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인문사회)

공공선택론적 입장에서 본 이익집단의 입법결정과정에의 투입에 관한 연구

바람과 술 2008. 6. 15. 07:11

한국의회발전연구회

 

서론

 

민주화 이후 나타나고 있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이해관계가 다양화되고 그에 따른 이익집단간 경쟁과 대립도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규제와 억압이 해소되면서 이와 같이 우리 사회 내 이해관계의 구조적 분화와 이익의 다원화가 증대된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익의 다원화와 함께 이러한 다양한 이익을 대표하는 여러 가지 이익집단의 중요성 역시 커져가고 있다. 민주화의 진전으로 정치적 참여구조의 개방화와 함께 입법 결졍과정에서 이들 이익집단이 행하는 투입 기능의 중요성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져 가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의 성장과 그에 따른 다양한 이익집단의 결성과 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러한 이익집단 정치가 의회 정치라는 제도화된 창구를 통해 활발하게 수렴되고 해결되는 수준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고 처리해야 할 우리나라의 국회가 특정 사안을 둘러싸고 시민사회가 분령되어 있거나 상충되는 합의를 도출해 내는 기능을 제대로 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입법 결정 혹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익집단의 이익표출의 의회라는 제도화된 채널을 통해 적절하게 반영되고 있지 못 한 셈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이익집단 정치는 공개적이고 제도적인 채널에 의존하기보다는 은밀하고 불법적인 형태의 개인적 접촉이나 거리고 뛰쳐나와 집단적 힘을 과시하는 비제도적인 형태로 여전히 이뤄져 오고 있다.

 

이 연구는 이와 같은 문제점에 주목하여 우리나라의 이익집단 정치의 어떠한 특성 때문에 이처럼 투입구조 내 이익집단의 활동이 비제도적인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그 원인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 주목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이익집단 정치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한국 정치의 구조적 요인이다. 정당 정치, 의회 정치 등 정책 결정과정과 이익집약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측면에 주목할 것이며, 이와 함께 정치문화적인 요인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보다 주목하는 분야는 이익집단 자체, 즉 행위자 요인에 대한 것이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각 이익집단은 자기 집단에 가장 유리한 정책적 대안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 연구에서의 가정이다. 즉 이익집단을 하나의 행위자로 간주하고 이 집단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의회를 통한 이익집단 정치가 제대로 이워지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시각을 취한다. 즉 이익집단 정치가 의회라는 제도적 창구를 통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제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각 이익집단의 내부적 요인 혹은 전략적 선택의 탓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연구는 공공선택론(public choice)과 유사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공공선택론은 정치현상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이라고 정의된다. 이러한 방법론적 입장은 정치적 행위자간의 경쟁을 시장 경쟁과 유사한 것으로 바라보는데 각 집단은 자기 집단의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합리적 행위자(rational actor)로 가정되고 이러한 합리적 행위자간의 경쟁이 투입구조의 특성을 규정하고 그러한 경재으이 결과로 어떤 정책 결정이 내려지게 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공공선택론은 그 모형의 대상이 개인 행위의 산출이라는 점에서 미시적이고, 대규모 사회현상을 개인행위의 특수한 배합으로 보고 전자를 후자로써 설명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그 방법이 전형적으로 개인주의적이다. 이 접근법에 의하면 정치, 경제 등의 사회현상은 개인들의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그 자체가 상호작용하는 개인으로부터 독립된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이 접근법의 사용자들은 사회현상의 창출에 참여하는 개인들의 행위에 관한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현상에 대한 이론을 구축하고자 한다(황수익 1985:36). 이익집단 정치가 각 집단의 구체적인 이해관계와 긴밀하게 맞물려 이뤄지는 것이 현실적인 시각이라고 한다면 공공선택론의 가정은 정책결정을 둘러싸고 행해지는 집단간 경쟁과 영향력 행사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방법론적으로 유용한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공공선택론은 방법론적으로 매우 엄격한(rigorous) 가정과 논의의 구조를 갖는다. 이 연구에서는 각 이익집단을 하나의 행위자로 가정하고 이들이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활동한다는 합리성의 가정을 받아들이지만, 이 연구에서의 서술 방식이나 논의의 전개는 공공선택론의 일반적인 연구 결과와 비교하면, 엄격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본격적인 분석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공공선택론이 취하는 방법론적 개인주의라는 관점에서 볼 때에도 과련 이익집단을 하나의 단일한 행위자로 간주할 수 있느냐 하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그러한 한계를 인정하면서 개별 이익집단을 단일의 행위자로 간주하고 이들이 자기 집단의 효용 극대화라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는 합리성의 가정을 수용하고자 한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공공선택론에서 발전된 어떤 모델이나 게임이론 등 단일한 이론적 틀에 따라 전 과정을 설명하기보다 개별 행위자와 관련된 행동의 논리를 공공선택론에서 제시한 개념에 따라 개별적으로 풀어나가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이 연구의 주된 목적이 공공선택론의 학문적 적용에 관한 것이 아니라, 왜 한국 이익집단 정치가 의회라는 제도화된 입법 결정 과정을 통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분석의 한 차원으로 이익집단이라는 행위자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전재된다. 첫째는 이익집단 정치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이다. 여기서는 그동안 집단정치와 관련하여 이뤄 놓은 이론적, 학문적 성과에 대한 논의와 평각가 이뤄지게 될 것이다. 또한 공공선택론에서 제기한 논의도 함께 논의될 것이다. 두 번째는 이익집단 정치와 관련된 한국적 상황에 대한 평가 부분이다. 민주화 이후 부쩍 성장한 시민사회 내 이익집단 정치의 현황과 특성에 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이익집단 정치가 의회라는 제도화된 채널을 통해 활성화되지 못 한 원인을 구조적이고 환경적인 용인과 이익집단이라는 행위자 요인으로 구분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한국 정치과정에서 나타난 이익집단 정치의 형태를 몇 가지로 정리하고 각각의 특성과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게 될 것이다. 또한 이익집단의 특정한 이해관계와 관련되어 쟁점이 되었던 구체적인 사례에 주목하여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합리적 행위자로서의 집단적 전략적 행위의 특성과 행위의 형태에 대해 분석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의 연구는 이익집단의 입법결정과정에의 투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원인에 대한 제도적, 환경적 요인을 찾으려는 데 많은 관심이 모아져 왔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이익집단 자체의 문제점에도 주목하여 함께 설명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자 한다. 즉 이 연구에서는 제도, 환경 요인뿐만 아니라 행위자 요인을 함게 고려하겨 문제점을 차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 전문은 첨부파일을 확인하세요.  

공공선택론적_입장에서_본_이익집단의_입법결정과정에의_투입에_관한_연구_2004-anticp74.pdf
0.7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