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장나라의 횡행천하-가장 따뜻한 한류],중앙대학교출판부,2006,(061029).

바람과 술 2008. 6. 15. 06:09

횡행천하(橫行天下) : 한 마리 게가 비록 비틀거리는 위태로운 걸음이지만 결국은 천하를 간다

 

Part 1 신한류의 창조 - 한류와 장나라의 합류

 

1. 서론 : 재도약을 위하여

 

1) 장나라의 재도약을 위하여

 

중국의 경우 인기도와 지명도는 분명하게 다른 개념으로 분류하여 사용한다.

 

2) 한류(韓流)의 재도약을 위하여

 

대중문화의 세계화(世界化)는 1차적 가치뿐만 아니라, 내포된 대중의 삶과 의식을 통하여 상대국에 국가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알리면서 2, 3차적 가치를 재창출한다. 일반적으로 국제 거래에서 공산품이나 농수산물은 '무역'이나 '교역(交易)'이라 하고, 대중문화는 '교류(交流)'라고 한다. 교류는 상업적 이윤에 치중한 장사가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 배려하고 예(禮)를 다해 '내 것'과 '네 것'을 주고받아 공유한다는 참으로 인간적인 정(情)이 담긴 말이다.

중화권(中華圈)에서의 한류는 '문화침략'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으며, 중화권의 '한류'라는 문화적 교류를 통하여 좀더 성숙한 교류의 방법과 예를 연구하고 익혀서, 세계를 향한 발돋움을 해야겠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문화는 침략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일본과 중화권에 '한류'의 바람이 생겨다고, 눈앞에 이재(理財)에 급급해서 스타마케팅에만 기울어 상업주의 냄새나 풍기고, 섣부른 패권주의 망상에 사로잡혀 큰소리를 치고, 우월감에 젖어 상대국을 얕잡아 보는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던 탓에, 결국 상대방이 오해하고 속상하게 되어 '한류'의 흐름이 맥없이 잦아들려고 한다. 민족적 기회를 맞이한 우리에게 어쩌다가 그런 걱정들이 생겼는지, 중화권 한류의 근원을 차근차근 따져보면서 현실을 고찰하여 발전적 교류의 방법을 찾아야 하겠다. 그리하여, '한류'를 환영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반한류'로 치닫는 사람들까지도 포괄하는 신한류로 재도약해야 한다. 재도약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정성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2. 중화권의 연예시장과 한류에 대한 고찰

 

1) 중화권의 범위와 중국의 중요성

 

중화권 대중문화는 음반시장과 연출시장(콘서트, 행사, 무대활동을 통칭),  그리고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중화권이라 함은 중국어를 사용하는 중국문화 형성지역을 지칭하는데, 그중에서 중국대륙을 중심으로 대만과 홍콩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중화권지역에서 70~80년대까지는 홍콩과 대만이 대중문화 공급의 핵심지였다. 하지만 중국대륙은 1990년대 개혁개방을 실시함으로써, 이를 통하여 일거에 중화권의 최대 문화소비시장으로 등장하며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때마침 홍콩과 대만의 문화산업이 하강국면으로 접어들었고, 한국이 거대한 중국대륙에 새로운 '대중문화 공급국가'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중화권 한류이다.

 

2) 중국의 연예 잠재력

 

중국의 연예시장을 알아보기에 앞서, 중국 연예인력의 실태를 짚고 넘어가겠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인민을 설득하고, 계도.계몽하기 위해 고도로 발달된 연예교육시설과 풍부한 연예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중국 대중문화의 무서운 잠재력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사회구조상 엄격한 검열 과정이 있기 때문에 소재의 제약을 받고 있다. 또 검열 기간만큼 시간성과 공간성, 현장성에 뒤떨어지고, 기타 다른 여건들과 상관하여 대중문화가 부진해 보이기도 한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자율경쟁 제작은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앞날을 예고한다.

