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포스트휴먼 오디세이], 홍성욱, 휴머니스트, 2019, (200811).

바람과 술 2020. 8. 11. 10:05

프롤로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을 찾아서

감수성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엉켜 있는 세상을 포용하고 공감하며 애정하는 적극적인 심성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은 휴머니즘 이후를 지향하는 감수성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의 이성과 과학기술의 진보에 대해 겸손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인간과 동물, 인간과 환경,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이 서로를 형성하고 서로 의존하는 관계임을 강조한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에게만 의식과 인식이 있다는 휴머니즘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체에 인지 과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의지를 부정하지 않지만, 이런 의지의 발현이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존재들의 관계에 상처를 내는 것을 경계한다. 

 

1부 트랜스휴머니즘

 

1장 진화론, 인간에 대한 관념을 바꾸다

 

트랜스휴먼이란, 글자 그대로 지금의 인간을 초월한 인간을 말한다. 즉, 자연적인 진화나 기술적·의학적 방법을 통해 지금의 인간보다 더 큰 힘과 능력을 갖게 된 인간으로, 트랜스휴머니즘은 이런 트랜스휴먼의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한 운동이나 이를 지향하는 이념을 의미한다. 

 

2장 트랜스휴먼, SF의 옷을 입다

 

3장 사이버네틱스가 인간을 새롭게 정의하다

 

4장 인간과 기계의 잡종 사이보그가 태어나다

 

5장 로봇에 대한 공포,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다

 

6장 인공지능이 체스 세계 챔피언을 꺾다

 

새넌과 함께 오토마타에 관한 책을 편집할 때 매카시는 이를 기회로 자신이 연구하는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연구가 네트워크를 키우고 싶어 했다. 그런데 새넌이 선택한 필진 대부분은 새넌과 친한 사이버네틱스 그룹 회원들이었다. 심리학, 생리학을 연구했던 사이버네틱스 그룹은 인간과 기계의 유사성에 주목했고 뇌와 비슷하게 작동하는 기계를 만들려고 했다. 이들이 염두에 둔 '생각하는 기계'는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는 기계였다. 그런데 매카시는 처음부터 이런 접근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봤으며, 또한 '생각하는 기계'는 꼭 사람처럼 생각하지 않더라도 문제만 풀면 된다고 추론했다. 생물학적 혹은 구조적 유사성은 필요하지 않았고 기능만 같으면 됐던 것이다. 

 

7장 앨런 튜링이 생각하는 기계를 검증하는 방법을 고안하다

 

튜링의 논문을 읽은 많은 사람이 이 성 역할 놀이를 기계의 지능을 테스트하는 기준으로 삼은 데 대해 비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튜링 테스트가 남을 속이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인간 지능의 척도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튜링은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지 않았다. 튜링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분명치 않다고 보았다. 그는 논문에서 향후 50년 안에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고'라는 기준에서 보면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페미니즘 철학자인 주디스 제노바는 튜링이 이 테스트를 통해 말하고 싶어한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주장했다. 그녀는 튜링이 성 역할 놀이를 테스트에 도입한 이유에 대해 그가 인간-기계의 경계가 임의적이라는 것 외에 남녀의 사회적 성별의 경계 또한 (심지어 더 나아가 생물학적 성의 경계까지도) 임의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였다고 해석했다. 게다가 심판관의 질문들을 잘 살펴보면 튜링이 사고와 욕망의 경계도 문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제노바는 튜링이 인공지능의 성능을 검사하는 테스트 하나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서구 사회에서 받아들였던 이분법적 사고들을 비판하고 부정하는 지적인 도전을 감행했다고 해석했다. 

