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행복하다

[바우트 원 1], 장우룡, 레드리버, 2020, (211121)

바람과 술 2021. 11. 21. 18:30

추천사 : 두려움과 무력감을 딛고 날아오르던, 그때의 우리를 잘 보여주는 책

 

추천사 : 건들건들

 

개정판을 내며

 

제1화 현해탄을 건너

곽경필(대한민국 공군 대위), 1923년생 평안남도 평양시 해산리 출신.

 

유천식(대한민국 공군 대위), 1923년생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출신.

 

이윤석(대한민국 공군 대령), 1916년생, 서울시 대방동 출신. 

 

10대의 무스탕에는 우리 공군뿐 아니라 나라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염신현(대한민국 공군 중령), 1919년생 서울 명동 출신. 

 

여기는 관제탑, 풍향 남서쪽 15노트, 고도 2,500m에 영햐32도. 집으로 돌아가기 더없이 좋은 날이다. 대한민국 공군 이륙을 허가한다. 

마지막 10번기까지 이륙 완료했습니다.

좋아. 고도 만 피트까지 상승해서 부산으로 간다. 사요나라, 이다즈케. 사요나라, 니폰.

 

어떤 식으로든 이 나라는 불행해질 것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식민 지배를 받아 온 이 나라에 분단이나 전쟁, 둘 중 하나는 없어야 했다. 세계도, 우리나라도 기나긴 전쟁을 끝내고, 평화의 시대를 사는 것이 당연한 순서였으니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 전쟁이 시작되었을까. 단지 큰 돈이 더 큰 돈을 벌고 가난이 더한 가난을 부르는 것처럼 이전의 불행이 또다시 이 전쟁르 부른 걸까. 왜 하필이면 우리에게 ··· 정말 이상한 전쟁이다. 하긴, 이상한 게 그것뿐만이 아니지. 지금 이 비행도 정상적으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으니까. 독립을 얻어내자마자 분단돼 버린 가난한 나라에서 비행이라니, 꿈이라니 ··· 그런데 어처구니 없어. 이 전쟁 덕분에 순식간에 내 꿈이 이루어졌지. 그러고 보면 일어나자 말아야 할 이 전쟁도, 그 덕분에 갑자기 이루어져 버린 나의 꿈도 ··· 정말 세상 모든 일이 어처구니가 없어.  

 

저기, 나를 날게 한 전쟁이, 나를 낳아 준 내 나라가 보인다. 

 

제2화 첫 기지, 대구

이 대구 비행장 말이야. 정말 비행장이긴 했던 걸까.

 

당시 대구 비행장은 비행 관련 기반 시설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자갈가 잡초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맨땅의 활주로와 콘크리트 건물 2채.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목조건물 1채가 전부였다. 돌과 잡초투성이의 활주로를 제외하고는 비행장이라고 하기조차 힘든 이곳에서 한국 공군은 첫 작전을 앞두고 있었다.

 

지금 소개하는 분들은 우리 한국 공군을 도와주기 위해 파견된 미군들이다. 앞으로 무스탕을 운용하다가 의문사항이 있으면 이분들을 통해서 풀 수 있도록 해. 파견 부대를 책임지고 있는 헤스 소령이다. 조종사 출신으로 무스탕 조종에 관해 자문해 줄 것이다. 헤스 소령과 마찬가지로 비행에 관한 자문을 맡아 줄 윌슨 대위. 제프 대위 이 분도 비행 자문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조종사가 7명 더 있지만 오늘은 일단 이 세 분만 소개하도록 할 테니까. 나중에 만나게 되더라도 일부러 피하는 일이 없도록 해. 

 

이현덕(대한민국 공군 대위), 1922년생 경남 삼천포시 남양면 출신. 

 

에어볼 편대 전기 이륙하라!! 

괜찮겠지?

글쎄, 당장은 저들이 가진 운을 믿어보는 수밖에 ··· 

 

모두, 첫 출격인 만큼 절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작전에 임한다! 이 나라에도 공군이 있다는 걸 보여주자! 기관총 스위치 온!! 

 

제3화 작전 개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미군의 비행기야!! 지금껏 타봤던 기체하고는 다르게 2,000피트(600m) 이하 고도에서 급강하하면 조종이고 뭐고 없이 그대로 지면과 키스하게 된다는 거 절대로 잊지 마!! 그리고!! 첫 출격이니까 서투른 건 봐주겠는데 말이야 ··· 

 

제4화 첫 승리가 준 용기

전 대원이 무사히 돌아온 건 다행이지만, 그것이 자신들의 실력이었다고 착각하지 않기만 바랄 뿐이야. 혹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잃게 된다면, 저들의 목숨은 둘째치고라도 한국 공군의 기반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게 아니겠어. 

그게 이 나라 공군에게 가장 큰 손실일 테지.

윌슨, 같이 가. 어떻게든 훈련을 받게 해야 해. 

