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문화산업)

'동방신기' 사태를 통해 본 연예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문제와 대안 모색

바람과 술 2009. 8. 15. 10:22

일시 : 2009년 8월 14일 늦은 2시

장소 : 프란체스코 교육회관 4층 강의실

사회 : 김명신

발제 : 이동연

토론 : 김대오/김원찬/김은아/박주민/탁현민

 

발제문 - '동방신기' 사태와 한국 연예매니지먼트 시스템의 현실 (이동연)

 

1. '동방신기' 소송 사태 -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연예제작에 있어 '갑'과 '을'의 관계가 합리적이고 투명한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출발부터 봉건적이고 권위적인 생황에서 출발해서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표준 계약서에 명문화하기 이전에 봉건적인 계약관계로부터 벗어나 제작자나 연예인들 사이에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연예제작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소통해야 할 하나의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동방신기' 사태는 불공정한 계약문제가 실제적인 쟁점이지만, 더 큰 틀로보면 한국 연예제작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들과 연계되어 있다. 특히 한국 연예산업의 대형화/수직화계열화로 인한 연예자본의 독점적 효과와 금융자본으로의 확대는 연예기획사들의 제작방향의 전환을 몰고 왔고 이로 인해 상징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연예인들의 활동이 이러한 연예자본의 확대재생산에 묶여 있다.

 

2. 노예계약 vs 표준계약?

 

3. 아이돌 그룹과 연예제작의 특수성

 

상당한 연습생 기간을 거쳐야하고, 일대 일 계약이 아니라 그룹 대 기획사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향후 발생할 문제들을 대비해서 기획사들은 대단히 방어적이고 보수적인 계약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방버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계약 주체로서 미성년인 이들에게 연예제작사가 보이는 계약적 지위는 우월하거나 권위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렇게 시작된 최초의 계약관계가 데뷔 후에 일정한 인기를 얻고 더 이상 연습생 신분에서 벗어난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점이다.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맺어진 불리한 계약이 일정한 성공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적용되다보니, 아이돌 그룹들과 소속연예기획사 간에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도 그룹들의 이탈과 이적을 막기 위해 사실상 영구계약에 해당되는 계약기간을 문서로 박아놓은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갈등의 소지는 처음부터 안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감수성이 예민하고 자신의 음악적인 정체성을 알아나가는 과정에 있는 아이돌 그룹들에게 연예제작사에서 취하는 우월적 강압적인 행동 등은 이들의 커뮤니티 문화에 회의와 갈등의 소지를 낳을 여지를 안고 있다. 그룹멤버들이 나이를 먹기 전에 최대한 빨리 연예활동을 부여해서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려는 게 기획사들의 일반적인 생각이 아닐까 한다. 아이돌 그룹들이 일정한 인기를 얻고 불공정한 계약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연예기획사들은 충분한 대화의 자세를 가지고 재계약에 임하기보다는 데뷔를 준비 중인 다른 그룹들로의 대체를 준비한다. 아이돌 그룹들의 수명이 5년 이상 가기가 어려운 이유가 아이돌 그룹의 태생적 한계나 그룹 활동에 따른 제약 때문이기도 하지만, 불공정한 계약관행과 아이돌 그룹의 과잉된 수급상황, 아이돌 시장의 치열한 경쟁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아이돌 연예제작 시스템의 문제제기에서 한 가지 놓치고 있는 점은 연계제작 자본 형성의 변화와 그에 따른 구조화된 문화자본의 커넥션 문제이다. 연예기획사의 자본축적의 최종 목표는 연예산업 시장에서의 매출액이 아니라 소속 연예인의 인기를 기반으로 상장한 주식 가를 상승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한국의 연예 문화자본은 금융자본과 밀접한 커넥션을 가지고 있는데, 연예매니저먼트의 구조상 이러한 금융 커넥션은 연예기획사 간의 치열한 주두권 전쟁을 낳으면서 기획 사간의 전략적 인수합병, 소속사 이적을 둘러싼 갈등, 그리고 주식 가를 높이기 위한 연예 프로모션의 부적절한 관계가 형성된다. 독점적인 연예제작사의 등장은 방송콘텐츠 제공과 예능프로그램 출연진의 수급에 있어 우월적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방송사 예능국과 일정한 공생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지상파방송 예능프로그램의 주요 진행자들이 기업 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세워, 방송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코스닥상장을 위해 제조업 중소기업체와 전략적 합병을 한 후 자본력과 섭외력을 내세워 예능프로그램을 외주제작한 후에 그 프로그램에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제작-배급-출연"의 배타적 독점관계는 2000년대 들어 새로운 형태의 매니지먼트 방식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이미 궤도에 진입한 일본의 '수직계열화'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따르는 방식이다. 독점적인 연예제작사 그룹이 최종적으로 노리는 것은 연예산업의 투자 위험도를 최소화해서 주식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불공정한 계약은 연예자본의 구조화된 관행과 커넥션의 실체에서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문화자본의 강력한 합종연횡과 봉건제적 인간관계의 구조적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한국 대중문화는 콘텐츠의 선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근대적인 시스템에 발목 잡힐 수 있다.

 

5. 대안은 없는가?

 

아이돌 그룹의 연예활동의 특수성 상 오히려 계약기간을 장기간 일관되게 하는 방식보다는 가변적이고 탄력적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예활동을 통해 확보된 수익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안정된 '월급여제+인센티브' 방식의 도입도 고려해볼만하다. 다른 한편으로 아이돌 그룹들의 전속계약이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인간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방식에서 탈피해서 이들을 법적으로 대리할 법률대행인을 통한 계약도 고려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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