 

8장 초지능, 인류의 친구인가 적인가

인터메조 휴머니즘에 대한 비판에서 포스트휴머니즘으로

2부 포스트휴머니즘

 

9장 성찰적인 사이버네틱스, 자기 생성 개념으로 이어지다

 

10장 패러다임이 과학을 다시 정의하다

 

쿤에 따르면 과학은 무에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된 패러다임이 생기면서 발전한다. 과학자들은 공유된 패러다임이 만들어내는 모순이나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패러다임은 풀어야 할 문제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의 방향도 제시해준다. 쿤의 이론에서 경쟁하는 두 패러다임이 논리나 실험 같은 합리적인 방식으로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기존 패러다임은 많은 문제의 답을 찾았지만 약간의 변칙을 해결하지 못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은 약간의 변칙은 잘 해결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존 패러다임보다 더 좋은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것일 뿐이다. 쿤은 이렇게 기존 패러다임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합리적인 잣대로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을 공약불가능성이라고 불렀다. 공약불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과학의 역사는 단선적인 진보가 아니었다. 

 

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과학을 철저하게 사회적이고 인간적인 활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학은 과학자들이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기구과 같은 기술로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이다. 너무도 자명한 과학의 특징이었던 사실, 진리, 객관성, 보편성, 합리성, 실재 같은 개념은 모두 논쟁거리가 되었다. 철학적 목적을 위해 과학의 역사를 연구했던 쿤은 과학의 특권만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에 대한 과도한 믿음과 이에 바탕을 둔 인간중심주의에 큰 균열을 만들었다. 

 

11장 새로운 기술철학, 인간-기술의 혼종을 고민하다

 

12장 인공지능, 격렬한 논쟁의 핵이 되다

 

매카시, 민스키, 뉴얼, 사이먼 같은 인공지능 선구자들은 한결같이 사이버네틱스에 기원을 둔 신경망 접근법을 거부하고 기호논리에 근거한 기호 인공지능의 접근법을 택했다. 이들의 초기 연구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하나는 인간을 이기는 체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었다. 두 번째 연구 방향은 논리적 결정을 내리는 인공지능에 맞춰졌다. 세 번째 방향은 컴퓨터가 인간의 자연언어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었다. 

 

13장 동물은 기계가 아니라는 새로운 감수성이 출현하다

 

20세기 초 활동했던 비교생물학자 야콥 폰 윅스퀄은 다윈의 진화론을 받아들였지만, 다윈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동물의 공통점을 찾으려 했다. 다윈이 통시적인 진화의 관점에서 공통점을 찾았다면, 그는 같은 공간 안에 살고 있는 인간과 동물의 공시적인 관계를 관찰했다. 결론부터 먼저 애기하자면, 윅스퀄은 인간과 동물 모두 둘레세계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보았다. 인간중심주의를 허물어뜨린 정도로 평가한다면, 윅스퀼의 주장은 다윈의 주장만큼이나 급진적이었다. 

 

윅스퀼은 이런 논의를 통해 각각의 주체는 주관적인 실재로 구성되는 시계에 살고 있으며, 둘레세계 역시 이런 주관적인 실재를 재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결론지었다.

 

14장 가이아, 지구에 대한 거대한 비전이 만들어지다

에필로그 포스트휴머니즘과 인류세

 

19세기만 해도 50억 마리가 존재했던 여행비둘기는 엽총이 나온 지 50년 만에 완전히 멸종했다.

 

1만 년 전만 해도 인간과 가축의 무게를 다 더한 것이 지구에 존재하는 전체 동물의 무게 중 0.1% 정도를 차지했다. 나머지 99.9%가 야생동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인간과 가축의 무게를 다 더한 것이 97%에 달한다. 약 3% 정도가 야생돌물의 무게를 전부 합친 것이다. 지구에 야생동물이 많이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지구를 점령한 것은 인간이 키운 닭이다. 현재 지구에는 230억 마리의 닭이 살고 있는데, 매년 인간이 640억 마리를 먹어 치운다. 실제로 조류 중에서 닭의 무게를 더한 것이 가장 무겁다. 무게를 따질 때 포유류 중에는 소에 이어 2위가 인간이다. 인간은 그 숫자와 무게만으로도 지구의 완벽한 정복자인 셈이다. 

 

감사의 말

 

참고문헌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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