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선택된 자연], 김우재, 김영사, 2020, (200823).

바람과 술 2020. 8. 23. 19:15

추천의 글

들어가며

 

01 몇몇 생물에 관하여

 

모델생물을 이용한 연구가 생물학에서 중요한 한 가지 이유는 '지식의 보편적 공유 가능성' 때문이다. 지구상의 생물종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기에 그 다양한 생물종 모두에게 보편적인 원리를 발견한다는 것도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결국 생물학을 물리학과 같은 일반 원리의 토대 위에 굳건히 세운 것은 DNA라는 분자에 쓰여진 유전정보의 발견이었던 셈이고, 유전정보가 디지털화되어 있다는 그 놀라운 사실이 모노의 과감한 발언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모델생물은 여전히 생물학자에게 중요한 인식론적 제약이다. 그 도구를 통해 생물학자들은 자신만의 자연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모델생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여러 스타일의 생물학자가 존재하겠지만, 공통적으로 생물학자들은 모델생물 없이는 아무 일도, 아무 발견도 할 수 없다. 게다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생쥐로 선행 연구가 필요하고, 생쥐의 유전자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초파리의 유전학이 필요하며, 초파리 유전자의 발견이 예쁜꼬마선충과 제브라피시에서의 발견들과 융합되었을 때에만 생물학은 일보 전진할 수 있다. 

 

02 모델생물의, 모델생물에 의한, 모델생물을 위한

 

일반적으로 모델생물을 결정하는 기준은 단순하다. 첫째, '연구하고 싶은 생물학적 현상이 무엇인가'이다. 이 기준에서 어떤 모델생물이 다른 종보다 더 적합한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둘째, '해당 모델생물을 통한 연구가 얼마나 수월한가'이다. 

 

03 박테리오파지 : 생명의 기본입자

 

04 대장균 : 유행은 오고 간다

 

05 아프리카발톱개구리 : 오래된 과학의 순교자

 

06 클라미도모나스 : 광합성 연구 최적의 모델생물

 

호흡은 발효보다 20배나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는 생리현상이다. 광합성 생명체들이 배출한 산소사 인류를 비롯한 다양한 고등생물의 진화를 가능하게 했다.

 

07 효모 : 먹을 수 있는 모델생물

 

08 붉은빵곰팡이 : 생화학 유전학의 탄생

 

09 애기장대 : 잡초에서 식물학의 꽃으로

 

애기장대는 식물 중에서 가장 먼저 유전체 해독이 이루어졌고, 전 세계 6,000여 개의 실험실에서 16,000여명의 연구자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으며 매년 2,500편이 넘는 논문이 출판되고 있는 식물학계 최고의 스타이다. 애기장대는 식물학계의 초파리다. 

 

문제는 식물의 형질전환이 쉽지 않다는 데 있었다. 형질전환에 지나치게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면, 유전자 연구를 위한 다양한 돌연변이체들을 만들 수 없고, 다양한 돌연변이체가 없다면 유전학 연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1986년에 마술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벨트만에 의해 아그로박테리아를 이용한 애기장대의 형질전환법이 개발된 것이다. 매우 간단하고 강력한 이 기법은 곧 애기장대 연구자들 사이에 확산되었고, 수많은 형질전환 식물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유전학 연구를 위한 기술적 난제가 해결되었지만, 애기장대가 잡초라는 사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10 옥수수 : 신화가 된 과학

 

11 군소 : 민달팽이와 프로이트의 꿈

 

12 개 : 실험생리학의 주인공

 

13 닭 : 발생학의 화려한 부흥

 

양계장 시스템의 사육을 반대할지도 모르지만, 한 가지 이유 때문이라도 대량의 닭 사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들어 세계 보건 단체들이 가장 위험한 전염병으로 분류하는 조류독감의 백신을 만들려면, 수입억 개의 계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란을 이용해 조류독감 생백신을 만드는 방법은 1940년대 처음으로 개발되었고, 이 방법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미국은 이를 위해 약 1억 개의 계란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놓았다고 한다. 물론 백신 생산을 위해 50년도 넘은 이 방법을 계속 고수할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계란을 이용한 생백신 생산을 대체할 효율적인 시스템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14 영장류 : 정의란 무엇인가

 

현대의 영장류 연구는 크게 두 축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하나는 긴지와 구달, 드 발처럼 영장류의 행동으로 인류의 진화를 연구하는 학파이고, 다른 하나는 에이즈나 당뇨병처럼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질병의 모델로 영장류를 이용하는 학파다. 그 어는 쪽이건 영장류 연구는 한 국가의 과학 수준을 말해주는 지표가 된다. 

