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과 성차별 성폭력], 실리 맥그리거, 이현주, 책갈피, 2017, (180321).

바람과 술 2018. 3. 21. 14:53

엮은이 머리말

1부 섹슈얼리티와 자본주의

성폭력, 포르노, 자본주의

여성에 대한 폭력은 지난 15년 동안 거듭 정치적 쟁점이 됐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것은 모든 여성이 일상에서 성차별을 경험하고 일부는 폭력과 강간으로 고통받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둘째, 여성운동이 남성의 폭력에 점차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결과다. 셋째,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에 대한 인식과 여성의 지위가 변했기 때문이다. 여성이 임금노동자가 돼 경제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하게 되면서 성과 관련한 것도 스스로 결정하려는 욕구가 커졌다.


여성이 겪는 강간과 폭력은 결코 인간사회의 보편적 특징이 아닐뿐더러 단순히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에서 비롯한 결과도 아니다. 더욱이 계급 없는 사회는 인간 사회의 대략 90%를 차지하고 계급 착취, 불평등, 체계적 폭력(여성에 대한 폭력을 포함해)은 인간 사회에서 아주 최근에야 등장했다. 크리스 하먼이 지적했듯이, "'생물학적' 인간 본성이란게 있다면, 그 특징은 이 시기에 형성됐음이 틀림없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경향과 여성의 몸을 광고에 이용하는 경향은 다른 중요한 변화의 영향을 받았는데, 이 변화(특히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두드려졌다)는 여성의 역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첫째 변화는 수많은 여성이 임금노동자가 됐다는 것인데, 이것은 여성의 삶을 바꾸었다. 둘째 변화는 1960년대 이후 피임법이 발전하고 확산됐다는 것이다. 피임은 당연히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을 쉽게 만들었다. 초기 여성해방운동의 요구(동일임금, 성차별 철폐, 자유로운 피임과 임신중점 허용, 24시간 보육 시설)는 수많은 노동계급 여성의 변화 열망을 정확히 반영한 듯하다. 여성은 직장 내 남녀평등과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하기 위한 여러 요구를 함께 제기했다. 이런 변화의 영향으로오늘날에는 성생활이 결혼·출산과 분리됐고, 결혼, 이혼, '사생아' 출산 등의 추세에서도 이런 변화가 드러난다. 이것은 부부가 함께 살아야 할 이유에서 (가족의 토대였던) 양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작아진다는 뜻이다. 


오늘날 성관계와 여성의 몸에 대한 묘사는 더 넓은 인간관계와 분리돼 있다. 여성의 성은 남성을 유혹하는 수단이 돼 버렸다. 여성은 매력적으로 보이면서도 성적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동시에 성관계는 하나의 목적이 돼 버려 사랑이나 우정 같은 인간의 감정과 무관한, 즉 삶의 즐거움 등을 공유하는 것과 아무 상관없는 행위로 취급된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성은 엄청난 모순에 빠져 있다. 한편으로 성은 인간관계와 분리돼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사고팔 수 있는 대상이 됐다. 오늘날의 또 다른 문제는 남녀 모두에게 '즐거운' 성관계를 자주 즐기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반면 아이는 자신의 성이나 성적 관계 일반에 대해서는 거의 배우지 못한다. 


1970년대 후반에 여성운동은 가부장제 이론을 완전히 받아들였고 여성이 겪는 폭력에 거의 전적으로 몰두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 겪는 폭력에 거의 전적으로 물두했다. 페미니스트들은 하나같이 다음의 두 주장을 받아들였다. 첫째는 "포르노는 이론이고 강간은 실천이다"는 것이고, 둘째는 브라운밀러의 주장, 즉 "강간은 모든 남성이 모든 여성을 공포에 떨게 하려는 의식적인 위협 과정"이라는 것이다." 또 많은 페미니스트는 포르노의 정의를 확대해 여성을 성적으로 묘사한 사진도 모두 포르노라고 규정했다.  


몰론 포르노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포르노의 진정한 문제는 그것이 폭력적(대부분 그렇지 않다)이라거나 남성 이용자를 위해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한다(이 점은 문제지만 단지 포르노만의 문제가 아니다)는 게 아니라 성행위를 실제 인간관계와 떼어내 맥락 없이 그린다는 점이다(상호작용하는게 아니라 그저).  


성매매 논쟁 : 성, 소외, 자본주의

자본주의 가족의 기반은 완전히 바뀌어 이제 가족은 봉건제 사회에서처럼 생산 단위가 아니라 소비 단위가 됐다. 가정용품의 대량생산과 그로 인한 상업광고는 가정용품의 소비자인 여성에게 초점을 맞췄다. 또한 상업광고는 여성이 성과 외모를 이용해 남편의 관심을 유지하라고 부추겼다. 여성이 무엇을 구입하는지가 갑자기 중요해졌다. 자본주의는 여성이라는 이름 앞에 소비자라는 단어를 써 넣었다. 여성의 몸 역시 소비 관계에 종속됐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자본주의가 노동계급 여성을 매울 체계적으로 가정 밖의 임금노동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화는 의무 교육의 등장인데, 이것은 (가족의 임무였던) 새 세대를 사회화하고 룬련하는 일을 국가가 부분적으로 맡게 된 것이다. 한편 가정용품의 생산은 거의 전적으로 시장에 맡겨졌다. 


노동계급의 결속력이 약해지자 일부 페미니스트는 여성 차별의 뿌리가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에 있고 남성은 강간을 무기로 여성을 굴종시키려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에 페미니즘과 사회주의·여성해방 사상을 잇는 고리가 끊기자 남성의 성차별적 생각이 되살아났다. 우파 정치인과 언론이 주도한 "정치적 올바름" 공격은 "여성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남성의 성차별적 생각을 부치기고 남성과 여성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견해를 다시 퍼뜨렸다. 


인간의 성적 욕구는 이런 식으로 충족될 수 없다. 매우 친밀한 관계는 상대방을 동등하고 욕구도 있는 인간으로 인정할 때 가능하다. 인간의 성애는 인간적 끌림뿐 아니라 인간적 환경·관계, 시간, 인내심을 바탕으로 한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 자체가 만족스러운 성적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마르크스주의자가 가족과 성 노동에 대한 견해를 정립하는 데 필요한 기본 전제를 암시한다. 첫째, 남성과 여성이 모두 해방됐는지를 가늠하는 한 척도는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는지다. 둘째, 마르크스주의자는 미력, 상호 합의, 호감에 따른 자유로운 성적 관계가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이런 전망은 사회가 완전히 바뀌어야 가능하다. 


마르크스주의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첫째 사항은 사람들이 바라는 합의된 성적 관계(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는 성행위를 사고파는 것과 다르다는 점이다. 둘째, 성적 매력과 여성의 몸을 외설적으로 그리며 성적 대상화하는 것은 다르다. 셋째는 노동계급의 단결과 관련된 것이다.    


아동 성범죄의 근원

2부 여성 차별의 원인과 대안을 둘러싼 논쟁

남성이 여성 차별의 수혜자인가

마르크스와 《자본론》, 그리고 여성

후주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