마리 같은 2마리 ... 할머님이 좋아하시겠어요. 

 

 

묘한 경쟁의식과 질투심이 넘치는 공간이다.

물고기가 잡혔다고 놀라고, 좋아하고, 구경하는 것은 궁평항 놀러왔다가 그냥 한번 온 뜨내기들 ... 낚시꾼은 절대 옆 자리의 월척에 반응하지 않는다 ... 낚시꾼은 절대 옆 자리의 낚시꾼과 대화하지 않는다 ... 다만 경계할 뿐이다.

 

 

궁평항 바다낚시터 가족과 친구들의 공간으로 좀 한가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낚시 장비 가지고 편안하게 놀러 온 분위기로 잡으면 좋고, 안 잡혀도 그만 ...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분들의 여유가 있다.

다만, 아이들과 함께 온 분들은 낚시 장비 외에 아이들을 위한 부대 장비들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물고기가 잘 안 잡히는 것 같다.

 

궁평항 바다낚시터 ... 물고기를 잡고 싶은 분들은 오른쪽으로,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세월을 낚고 싶은 분들은 왼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