 

3) 중국인의 특성

 

2천 년 역사를 가진 서구에서도 아직도 남녀평등을 요구하지만, 중국은 일찍이 '5.4청년운동'을 통하여 절대적으로 남녀가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였다. 그래서 중국은 세계의 그 어떤 나라보다 여권이 신장되었으며, 여성의 사회참여가 적극적이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정중심적이다. 이런 문화적 특성이 대중문화에도 반영되게 마련이어서 남녀노소가 함께 볼 수 있는 즐겁고 유쾌한 프로그램이 환영을 받는다. 이것이 중국의 공연문화가 발달한 이유이고,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이 발전하는 이유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긴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좀 점잖게 본다. 드라마의 '한류'가 일어난 것은 이렇게 텔레비전을 즐기는 중국인들의 오락적 습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가요시장에서 '한류'가 자주 오류를 범하는 것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긴다는 중국인들의 특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한국식으로 제작.보급하는 데 있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그렇게 텔레비전을 즐기는 중국의 가정에 비디오 플레이어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중국인들은 방송을 녹화해 두었다가 보는 법이 별로 없으며, 방송할 때 보거나 DVD를 구입해서 두고두고 본다. 또한 중국인들은 의심이 많은 편이다. 중국인들은 한국사람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크게 신용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여러 분야에서 신용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류' 역시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크게 신용을 얻지 못한 분야이다. 믿음이 없기 때문에 신용이 중요해진 사회에서 신용 있는 행동을 하는 것만이 출세와 성공의 지름길이다.

중국사회는 자본주의 국가와 비교해서 다른 면을 많이 갖고 있다. 중국인들은 자기가 맡은 일과 직책에 고지식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원칙을 중요시하는 습관이 있다. 자신의 임무에 대한 자긍심과 의무감이 무척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규칙이 엄격히 지켜진다는 것이 한국적 사고방식으로는 몹시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중국인 대부분은 한번 취직을 하면 그곳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직장의 관사에 집단적으로 모여 사는 것이 관례이며, 큰 병원이나 학교는 커다란 공동가족 아파트 단지에서 생활한다. 중국의 토지는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국가 소유이다. 그래서 개인재산의 의미가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중에 하나인 조선족은 문제가 좀 다르다. 조선족이 주로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유독 이농현상이 극심하다. 한국인 밀집지역에서는 중국인지역과 다른 많은 문제점(부동산 투기, 비싼 물가 등)이 발견되고 있다.

  

4) 중국 언론의 특성

 

중국의 언론사는 전국을 아우르는 언론사보다는 지역중심의 대형언론사 구조로 되어 있다. 중국은 56개 민족, 23개 성, 5개의 자치구와 4개 직할시, 그리고 2개의 특별행정구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전국에 분포된 성급 방송을 비롯한 대형방송사가 60여 개이며, 중소방송사까지 합쳐서 중국 전역의 방송사 수는 2005년 현재 라디오국 282개, 텔레비전국 314개에 달하고 있다. 위성방송의 숫자도 30개에 이른다. 연예프로그램의 시청자의 관심도는 수도 북경을 중심으로 한 CCTV 영향지역과 현재 중국 전역에 시청률 돌풍을 일으킨 호남위성방송(후난웨이스)의 영향지역, 국제적인 성업도시로 발전된 상해지역, 그리고 대륙과는 좀 색다른 문화인 홍콩이 근접한 인구 1억 2천만의 광동지역으로 구분된다고 하겠다. 중국의 연예산업은 각 영향권 간의 경쟁도 대단하지만 영향권 안에서 언론사끼리의 경쟁도 극심해서, 크고 작은 방송사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면 언론의 치열한 경쟁으로 춘추전국시대를 이룬다고 하겠다.

현재 중국 내에는 sina, sohu, tom을 비롯한 수십 개의 포털 사이트가 존재하고, 그 지위가 날이 갈수록 급상승하고 있는데, 이른바 반(半)언론사로서의 역할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 언론 매체의 기사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취재를 하며, 이 기사들은 빠르게 게재함으로써 기존 언론 매체를 능가하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역시 중국 각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사이트가 약간씩 다른 경향을 보인다.

중국 언론은 타국 문화에 관하여 포용적 자세를 가지고 있다. 중국 언론은 중국정부와 마찬가지로 '한류'에 대해 부정적 견해보다는 긍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 결국 따지고 보면, '한류'의 성장은 중국 언론의 많은 도움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3. 중국의 가요시장

 

1) 중국 가요시장의 특수성

 

중국의 가요시장은 음반시장과 공연연출시장으로 구분되어 형성되는데, 내부적 구조의 문제로 두 시장 간의 유기적 관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독특하다. 그것은 가수가 음반을 만드는 목적에서부터 다른 나라의 가수들과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하고, 공연연출시장의 발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 정반과 불법음반이 공존하는 음반시장

