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사토 마사루, 신정원, 역사의아침, 2016, (170923).

바람과 술 2017. 9. 23. 00:37

서문. 역사는 비극을 되풀이하는가? : 세계사를 아날로지적으로 읽는다

아날로지란, 비슷한 사물을 연관해 사고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아날로지적인 사고가 중요한 이유는, 이 사고방법을 체득하고 있다면 미지의 사건과 맞닥뜨렸을 때도 '이 상황은 과거에 경험했던 그때 그 상황과 흡사하다'는 판단과 함께 대상을 냉정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지와 메타포는 모두 유사성 요소와 차이성 요소를 가지고 있다. 맥그래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메타포는 차이성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이화효과, 즉 남을 놀라게 만드는 효과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아날로지는 '놀라운 것'이 아무것도 없다. 유사성 요소가 차이성 요소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제1장. 다극화하는 세계를 독해하는 비결 : 신제국주의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1. 제국주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자본론>이 고찰하는 것은 국가가 시장에 간섭하지 않는 순수한 자본주의 세계다. 그와 달리 <제국주의론>은 시장에 개입하는 국가의 기능을 중시한다. <제국주의론>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독점자본이 국가와 결합하는 지점에 제국주의의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레닌은 이 책에서 제국주의를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로 정의했다. 1단계에서는 자본의 집적과 집중에 의한 독과점이 출현한다.2단계에서는 산업자본과 은행자본의 결합으로 금융자본의 우위를 초래한다. 3단계에서는 상품수출과 구별되는 자본수출이 중요해진다. 4단계에서는 다국적기업이 형성되어 국경의 제약에서 생겨나는 자본 간 알력을 회피한다. 5단계에서는 주요 국가에 의한 세력권 분할이 완성된다.


자유주의의 배후에는 언제나 패권국가가 존재하며, 패권국가가 약화하면 제국주의의 시대가 찾아온다는 것이 핵심이다.  


2. 자본주의의 본질을 역사에서 찾다

노동력이 상품이 되려면 '이중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첫 번째로는 신분 제약이나 토지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계약을 거부할 자유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자신의 토지와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한다. 이를 생산수단으로부터의 자유라 부른다. 노동력을 상품화할 때 노동력의 가치인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여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이를테면 한달치 임금이라 할 경우, 노동자가 다음 한 달을 일할 수 있을 만큼의 체력을 유지하기에 족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요소다. 두 번째 요소는 노동자계급을 재생산할 돈이다. 임금에는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며 노동자로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돈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자본주의사회의 과학기술 진보에 맞추어 노동자는 스스로를 교육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이것이 세 번째 요소다.


노동력의 상품화가 성립하면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서 노동력을 매매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노동력의 상품화가 형성되지 않으면, 국가에 의한 강제노동이 존재할 따름이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힘이 반드시 작동한다. 하나는 세계화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 기능 강화다. 


3. 영국의 역사 교과서에서 제국주의를 배운다

19세기 말부터 전간기에 걸쳐 금융자본주의가 야기한 빈곤과 사회불안에는 크게 세 가지 처방이 내려졌다. 첫 번째 처방은 외부를 수탈하는 제국주의다. 두 번째 처방은 공산주의다. 세 번째 처방은 파시즘이다. 


역사에는 독일어로 '게쉬히테'와 '히스토리에'라는 두 가지 개념이 존재한다. 히스토리에는 연대에 따라 사건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편년체를 가리킨다. 이와 달리 게쉬히테는 역사상의 사건의 연쇄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다는 태도에 입각해 기술한다.  


제2장. 민족 문제를 독해하는 비결 : 내셔널리즘을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1. 민족 문제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베스트팔렌조약을 통해 프로테스탄트의 일파인 칼뱅파의 신앙이 인정받았으며, 더불어 유럽의 주권국가 체제가 확립되었다. 베스트팔렌조약은 '주권국가에 의해 구성되는 유럽'이라는 세계의 질서를 창출하고, 전쟁을 초래한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긴 대립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중세와 근대를 가르는 명실상부한 기준점이 되었다. 


