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김시천, 더퀘스트, 2016, (210820)

바람과 술 2021. 8. 20. 01:48

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 《논어》, 사람을 읽다

1부 《논어》, “이 사람을 보라!”

1장 ‘철학’에서 ‘삶’으로 | 《논어》, 인간의 발견

 

《논어》는 공자의 책인가?

 

<논어>의 기록은 획기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말단 귀족인 사 출신의 공자, 그리고 그의 제자들까지 '선생'이라는 존칭과 함께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특히 공자의 제자 가운데 일부는 천민 출신이었다. 천민이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것도 그들 스스로의 손으로 기록하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통계로 본 《논어》의 재구성

 

<논어>는 물리적으로 말하면 20개의 '편'과 512개의 '장', 약 1만5천 자의 한자로 구성되었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 《논어》 속 사람들

 

상식의 눈으로 《논어》 읽기

 

《논어》로 《논어》를 읽다

 

사제 모델, 《논어》의 이야기 양식

 

고대 중국은 씨족을 바탕으로 한 귀족사회였다. 혈연을 바탕으로 하는 씨족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부모와 자식 간의 부자 관계이다. 주나라의 통치질서는 이 부자관계의 끈끈함을 바탕으로 결속된 군신관계를 지향했다. 이것이 봉건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혈연에 기반한 관계의 결속력이 약해지자 군신 간의 결속도 끊어지고, 사회는 분열되기 시작한다. 가족의 질서를 바탕으로 한 정치 공동체는 타자를 포용하고 확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와 달리 <논어>는 '사제'관계라는 새로운 인적 관계를 중심으로 한다.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거의 가족과 다름없는 유대관계를 지닌 새로운 모델이다. 유학자 집단을 지칭할 때 쓰는 '유가'라는 말이 바로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조선의 정치체제는 무엇일까? 우리는 조선을 흔히 '유교적 국가'라고 말합니다. 이 국가의 실제 내부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되어 있을까? 희한하게도, 조선의 왕은 신하가 군신관계를 맺는 동시에 사제관계를 형성한다. 조선에서 왕세자에 책봉되면 개인 교습에 해당하는 '서연'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해야 한다. 사대부인 신하가 스승이 되어 유교경전을 가르쳤다. 왕이 되어서도 거의 날마다 '경연'을 통해 유교경전을 놓고 신하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했다. 왕과 사대부는 '정치체' 면에서 보면 군신관계이지만, '유교'라는 국가이념 면에서 보면 유학자인 스승과 제자로 맺어진 사제관계가 된다. 이게 조선을 건국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정도전이 만든 시스템이다. 왕권이 자의적으로 발휘되면 신하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왕이 권력을 남발하지 못하도록, 즉 연합체적 성격의 정권을 유지하려고 이런 시스템을 표방한 것이다. 

 

‘대화’에서 ‘이야기’로

 

공자는 기본적으로,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인 '자애'와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인 '효도'를 다른 사람과 다른 집안에까지 확장하는 방식으로 공동체를 이루자고 주장했다. 그런데 내 자식, 내 부모가 아닌 사람에게 그런 마음이 들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사제공동체'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자학단은 혈연관계가 아닌 타인들끼리 모였지만, 공자의 영향을 받아 의기투합하며 하나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었다. 

 

《논어》 속 인간, 개성의 발견

2장 ‘제자’에서 ‘주인공’으로 | 스스로의 삶을 찾아간 공자의 제자들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언행, 개성의 표현

 

시대마다 다른 《논어》가 있다

 

주희의 주석이 역사상 가장 뛰어난 해석임은 분명하다. 주희 이전의 주석을 '고주', 이후의 주석을 '신주'라고 한다. 송나라 때 학자들이 의리적으로 해석했던 방식을 신주라고 하는데, 신주의 대표주자가 주희이다. 고주는 짧고 간단한 데 반해, 주희의 주석은 논리적이고 함축적이며, 핵심을 찌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주희는 <논어>에 등장하는 인물들, 특히 그의 제자들을 서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희를 포함한 송나라 학자들이 사용한 방식이다. 이 서열화에는 '학을 통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당대의 사고가 반영되어 있다. 성인은 도덕적인 의미에 그치는 게 아니라, 황제에 준하는 자격이었다. 

 

한대 이후 유학자들은 현실의 왕을 성인이 되게 하자는 것을 모토로 삼았다. 이와 달리, 송대의 리학자들은 '왕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위치에서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념에서 이야기로, 《논어》를 읽는 새로운 눈

2부 자로와 안회 “운명이여, 안녕!”

3장 자로 | 운명을 바꾼 만남과 의로운 죽음

 

공자와의 만남, 자로의 운명을 바꾸다

 

변화, 진정한 용기를 배우다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가 되다

 

영원으로 통하는 의로운 죽음

4장 자로에서 안회로 | 공자와 또 다른 세계

 

유랑하는 영혼, 탈속을 꿈꾸다

 

스쳐간 인연, 또 다른 삶의 가능성

 

안회는 정말 공자의 수제자일까?

 

안회, 벼슬을 거부하다

5장 안회 | 침묵하는 지식인의 현실과 고뇌

 

요절한 안회는 어떻게 성인이 되었는가?