 

1992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음반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는데, 그 이후 14년간 중국정부를 가장 곤혼스럽게 만든 것이 바로 불법복제품의 난무였다고 할 수 있다(2005년 국제음반협회 IFPI 보고에 의하면 중국 전체 음반의 85%가 불법음반이며, 판매액은 4.11US$로 나타난다). 현 중국 정부가 강력한 단속과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도 불법음반 문제는 쉽게 정리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불법 CD.DVD.VCD의 범람이 중국 연예시장 구조를 균형 있는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는 우선 음반 제작사의 음반 발매사업뿐만 아니라 전체 가요시장의 불균형적 발전의 원인이 되었고, 정반 발매의 의미를 홍보적 관점에서 접근하게 하는 변형된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이것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음).

 

3) 중국의 음반 발매 방식

 

중국의 정규음반 발매 단계, 1단계(음반제작사/음원제작) -> 2단계(음반 출판사의 출판허가 획득) -> 3단계(음반 발매사를 통한 전국 발매). 제1단계인 음반 제작사의 음원제공이 국내냐 국외냐에 따라 국내음반인가 수입음반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외국음반사가 중국 내에 자체 음반 발매사를 설립할 수 없다는 중국회사법에 근거하여 외국음반사가 음원을 제공할 경우에는 중국 국내음반으로 발매할 수 없다. 국내음반과 수입음반의 결정은 제2단계인 출판허가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출판허가의 용이도와 허가 소요기간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수입음반은 많은 법적 어려움에 부딪히는 데 그것이 결국은 중국 내 대중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이런 여건들은 제3단계 음반 발매 시 일반소비자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쳐, 수입음반은 국내음반보다 휠씬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이는 불법음반이 난무하고 있는 중국 음반시장에서 더욱더 정반판매에 어려움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음원제작과 출판허가를 취득한 뒤 음원이 발매사로 넘겨져 제품을 제작하게 되는데, 중국 내 음반 발매사는 놀랍게도 상해의 3곳을 제외한 모든 업체가 광동성 광주(廣州)에 집중되어 있다. 광주가 중국 내에서도 유명한 불법복제의 진원지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4) 중국의 음반 발매 규모

 

현재 중국은 음반의 불법복제뿐만 아니라 각종 인터넷의 다운로드서비스를 통한 무제한적인 콘텐츠공급으로 인해 그 시장 자체가 더욱 악화일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불법업자의 경우 정반 발매사보다 시장정보가 민감하기 때문에, 가수의 인기도를 불법음반의 출시시기와 종류의 다양성으로 판단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하게 된다. 일반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법음반의 가격대비 우세와 수록된 곡의 다양성에 의해 불법음반 구입을 선호하게 된다. 음반업계에서는 정반과 불법음반의 비율을 암묵적으로 1:9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음반시장에서는 대략적인 손익분기점을 약 10만 장 내외로 잡고 있는데, 중국에서 연간 1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음반을 대략 10장에서 15장 정도로 보고 있다. 중국 내의 연간 음반 발매량은 약 1,000장 정도인데, 불법음반의 난무로 전체 음반의 1%가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체 음반시장의 경직과 축소가 초래되었다. 중국 문화부는 불법음반의 현실에 대응하여 2006년 3월 6일 '음반시장정리 사업방안(대도시를 중심으로 불법음반 정리 사업, 지적재산권 보호, 2008년 북경올림픽을 문화사업 기초 다지기)'을 발표하였다.

 

5) 중국 가요시장의 불균형과 한류가수의 진출

 

가요시장은 유행에 민감하고 시장 자체의 서클이 가장 빠르게 전환되는 곳이다. 한국의 가요시장에서는 정상가수와 신인가수 간의 교체가 급격한 서클을 이루는 반면에 중국은 휠씬 완만하다. 중국은 정상가수가 되기도 힘들지만, 일단 정상가수가 된 경우에 그 인기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폐쇄형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바로 그런 점이 중국의 젊은이들이 중국가수들에게 권태를 느끼게 되는 원인이 되었고, 또한 한류를 받아들이는 계기도 되었다는 것이다.

