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인문사회)

구별짓기와 협조적 행동의 공진화 - 최정규/양재석/조항현 2006

바람과 술 2010. 1. 7. 14:24

1. 서론

 

이타성이란 상대방 혹은 집단에 편익을 주면서도 정작 행위자 자신에게는 희생을 요구하는 행동을 수행하는 행위주체의 속성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엄혹한 자연선별 과정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인간 사회에서 혹은 많은 동물 집단에서 이타적 행위가 발견된다는 것은 하나의 퍼즐일 수 있다. 이것이 경제학 뿐 아니라 정치학, 인류학, 사회학 그리고 생물학에서 협조적 행위의 존재 가능성이 오래도록 탐구되어 온 이유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가장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국지적 상호작용이 가져오는 효과에 대한 분석이다.

 

2. 기존 관련 문헌 검토 및 이론적 배경

 

2.1 국지적 상호작용의 효과

: 행위자들간에 유전적 근친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행위자들간에 협조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상호작용 방식이 협조적 행동의 진화에 유리하도록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국지적 상호작용은 협조적 행위의 진화에 유리한 조건을 창출해주는 메커니즘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지적 상호작용이 협조적 행위의 진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국지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행위자들간의 유유상종 혹은 비무작위적 짝짓기 양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2.2. 신호보내기의 효과

: 신호보내기는 상대방이 보내는 특정한 신호에 협조적 행동을 조건부로 대응시키는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① 신호보내기에 위해서도 협조적인 전략이 안정적인 전략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② 다만 신호보내기는 무임승차 전력이 중립적으로만 안정적이게 만듬으로써, 협조전략이 이 집단에 침투할 여지를 남겨 놓는다는 것 정도이다. 즉 신호 보내기의 효과는 무임승차 균형에 빈법한 침투가 일어나는 정도(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협조자들만이 이용하던 신호가 무임승차자들에게도 모방됨으로 인해 협조전략을 소멸되어 버린다)에 그칠 뿐 협조적 전략을 안정화하는 데 까지는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이들 연구가 보여주고 있는 바이다.

 

2.3. 내부인/외부인 구별과 패거리성향(parochialism)

: 행위자들이 타인들에 대해 '우리'와 '남'을 구별하며, 이 구별로부터 '우리'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태도를 그리고 '남'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종종 지적되고 있는 바이다. 이러한 성향의 존재가 게임이 반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협조적 행위의 진화에 유리한 조건이 되는 이유는 ① 그 성향이 협조적 태도를 취하게 되는 대상을 까다롭게 고르게 만들기 때문에 그만큼 무임승차에 의해 착취당할 가능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며 ② 유유상종 효과가 쉽게 나타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3. 구별짓기와 협조적 행동의 진화 모형

 

4. 전산실험의 결과

 

4.1 국지적 상호작용의 효과(구별짓기가 없는 경우)

:

 

4.2. 구별짓기의 단기적 효과(돌연변이의 확률이 0인 경우)

:

 

4.3. 구별짓기의 장기적 효과(돌연변이 가능성의 도입)

: 구별짓기는 협조적 행위의 진화에 오직 단기적으로마나 영향을 미칠 뿐 장기적으로는 아무런 효과를 낳지 않는다. 즉 장기적 효과는 국지적 상호작용의 효과에 어떠한 추가적인 효과도 낳지 않는다.

 

4.4. 구별짓기의 효과가 지속되기 위한 추가적인 메커니즘의 필요성

: 구별짓기 성향 만으로는 장기적으로 협조적 행위를 지탱할 수 없다. 결국 협조적 행위가 지속적으로 관찰된다는 것을 구별짓기에 근거하여 설명하기 위해서는 구별짓기 성향을 지속시켜줄 수 있는 추가적인 메커니즘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이 메커니즘은 행위자들간의 특성의 동질화를 막아줄 수 있는 제3의 요인을 도입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5. 결론

 

첫째, 행위자들의 타인에 대한 관용도, 즉 상대방을 내부자로 받아들이는 데 사용되는 판단기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엄격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즉 낮은 관용도를 갖는 것이 높은 관용도를 갖는 것보다 우세한 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단기적으로는 구별짓기가 협조적 행위의 진화를 용의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즉 구별짓기의 가능성이 커질수록 협조적 행위의 진화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완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렇지만 구별짓기의 효과는 오직 단기적으로만 존재할 뿐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는 구별짓기와 협조적 행위의 공진화 과정에서 행위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성이 점점 동질화되는 경향이 존재하기 때문에 구별짓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게 된다. 즉 장기적으로는 국지적 상호작용을 통해 얻게 되는 결과에 비해 협조적 행위의 수준이 크게 변하지 않았고, 또 국지적 상호작용만이 존재하는 경우보다 협조적 행위를 진화시키기 위한 조건이 그다지 완화되는 것도 아니었다. 여기서 구별짓기가 장기적으로도 협조적 행위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행위자들간의 동질화 경향을 막아주는 제3의 추가적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구별짓기만으로는 협조적 행위를 진화시키는 데 장기적인 효과를 갖기 힘들다. 우리가 구별짓기가 협조적인 행위를 진화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창출한다는 것을 보이고자 한다면, 여기에는 행위자들의 특성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동질화 경향과 아울러 끊임없는 다양성이 창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는, 즉 각 소집단별의 문화적 특성의 유지 및 지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추가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규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구별짓기와 협조적 행동의 공진화_2006120608.pdf

 

구별짓기와 협조적 행동의 공진화_2006120608.pdf
0.38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