 

우리는 보통 주자학으로 대표되는 신유학을 보수적이고 답답한 학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송나라에 들어서서 유학은 학문적 체계가 잡히고, 다른 사상의 가르침도 유입됩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인간은 불성을 타고났기에, 각자가 깨달음을 통해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수련의 목적으로 삼았다. 이 생각이 신유학에도 크게 영향을 끼쳐, 신유학자들은 현실의 왕이 아니라 '내가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는 사실 파격적인 사조였다. 고대 중국에서의 성인은 바로 '왕자가 될 자격'이란 뜻이었다. 그리고 성인이 됐다는 것은 '덕'을 이루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덕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윤리적 미덕'이 아닙니다. 예컨대 <도덕경>의 제목에서 '도덕'은 우주의 질서가 움직이는 길을 따르면 덕이 생기고, 끝내는 천하를 다스리는 제왕이자 성인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현대 학자들 대부분은 <도덕경>이 말하는 '덕'이 '제왕이 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송나라 때 이르면 사대부들이 새로운 자각을 하게 됩니다. '현실의 왕이 아니어도 학문을 통해서 성인이 될 수 있다'라는 인식이다. 이는 '내가 사는 지역은 내가 교화한다'는 생각으로 전개된다. 왕권 중심 체제로부터의 일탈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어 송나라 신유학자들은 '향약'운동을 시작한다. 

 

사문의식, 인간의 주체적 자각을 열다

 

안회가 죽자 공자가 통곡하다

 

공자가 안회에게 극기복례를 말한 까닭

 

안회의 도, 《장자》로 이어지다

3부 성인과 자공, “메멘토 모리, 죽은 자를 기억하라”

6장 자공 1 | 흐르는 강물처럼

 

《논어》 탄생의 기원

 

자공이 '유가의 진정한 설계자'란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자공이 유가를 세웠고 시질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경제적 후원을 했으며, 그것이 후대에 이른바 유가라는 사상적 집단을 형성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점입니다. 둘째, 자공이 공자 사후 공자를 성인화 한 것은 물론, 6년간의 시묘살이를 했다는 것입니다. 자공이 공자학단을 떠나면서 학단은 여러 분파로 나뉘었고 그간의 기록들까지 흩어졌지만, 나중에 <논어>에 편찬할 수 있는 원재료들을 형성한 시기가 바로 자공이 시묘살이하던 6년의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공자가 대화한 유일한 제자

 

‘절차탁마’를 말하다

 

자공의 인정투쟁과 공자의 처방

 

상인의 아들, ‘문’을 가슴에 품다

 

흐르는 강물처럼

7장 자공 2 | 세상으로 통하는 문

공자의 속마음을 읽다

 

문사철을 겸비한 지성

 

더불어 사는 삶의 정치를 배우다

 

장강의 앞물결과 뒷물결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8장 자공 3 | 공자학단의 설계자

 

공자의 유학, 자공의 유가

 

공자, 성인이 되다

 

《논어》, 그 기록의 출발

 

‘문’과 ‘서’의 계승, 유가의 탄생

 

공자 가르침의 핵심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유가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것으로, '문'과 '서'이다. 시대마다 유학이 강조하는 것은 차이가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유가의 핵심은 '문'이다. 고대 사회에서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은 높은 신분을 상징했다. 칼은 아무나 찰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청동기 시대였으니 청동으로 칼을 만들었고, 그 비용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공자는 이 사계급의 기본 특성을 무에서 문으로 탈바꿈시킨다. 그의 사상을 통해 사계급 사이에 문치가 싹뜨기 시작했다. 이는 공자의 위험 중 가장 중시해야 할 대목이다. 이 문치가 중국에서 역사적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천 년 이상이 걸렸다.  

 

'서'는 글자 그대로 풀면 '인간의 마음이 서로 같다'이다. 주목할 점은, 자공은 공자가 주창한 인을 실현할 방법이란 '서'라고 공자에게서 들었다는 것이다.  

 

공자마을의 유래

4부 재아·염구·증삼, “어디에나 길은 있다”

9장 재아 | 길이 갈라지는 징후, 도의 탄생

 

재아, 또는 유교의 가롯 유다?

 

재아는 누구인가?

 

재아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들

 

재아의 새로운 논리학

 

재아가 본 공자

 

갈라진 길에서 새로운 도가 탄생하다

재아는 새로운 방식의 사유를 대변한 인물이다. 우리가 그에게서 천도에 인간의 사회질서를 맞추려 한 새로운 분위기와 합리적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10장 염구 | 비틀거리며 도를 따라가다

 

현실주의자 염구

 

염구는 공자학단에서 파문당해 쫓겨나는 인물이다. 염구를 알려면 공자가 아닌 염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염구는 노나라 제후를 받아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공자와 달리 계씨의 가신으로서 충성을 다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염구가 공자가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계씨에게 중성했다'는 사실이다. 염구는 벼슬에 나아가기 위해 공자의 문하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실무자

 

스스로 역부족을 말하는 소심남?

 

비틀거리며 도를 따르다

11장 증삼 | 전전긍긍하는 유학자의 길

 

공자 학통의 중심?

 

효의 대명사, 증자

 

아내를 내치고 비겁하게 행동했던 증삼

 

반성의 철학자, 그리고 충서

 

5부 자하·자장·덕행파“, 나는 나의 길을 간다!”

 

12장 자하 | 텍스트의 제국, 경학의 탄생

 

만년의 제자들

 

텍스트의 제국을 열다

 

공자의 가르침 보전, 경학의 탄생

 

너는 네 길로, 나는 내 길로 : 논쟁의 시작

 

공문의 ‘학’에서 제국의 ‘학’으로

 

13장 자장 | 논쟁의 시작, 유학과 유술

 

학과 술, 유가의 두 날개

 

유술의 탄생

 

역사에서 처세를 배우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스스로를 보전하는 지혜

 

리틀 자로, 자장

 

14장 민자건·중궁·원헌 | 《논어》에서 《장자》까지, 새로운 삶으로 가는 길

 

‘노장’에서 ‘논장’으로

 

벼슬을 거부한 민자건

 

군주가 될 만한 천민, 중궁

 

장자로 넘어가는 가교, 원헌

 

에필로그 : 십인십색 《논어》 이야기

 

참고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