 

6) 중국 가요시장의 버팀목인 공연연출시장

 

중국의 음반시장 자체가 불법복제에 의해 유명무실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중국에서 한해 1,000여 장의 음반이 발표된다는 점에 대해서 의아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음반 공급자인 가수나 소속사가 음반 발매의 목적을 음반시장에 두는 것이 아니라, 공연연출시장으로 나아가는 교량 역할에 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수 입장에서는 음반 자체에는 많은 자금을 투자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긴다. 가수의 음반 판매량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의 출연료가 가수의 인기도를 증명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중국 공연연출시장에서 가수의 출연료는 공식가격이 아니라 연출시장의 수요에 비례한 가격으로 형성된다. 중국 각지의 연출 코디네이터 수첩에 올라 있는 비공개 가격이 바로 가수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 가격은 관례적으로 3개월에 한 번 정도로 조정이 되는데, 각 지역 코디네이터 간에 긴밀한 정보교환이 이루어지는 관계로 비교적 통일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수요에 비례한다는 것인데, 이 '수요'란 실제 입장권의 구매력을 가진 관중과 연출주관사에서 주관적으로 인지하는 그 가수에 대한 선호도를 의미한다. 이 부분에서도 '한류'의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 한류는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대도시의 10대를 중심으로 한 유행이었고, 그러한 10대는 실질적으로 입장권 구매력을 지니지 못하는 소비계층이라는 문제가 있다. 또한, 프로무션 자체가 제한적인 관계로 지명도가 있을지라고 각 지역의 행사 주관업체의 주관적 선호도에 많은 차이를 보인다. 중국 공연연출시장의 규모는 연간 수조 원에 이른다. 중국정부는 과도한 행사 개최를 방지하기 위해서, 각 성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연창회에 대해서 쿼터제를 실시할 정도이다. 이른바, 전 국민적 히트곡을 한 곡이라도 갖고 있는 가수의 연예생명은 은퇴할 때까지라고 할 수 있는 데, 이것이 중국 공연연출시장의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가수가 중국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는 바로 전국적 지명도와 인기도를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

 

4. 중국의 영상시장

 

영상시장의 경우도 음반시장과 같이 불법복제품의 영향을 직접 받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상시장이 음반시장과는 다르게 나름대로 그 규모를 형성할 수 있었던 원인은 최종적인 상품 구매자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즉, 음반 발매사가 각 개인을 최종구매자로 두는 반면에, 영상시장, 특히 드라마시장은 중국 전역에 산재한 각종 규모의 방송사를 최종구매자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1) 중국의 드라마 제작

 

중국의 드라마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외부제작사에 의한 사전제작으로, 중국 각지에 산재한 촬영장에서 1년 365일 제작된다. 드라마 제작에 있어 한국과 가장 큰 차이는 방송편성과 제작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방송사와 방영일자의 편성을 확정한 뒤에 촬영과 방영이 동시에 진행하지만, 중국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영일자가 미정인 상태로 제작을 완료하여 광전총국의 심의를 받고 난 후에 편성한다. 중국드라마는 사전 심의 제도도 있어서 광전총국의 대본 심의와 촬영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 후에, 2개월에서 3개월 동안 휴식일 없이 촬영하는데 대부분 제작팀과 연기자가 같은 숙소에서 장기 공동생활을 함으로써 시간과 교통비를 절감한다. 중국드라마 제작의 특색은, 연출부문의 분업이라고 하겠다. 한국은 극본, 캐스팅, 촬영 등의 모든 분야를 연출이 총괄하는 '연출책임제'라고 할 수 있고, 중국은 감제(監製, 찌엔쯔)가 모든 책임을 지는 '감제책임제'이다. 감제 제도는 일종의 도급제여서 감제가 촬영 일정이나 캐스팅 등의 권한과 책임을 갖고, 제작자에게 제작비를 인수받아 촬영을 진행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촬영 마감일을 초과하게 되면, 감제가 초과제작비를 변제하여야 하기 때문에 일정 지키기에 최선을 다한다. 한국의 '연출자'에 해당하는 직책인 중국의 '도연(導演, 따오옌)'은 글자 그대로 연기를 지도하여 촬영하는 일만을 한다. 촬영 일정은 전문 스케줄러인 통주(統籌, 통초우)가 조절하는데, 도연은 통주가 짜는 일정대로 그날그날의 촬영을 완성한다. 중국의 분업화된 제도는 합리적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예술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요소가 잠재되어 있다(납기 기한을 맞추려는 집착, 분업화에 따른 책임회피 등). 중국드라마의 편당 제작비는 규모에 따라 편차가 심한데, 일반적으로 현대극의 경우 회당 40만~50만 위엔(한화 5천2백만~6천5백만원)이 소요되며, 사극의 경우에 70만 위엔(한화 9천1백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제작비가 그 이상 투입되는 경우에는 대작으로 분류하게 마련이다. 제작비 중 절대 부분을 연기자의 출연료가 차지한다. 현재 중국 최고 연기자의 출연료는 세금공제 금액으로 인민폐 10만 위엔에서 12만 위엔 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화로 약 1천3백만 원에서 1천6백만원 수준이다.