2. 내셔널리즘론의 지적 거인 삼인방

내셜리즘에 대한 네 가지 잘못된 견해를 지적하는 부분이다. 첫 번째, 내셜리즘은 자연적이고 자명하고 자기발생적이라는 견해다. 두 번째, 내셜리즘은 개념의 산물이며 부득이하게 생겨난 것이므로 내셜리즘은 없어도 된다고 보는 사고다(내셜리즘은 근대 특유의 현상이라고 판단한 동시에, 그것을 소거할 수는 없다고 생각). 세 번째, 마르크스주의자를 향한 야유다(사람들이 왜 민족에 이끌렸는가를 사고해야 함). 네 번째, 내셔널리즘은 조상 대대로 이어진 혈통이나 토지에서 '어두운 힘'이 다시금 나타난 것이라고 보는 견해다.


3. 합스부르크제국과 중앙아시아의 민족 문제

4.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까지

17세기에는 잉글랜드 내전에서 승리한 올리버 크롬웰이 아일랜드를 침공해 4만 명의 아일랜드인을 농장에서 내쫓고 그들의 토지를 병사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그리스어에는 '크로노스(cronos)'와 '카이로스(kairos)'라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시간 개념이 존재한다. 크로노스란, 매일 흘러가는 시간을 가리킨다. 연표나 시계열로 나타낼 수 있는 시간은 크로노스다. 이와 달리 카이로스는 어느 시간이 일어나기 전과 일어난 후 의미가 달라지는, 크로노스를 잘라내는 시간이다. 영어로 타이밍(시기)에 해당한다. 


제3장. 종교분쟁을 독해하는 비결 : IS와 EU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1. IS와 바티칸시국- 세계의 움직임

알라위파가 시아파 가운데 하나라고 알려져 있지만, 알라위파는 기독교와 토착산악종교 등 다양한 요수가 섞여 있는 특수한 토착 종교다. 이를테면 일신교에는 없는 윤회와 환생을 인정하며, 한편으로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 시리아 국민의 70%는 수니파이며, 알라위파는 10% 정도다. 소수에 불과한 알라위파가 시리아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프랑스가 시리아를 위임·통치하던 시대의 영향 때문이다.


IS나 알카에다로 대표되는 이슬람원리주의의 특징은 단일 칼리프(caliph, 황제)가 지배하는 세계제국 수립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종교개혁은 프로테스탄트에서 쓰는 용어이며, 가톨릭에서는 '신앙 분열'이라고 일컫는다. 


교황은 불가류성(1870년 제1차 바티칸공의회에서 확정된 교리로, 흔히 신앙 및 도덕에 관해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이 엄숙하게 내린 결정에는 오류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한다)을 지닌다. 일반적으로는 교황이 내린 결정은 언제나 옳으며, 결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데 이러한 해석은 정확하지 않다. 불가류성은 '모든' 사안에 대한 판단에서 교황이 틀릴 리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의에 한정된 의미다. 다만 도덕에는 사회윤리에 속하는 사항이 있다. 이들 사항은 정치·사회·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황이 제시하는 도덕 지침은 사실상의 정치 문제가 된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공통점은 전근대적인 사고에 있다. 이슬람원리주의는 전근대적인 이상을 추구함으로써 근대가 초래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는 자본주의가 불러온 제국주의 문제라 해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전근대를 떠받들고 있다고는 하나, 이슬람원리주의가 근대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한 지극히 근대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한편 가콜릭교회 역시 근대적인 사고의 제약을 뛰어넘어 인간과 사회의 위기를 통찰하려고 한다. 전근재적인 사고의 특징은 '보이지 세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는 것이다.   


2. 기독교 역사의 핵심

19세기에 기독교 내부에서 '역사적 예수 연구'라는 것이 있었다. 실증 연구 결과, 1세기에 예수라는 남자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증명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마찬가지로 예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증명할 수 없었다. 이에 두 가지 흐름이 생겨났다. 하나는 예수가 실존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인간이 어떻게 신이라는 개념을 창조해왔는가를 사고하는 방향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을 택한 것이 종교학으로, 기본적으로 무신론의 입장을 취한다. 다른 하나는 예수가 그리스도라 믿었던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사실만큼은 실증할 수 있다고 보고, 구원의 내용을 연구하는 방향이다. 이것이 근대 프로테스탄트 신학의 주류다.