어이, 헤스. 야, 어차피 우리 전쟁도 아닌데, 뭘 그렇게 기를 쓰고 달려드는 거야!!

 

야, 샘. 저 사람이 한국 공군의 에이스인 건 알고 있어?

응? 왜? 

왜라니! 저 에이스가 격추한 18기가 전부 우리 미군기였단 말이야. 이 밥통야!!

뭐야? 이거, 정신이 번쩍 드는데?

지금은 저렇게 고분고분해 보여도, 5년 전만 해도 일본놈들 편에 서서 우리들 죽이려고 이를 갈았던 놈들이라구. 이제 와서 같은 편이라고 해도 그걸 어떻게 믿어. 

 

지금 당신들은 ···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아셨으면 해요. 당신들의 인생에서도, 그리고 당신 나라를 위해서도, 여러분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이 될 겁니다. 그러니, 조심하세요. 

 

제5화 서울을 타격하라!

제6화 전우의 죽음

대령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신 것 같아 보이지만 ··· 분명, 이 세상에서 하셔야 할 모든 일을 끝내고 가신 걸 거야. 그래도 혹시 남은 일이 있다면, 그건, 남아있는 우리가 해내면 되는 거야. 이제부터 우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하나 해 나가면 되는 거야. 이 멍청한 놈들아.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저들에겐 훈련이 꼭 필요해. 그러려면 지금까지의 모든 걸 정리해 볼 시간이 필요한데 ···  

 

Flight Records 1 : 6.25전쟁의 발발과 함께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기 조종사 10인

 

우리 정부는 미국의 간섭을 피해 일본을 통해서라도 비행기를 구매하고자 했는데요. 이 또한 기밀이 누설되어 중지되고 맙니다. 1950년 1월, 그나마 희망을 갖고 있었던 F-51D 25대를 포함한 99대의 항공기대한 원조계획이 완전히 무산되어 버리자, 언론의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항공기 헌납운동이 전개되었고 목표액 2억 원을 훌쩍 초과한 3억 5천만 원의 헌금이 접수됩니다. 이로부터 2개월 후 국무회의에서 매주 수요일에 술, 고기의 판매금지를 의결해야 했을 정도로 가난했던 당시 상황을 감안한다면 실로 놀라운 금액이었습니다. 이렇게 '건국기'라는 이름의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기 10대가 국민의 힘으로 마련됩니다. 

건국 1호 교통호 건국 2호 전남학도호 건국 3호 전북학도호 건국 4호 전매호 건국 5호 충남호
건국 6호 체신호 건국 7호  국민호 건국 8호 농민호 건국 9호 남전호 건국 10호 경북호

 

급박했던 6월 25일이 지나가고 급하게 방한한 미 극동 공군사령관스트레이트메이어 중장과 김정렬 참모총장이 만나 미군 측으로부터 10대의 무스탕을 제공받기로 합니다. 고작 10대의 전투기로 급박한 전세를 뒤바꿀 수 없다는 것 서로 잘 알고 있었지만 당장 우리나라엔 그 이상의 경험있는 파일럿조차 없었기 때문에 10대 이상일 수도, 그 이하일 수도 없었습니다. 

 

1950년 전쟁과 함께 하늘을 날게 된 한국 최초의 전투기 조종사 10명.  정연진 중위. ○ 이상수 중위. ○ 김신 중령. ○ 장동출 중위. ○ 이근석 대령. ○ 김영환 중령. ○ 김성룡 주위. ○ 강호륜 중위. ○ 박희동 대위. ○ 장성환 중령. 

 

Flight Records 2 : 한국 공군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 미션 바우트-원(Bout-1)

 

바우트-원 프로그램으로 인한 한국 공군의 성장은 조종사 훈련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일일이 손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시동을 걸었던 우리 정비, 통신, 무장사들은 전쟁을 겪으면서 미국의 수랭식 엔진 무스탕 원활히 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식과 상황에 빠르게 적응했던 능력을 바탕으로 전쟁을 마치고 난 후엔 제트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Flight Records 3 : 대한민국 공군 최초의 전투기 F-51D 무스탕

 

Flight Records 4 : 기종 변화에 따른 고도 적응의 어려움 표적고착(Target Fixed)

 

프로펠러기를 비롯해서 모든 항공기가 지상의 목표물을 공격할 때는 회복할 수 있을 만큼의 고도를 확보한 후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러지 못하고 기체의 스피드가 너무 빠르다거나 너무 가파른 각고로 급강하하게 되면 그 가속도를 이기지 못한 채 목표물이나 지면에 충돌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을 표적고착이라고 합니다. 무게가 가벼운 편이었던 당시의 일본 기체가 보통 1400피트(420m)에서 대지공격을 하고도 상승할 수 있었던 반면에 미국의 무스탕은 일본 기체보다 무거워 최소 2000피트(600m)의 고도를 확보해야만 공격 후 상승이 가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