 

2) 중국의 드라마 방영

 

드라마의 방영은 광전총국의 방영허가를 획득하고 드라마 발매시가 전국의 방송사와 드라마 판권 협의를 직접 진행하는 방식과, 드라마박람회에 출품하여 판권 협의를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드라마 판권을 CCTV에 넘기는 경우는 발매사 입장에서 가장 간단명료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방식은 한국의 드라마 판매방식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CCTV에만 방영된다는 상황에 직면한다. 따라서 드라마 방영에 관련하여 CCTV의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갖고 있는 약점 또한 철저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드라마 판권을 개별 방송국에 판매하는 경우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드라마 제작사 혹은 발매사가 개별 방송국에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드라마를 보급하고 있다. 이 방법은 때에 따라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발전할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가 중국의 314개 방송사를 대상으로 드라마 방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인데, 지역별로 나누어 동시다발적인 협상을 진행한다. 방영권을 완전 이양하는 것이 아니라 평균 2년 정도 빌려주는 형태이고, 그것이 끝나면 그 지역의 다른 방송에 다시 판매한다. 제작사는 물론 재방영될 때마다 방영허가서에 사인을 받고 재방료를 받게 된다. 중국대륙의 판권 이외에도 대만, 홍콩, 싱가포르, 그리고 동남아의 해외 판권과, 중국 국내 VCD.DVD 판권이 있고, 다음으로 제1차 판권 판매에 이은 2년 귀 제2차 판권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히트작 이외의 드라마도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영상시장이 어째서 드라마 위주의 발전을 이루었는가를 말하는 것이고, 어떻게 아시아 최대의 드라마시장이 되었는가의 방증이기도 하다.

 

5. 한류의 현황과 한계

 

1) 한류의 속사정

 

중화권의 중심이 '중국'이고, '한류'는 중국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한중 외교관계 수립 이후, 중국정부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유입을 용인하고, 수입을 장려하며 한국문화 알리기에 노력한 것이 사실이다. 한류의 시발점은 그 옛날 홍콩, 대만으로 진출했던 김석훈, 윤일봉, 김씨스터즈 등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중국대륙에서 일어난 한류의 시발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최초의 한류 스타로 한국의 고참 연기자 '이순재'를 손꼽는다. 호통 치는 가부장적 아버지 역으로 열연한 그의 작품이 소개되었을 때, 중국의 중.장년층은 엄청난 부러움과 대리 만족을 느꼈다. 미국에 대한 국제정서적 경계심이나, 일본에 대한 민족적 반감과는 전혀 다른 친근감으로 한국의 드라마가 문을 열고, 젊은 대중가수들의 '대중과의 만남'으로 중국 '한류'는 실체화되었고 그 흐름을 이어온 것이다. 결국, '한류'는 1. 1980년대 이후 한국의 독특한 청소년 대중문화 트렌드를 이끌어낸 한국 가요 2. 드라마의 성장과 1992년 '한중 외교관계 수립'이라는 환경 3. 중국이 갖고 있던 연예시장의 내부 구조 문제 4. 국제적 환경의 결합이라는 절묘한 조화로 중국의 대도시 중심으로 만들어진 '유행의 물결'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류'는 발생한 지 10여 년이 넘지만 여전히 대도시 중심이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커다란 발전이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오히려 역풍으로 불고 있는 반한류에 흔들리기까지 하고 있다.