중세 초기의 기독교에 존재했던 특징적인 사고법으로 실념론이 있다. 실념론에서는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달리 존재하는 것은 개개의 구체적인 사물일 뿐, 삼각형 또는 과일 같은 일반명사는 한낱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상이 유명론이다. 


르네상스는 복고운동이지만 그 중심에는 이성에 대한 신봉이 있었으며, 그러한 의미에서 보았을 때 르네상스는 계몽주의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르네상스에 의해 합리주의적인 요소가 가톨릭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그런데 16세기의 종교개혁에는 계몽주의로 이어지는 요소가 없었다. 도리어 반지성주의적인 운동으로 보는 편이 옳다. 스콜라철학이라 부르는 중세의 철학은 대단히 치밀한 체계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치밀했던 까닭에 철학을 통해 구원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종교개혁을 통해 예수가 주창한 소박한 원시 교회로 돌아가자는 것이 16세기의 종교운동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종교개혁은 복고유신운동인 것이다.  


3. 이슬람사를 통해 독해하는 중동 정세

이슬람 과격파는 대부분 수니파인 한발리 파에 속해 있다. 수니파는 크게 4대 학파로 나뉘는데, 한발리파 외의 세 학파는 정치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이 한발리파 가운데 하나로 와하브파가 있다. 와하브파는 18세기 중반에 종교개혁가인 와하브가 창시했다. 와하브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협력해 와하브왕국을 세웠고, 와하브왕국은 훗날 사우디아라비아왕국의 바탕이 되었다. 와하브파는 <코란>과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만 인정한다. 성인 숭배나 참배도 하지 않는다. 무함마드 시대의 원시 이슬람교로 회귀할 것을 주창하며 극단적인 금욕주의를 내세운다. 


4. 전쟁을 막을 수 있는가

EU의 본질을 이루는, 라틴어로 '코퍼스 크리스티아눔'이라는 개념이 있다. 코퍼스 크리스티아눔이란 유대 기독교의 일신교 전통, 그리스 고전 철학, 로마법에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이른바 문화 종합체를 가리킨다. 번역하자면 기독교 공동체라는 의미다. 이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에 활약한 신학자 에른스트 트륄치의 사고다. EU가 탄생한 가장 큰 목적은 내셔널리즘 억제에 있다.


IS 또한 글로벌한 이슬람주의를 통해 국가나 민족이라는 틀을 극복하고자 한다. 이슬람원리주의의 특징은 ① 이슬람원리주의는 유교처럼 철학적 사변을 구사하지 않으며, 간단하고, 종교와 도덕이 일치되어 있으므로 근대화의 풍랑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② 이슬람원리주의가 유교보다 강한 것은 강력하고 초월적인 개념을 가지기 때문이다. ③ 이슬람원리주의에서는 초월적인 신과 이 세상의 인간이 직접 연결된다. 신앙을 매개하는 자가 없기 때문에 정치적·도덕적 언설의 내용이 애매하고 폭이 넓다. ④ 초월적인 유일신을 극단적으로 믿으며 지적 정합성을 무시할 수 있다. ⑤ 근대적인 학문의 절차나 논리 정합성을 무시하고 거대한 서사를 만들 수 있다.  


맺음말

이 점들은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그 인간 하나하나가 저마다 다양한 이들과 서로 관계되어 있어요. 이 세상 안에서 생을 부여받은 사람을 한 명이라고 제외한다면 역사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헤겔이 말했듯 절대정신이 변증법으로 발전한다는 식의 단순한 흐름을 취하지 않아요. 역사는 훨씬 복잡한 현상입니다. 타인의 마음이 되어 생각하는 것, 타인을 추체험하는 것을 얼마나 거듭했느냐에 따라 역사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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