 

한 국가가 지닌 과학적 힘이 반드시 돈과 직결되는 건 아니다. 한국에서 원숭이나 영장류를 연구하려는 연구자들은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영장류 연구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고민하여 선진국을 추격하는 게 아니라, 선도할 수 있는 연구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15 플라나리아 : 과학의 재현성 문제

 

16 제브라피시 : 장기적 안목의 중요성

 

17 집쥐 : 흑사병에서 독재까지

 

18 생쥐(1) : 우생학과 유전학

 

19 생쥐(2) : 연구와 정치

 

20 토끼 : 과학자와 육종가의 교류

 

파스퇴르 전기에서 백조목 플라스크만큼이나 유명한 것은 파스퇴르가 미친개에게 물린 조지프 마이스터라는 소년에게 광견병 백신을 접종하는 장면이다. 18세기 말 에드워드 제너의 우두법이 성공한다. 마이스터가 광견병에 걸린 개에게 물렸을 때도 파스퇴르는 같은 원리로 소년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광견병은 파스퇴르가 생각한 것처럼 박테리아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질병이다. 따라서 현대적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그의 치료법은 무모한 일이었다. 여하튼 파스퇴르의 광견병 백신은 꽤나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파스퇴르는 운이 좋았다. 파스퇴르가 목숨을 살린 마이스터는 이후 파스퇴르연구소의 수위로 일하다 1940년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해 파스퇴르의 지하 묘실을 열라고 명령하자 자살했다. 

 

현대의 과학 연구실엔 연구원, 영어로는 테크니션이라는 직책이 있다. 이들은 기계를 관리하거나 동물을 돌보거나 과학자를 보조해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과학자와 연구원의 업무는 때로는 매우 중첩되고 때로는 분리된다. 하지만 두 직업을 나누는 경계선은 분명히 존재하고, 특히 한국에선 이러한 연구워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워져 있다. 과학 선진국인 미국에선 연구원들에 대한 대우가 한국과 다르다. 한국의 경우처럼 과학자가 연구원 위에 군림하는 위계도 없었다. 

 

21 비둘기 : 실험은 실패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고심했던 종의 기원과 자연선택의 다음 문제들을 푸는 데 비둘기는 꼭 맞아떨어지는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첫째, 다윈의 진화론에서 중요한 개념인 공통조상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비둘기 사육가들의 비실용적인 취미와 고집 덕분에 각각 다른 종처럼 보이는 비둘기들이 '바위비둘기'라는 하나의 계통에서 비롯되었음을 추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육종가들이 새로운 종을 만드는 방식이 그의 자연선택과 정확히 일치했다. 

 

하지만 다윈이 비둘기를 통해 진정으로 밝히려고 한 것은 유전의 문제였다. 유전, 즉 특정 형질의 대물림 문제는 <종이 기원>을 집필하면서 다윈을 끊임없이 괴롭힌 문젱였다. 

 

22 고양이 : 심리학과 생물학 사이

 

23 양 : 복제의 그늘

 

유전체 동등설이란 성체의 다양한 세포들이 동일한 유전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생각이다. 만약 서로 다른 세포의 표현형이 동일한 유전형에서 기원한다면, 모든 세포의 유전체는 개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정보를 동등하게 지니고 있다는 말이 된다. 

 

24 돼지 : 숭배와 혐오

 

25 벼 : 과학을 사용하는 방법

 

26 개미와 꿀벌 : 진사회성 곤충의 유전학

 

<니콜라스 틴베르헌, 질문과 설명의 네 범주>

    통시적 견해와 공시적 견해
    동학적 시각
(시간의 흐름에 의한 설명)
정학적 시각
(종/개체군의 현재 상태에 대한 설명)
'어떻게' 혹은
'왜'에 대한 질문
근접적 설명
(어떻게 유기물 개체의 구조가 기능하는가)
발달과정
(유전자가 현재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각 개체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에 대한 발달/발생 과정에 대한 설명)
근접기제/근접인과
(유기체의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기계론적 설명)
진화적/궁극적 설명
(왜 종 혹은 개체군이 <적응적인> 구조를 진화시켰는가)
계통(발생)학
(하나의 종 혹은 개체군이 여러 세대에 걸쳐 변화한 진화의 역사)
적응
(과거의 환경에서 생존과 번식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진화한 형질)

 

 

27 모기 : 새로운 초파리

 

28 암세포주 : 인간이라는 이유로

 

29 인간과 과학자 : 과학과 인본주의

 

30 야생 속으로

 

나오며 : 모델생물이 바꾸는 생물학의 인식론


 

도판 저작권

 

부록 : 모델생물 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