 

2) 독선적 대응

 

한류드라마의 문제는 바로 한국 공중파방송 3사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공중파 3사가 드라마 제작의 주체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드라마 교류에서 수출과 수입의 주체도 그들이 된다. 만약 제작사가 드라마의 해외 판권을 갖고 수출을 진행하는 형태라면, 현재와 같은 수출은 하면서 수입을 하지 않는 상황이 정부차원의 오해로까지 번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방송 3사의 입장은 곧 한국정부의 정책으로 전달될 수 밖에 없으며, 이것이 양국의 문화교류에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3) 드라마 합류.합작의 문제

 

한중 간의 드라마 교류 환경에서 현재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합작(合作)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드라마의 '합류(合流)'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중국 입장에서 볼 때는 수입을 하는 것보다 서로의 자본과 기술을 협력하여 같이 만들어보자는 것이고, 드라마를 수출할 수 없다면 합작으로 노하우라도 배워보겠다는 것이다. 즉 한국의 기술과 중국의 자원으로 좋은 점들을 취합해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의 합작은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양 국민의 의식구조, 생활 습관, 사회구조가 현저하게 다르고 제작방법과 제작습관이 달라서, 합작의 현장에서는 서로 답답해 하고 분쟁하기 일쑤고 능률도 저하된다. 그 결과로 몇몇 합작품이 나오기는 했어도 힘을 합쳤기 때문에 좋아졌다는 점을 발견하기 어려웠으며, 실제적으로는 정체성이 불분명해지는 바람에 중국에서나 한국에서나 관심 없는 드라마로 전락하기 십상이었다. 합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드라마 내용에서 저절로 보여지게 마련인 '살아가는 사회'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4) 한류 매니지먼트의 의존적.고립적 중국진출

 

한류의 초기에 많은 기획사를 괴롭힌 가장 큰 문제는 수요자인 중국 행사무대와 최종 공급자인 한국가수의 중간 단계에 수도 없이 끼어드는 이권개입의 문제였다. 또, 중국에서는 매니저를 '경기인(經紀人, 징찌런)'이라고 부르고 한국 기획사에 해당하는 회사를 '경기공사(經紀公司, 징찌꽁스)'라고 하는데, 연예인과 거래하는 방법이 많은 부분에서 한국과 다르다. 대부분의 경기공사는 광고나 드라마, 영화, 혹은 공연을 소개하여 진행할 경우에, 한국처럼 연예인과 수고비, 소개비를 백분율로 지불받기로 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우선 연예인이 어느 정도를 받기 원하는지를 듣고, 자신들이 저렴하게 출연료를 흥정한 후에, 광고주나 주최측과의 계약에서는 휠씬 더 높은 가격으로 출연료를 정하고 그 차액을 경기공사의 수입으로 간주한다. 이런 경우에 연예인 측과 주최측의 전화번호나 연락방법은 절대 비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획사나 연예인 간의 단계 단계의 노하우, 더 나아가 정보를 공유하여 안정적인 프로모션 대책을 수립하기는 근본적, 구조적으로 힘들게 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진출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우리가 중국진출에 관련한 나름대로의 메커니즘을 구성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진출 메커니즘의 핵심은 자원의 최종수요와 공급자가 직접 만나야 되는 것인데, 아직도 10년 전 진출 초기의 습관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런 원인의 이유에는 1. 한국 매니지먼트업계에 있어서 중국이 주요시장이 아니라는 점, 즉 한국가수의 주 활동지가 한국이고, 중국은 한국활동에 대한 보조적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2. 중국활동에 적극적이라 해도 과거의 진출 메커니즘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3. 대형기획사들도 중국지사를 설립하지만, 실제 활동은 중국회사와 협력하면서 알게 모르게 리스크를 안고 있는 데 있다는 것이다 4.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진출 연예인이나 기획사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의존적, 수동적 중국활동이 되고, 결국 고립적 중국 진출이 된다. 그런 저런 이유로 의존적, 고립적 진출을 계속하는 것은 결국, 직접 노하우를 쌓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고,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는 악순환에서 온다고 정의할 수 있다.

 

5) 중국을 이해하지 않고 접근하는 한류

 

