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 <곡강이수 제2수의 첫구절>
아침 조회를 끝내고 낮에 돌아갈 때면 매일 봄관복을 전당포에 맡겨두고,
곡강의 강변술집에서 만취한 후에나 집으로 달아간다네
술외상값은 늘상 가는 집마다 쌓여있는데,
사람이 태어나서 일흔 살을 산다는 것도 고래부터 참 드문 일이지
꽃잎 사이를 뚫고 나는 나비는 깊고 깊은 곳에서 펄럭펄럭 그 자태를 드러내고
수면을 가볍게 때리는 잠자리는 화사한 하늘을 유유히 난다
곡강의 봄의 풍경, 그 아름답고 찬란한 빛, 이 모든 것이 일흔 살에도 이르지 못하고 무상히 스러져갈 내 몸과 더불어 시간의 흐름 속에 같이 구른다.
나는 곡강에게 말하여둔다.
그대의 아름다움과 이 늙어가는 두보가 잠시 간만이라도 이 순간 서로를 칭찬하며, 서로를 비난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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