중국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인의 기호와 사회적 특성에 대하여 이해하고 적응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류진출'의 대부분은 중국인의 기호에 적응하기보다는 단순하게 우리 것을 소개하려고만 해서, 본의 아니게 본래 중국의 대중문화를 무시하는 셈이 되어버리며, 게다가 그런 사실 자체를 모르면서 계속하고 있다. 중국을 이해하지 않는 자세로는 중국에서 눈앞에 모인 다수(多數)로 보이는 군중이 사실은 많은 인구 중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소수(少數)의 운집이라는 것을 모르고, 많이 모였으니 다 되었다고 안심하는 것을 쉬운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다가 절대다수의 관심을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워낙 인구가 많다는 사실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절차를 뛰어넘는 언행이 없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어느 분야에서도 절차를 무시하는 것은 그 사회를 무시하는 것이 된다. 그 국가의 절차가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은 나름대로 여러 가지 사정과 환경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사회적 절차를 고치려고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적응하고 중국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진출하는 것이다. 중국의 절차와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류'라는 허명만 믿고 잘못 덤벼드는 것은, 덤벼든 회사나 연예인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한류' 자체의 자멸을 불러오는 지름길이 된다. 반복되는 실수로 자멸의 길을 치닫기보다는 중국의 대중문화를 철저히 연구하고 한류의 방향을 설정하여, 침착하게 중국과 화합하면서 발전할 방법을 연구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화합은 중국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단어이다.

 

6) 한중 음반프로모션의 차이와 한류가수의 오류

 

한국과 중국의 음반시장과 그에 따른 프로모션 방식은 그 출발점부터 다르다. 우선 인구만 보더라도 한국인 인구 4천8백만이고, 중국은 14억으로 중국이 한국의 30배에 이른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의 프로모션은 규모와 방법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음반프로모션은 가수의 작품인 음반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작업을 의미한다. 그런 프로모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수단이 1. 언론 매체를 통한 매개체 홍보 2. 가수와 일반대중이 만나는 직접 홍보프로모션이다. 한국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중형 구조'라면, 중국은 각 지역마다 중요 언론 매체가 다른 '분산형 구조'로 되어 있다. 수십 년간 한국은 이런 형태로 가요시장이 형성되었고, 활동하고 있는 모든 기획력이 여기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기획사가 그런 습관에 의한 방법으로 중국의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프로모션이 집중적, 상하식 원리에 근거한다면 중국은 분산적, 수평적 프로모션이며, 한국이 언론 매체 중심적으로 이뤄지는 데 비해 중국은 일정 수준의 지명도를 얻으면 '가수 중심적 프로모션'이 진행될 수 있다. 그래서 프로모션하기가 점차 편안해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7) 지명도는 있으나 인기도가 없는 허약한 한류

 

중국 연예계는 연예인에 대한 두 가지 척도가 있는데, 바로 지명도(知名度)와 인기도이다. 우선 지명도가 있다고 함은 그 연예인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개념이다. 인기도란 정말 좋아해서 한번 만나보기를 원하고, 연창회의 표를 구매할 의욕이 있다거나 열광하는 농도를 말한다. 중국에서 정상급 스타란 지명도와 인기도 두 가지 조건을 고루 갖춘, 소위 말하는 '전국구' 연예인을 말하는 것이다. 한류의 문제는 바로 '지명도는 있으나 인기도가 허약하다는 점'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8) 한류 최대의 난제, 반한류

 

중국인들은 스스로 인구가 많다 보니 엉터리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모처럼 한국인에게 우호적인 생가을 갖고 있는데 '한국인도 별 수 없이 엉터리로구라'라고 느끼게 된다면 한류(韓流)는 차가운 한류(寒流)로 바뀔 수 있다. 누가 어떻게 반한류를 부추기는 것인가를 고찰하고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6. 소리 없이 다가오는 거대한 흐름, 반한류(反韓流)

 

1) 정책적 환경의 반한류

 

중국은 근본적으로 외해 문물을 받아들이되 궁극적으로는 자국의 발전을 염두에 둔 개방을 선택하고 있다. 대중문화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종전의 중국의 주장이 '수출되는 것만큼 수입하겠다'는 것이었다면, 요즈음은 '같이 제작해서 너희도 방송하고 우리도 방송하자'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한국 드라마 수입에 대한 대책은 특별하다. 비록 공문서로 하달된 지시사항은 없지만, 관 주도의 규제가 가능한 중국에서 광전총국의 방영허가 비준을 받지 못 해 한국 드라마의 수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한국의 드라마 주도권자인 방송사가 반성하고, 한국의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이런 시기에도 한국의 자본은 극장산업과 합작드라마, 영화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것 역시 철저한 연구와 분석이 수반되어야 한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중국에 대해서 석연찮은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좀더 자성하고, 연구하면서 성숙하게 대처하여야 한다.

 

2) 사회적 환경의 반한류

 

지금은 중국인들이 한국인에게 배울 것이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음을 어디서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에 배울 게 있다고 해서 중국인들이 다 배운 후에, 즉 그들이 전체적 평균치에서 한국을 앞선 후에 어찌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으며 안 된다. 이 추세를 보면 정작 중국인들이 우리를 능가하는 날, '반한류'가 아니라 '한류'라는 것 자체가 소멸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미국영화에 대한 반대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중국이라고 스크린쿼터나 드라마 수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왜 없겠는가? 날이 갈수록 그들의 목소리가 사회적 공감대를 �여간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3) 한류가 만드는 반한류

 

'반한류'를 걱정하면서, 한류 발생 직전에 한국에 잠시 상륙했던 '화류(華流)'를 생각해보자. 당시 우리는 주윤발, 유덕화의 광고 모델료가 거액이었던 점을 비판하지 않았던가. 중국에서 한류가 형성될 수록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들은 어쩌면 당연할 것일지도 모른다. 세계정세나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국은 중국과 우호적이어야 한다. 우호적인 관계의 시작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4) 한국 언론과 반한류

 

그동안 한국의 언론에 '아무개가 중화권에서 광고 모델료로 얼마를 받았다'는 기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더군다나 적시한 광고 모델료가 중국에서 거래되는 것보다 학대 과장된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몇 억, 몇십 억' 등으로 표현하여 중국 식자층으로부터 '국부유출'의 우려를 낳게 하고, 평생을 죽어라 일해도 '억' 만지기도 어려운 일반 서민과 연예인 간의 '거리감 만들기'를 획책하는 조악한 기사가 되어 버린다. 이런 기사들은 한국에서 연기자의 가치나 드라마의 가치는 올라갈지 몰라도 그 기사가 중국 언론에 옮겨지면서 상황이 이상해진다.

 

5) 반한류에 대한 성찰

 

대중문화의 수출은 정신문화의 수출이다. 상업적 논리는 상대에게 이른바 얄미운 장삿속만 보여줄 뿐이다. 탁상 논리적 연구를 위하여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고, 대국민적 이해 증진을 위한 전시 행정도 중요하지만, 보다 실질적 문제에 접근해서,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한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보는 반한류는 심각하다. 반한류는 바로 한국 대중문화인들과 정부, 언론, 사회가 서로 무심하게 대안을 세우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점점 커져서 우리 앞에 위협적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6) 반한류의 대처 방안

 

한중 간의 드라마 판권교류를 통한 문화교류와 한류의 지속화는 밀접하다. 문화교류와 상업적 거래는 쌍방이 그 결과를 공유할 때,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지금까지 노력과 관심이 적었다는 데 있다.

 

8. 중국을 두려워하자

 

중국은 실질 경제에 있어서 세계 최대의 공장이자 소비지일 뿐 아니라, 문화시장에 있어서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1980년대 자국의 사정으로 세계 유행의 조류에 합류하지 못해서 지금 한중 간 문화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면, 지금의 추세로 볼 때 앞으로 10년 정도면 중국의 문화가 아시아를 지배할 수 있으리가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제는 한국이 중국을 두려워할 차례다. 중국이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열려 있던 문을 좁히려고 한다. 그 '이유'를 없애는 일에 한국이 노력하여야 한다. 쌍방향이근 교류든, 주고받는 진정한 의미의 교류를 이뤄야 한다.

 

9. 대중문화를 앞서는 나라가 강국이다

 

한류 대중문화의 지속화를 바란다면, 그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대한 보호, 육성과 지속적인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민의 문화적 수준은 국민의 정서의 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국민정서의 순화는 문화의 몫이다. 그러려면 대중문화인들이 좀더 대오각성해야 하며, 우리 스스로 우리의 대중문화를 좀더 사랑하고 격려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대중문화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한류의 골간이 되어야 한다.

 

10. 맺음말 : 신한류의 창조

 

새로운 모습으로 한류를 추스리고 북돋워서 신한류를 이루려면 중화권 한류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에서부터 변모해야겠다. 1. 밖을 향해서 올바은 의미의 교류를 해야 하고 2. 내부적인 드라마의 제작 여건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류 진출업체도 눈앞의 이재에 집착하지 않는 긴 안목으로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세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정부, 유관기관이 한류의 지속화와 새로운 신한류의 창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콘텐츠의 개발과 보호에 나서주어야겠다. 언론도 흥미위주가 아니라 연예산업에 대한 육성으로 관점의 전환을 이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