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루소, 김모세, 부북스, 2010, (140325).

바람과 술 2014. 3. 25. 08:58

첫 번째 산책 


그들이 인간적이기를 그만 두었다는 것만으로도 내 애정의 영역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지금 그들은 이방인들, 낯선 사람들, 결국 아무 것도 아닌 사람들이 되어 버렸다. 물론 이건 그들이 원했던 일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난, 그 자들 그리고 모든 것으로부터 분리된 난 무엇이란 말인가? 이것이 내가 탐구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 나를 기다리는 운명을 내가 어떻게 예견할 수 있었겠는가? 결국 모든 노력이 허사였음을 깨닫고, 무익한 고통에 시달리던 나는 내게 남겨진 단 하나의 선택을 취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것은 바로 필연적인 일에 대해 더 이상 저주하지 않고 내 운명에 복종하는 것이었다. 내가 이러한 평온함을 찾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만약 그들이 현명하게 내게 몇 줄기 희미한 희망의 빛이라도 남겨두었더라면, 나는 여전히 그들의 영향력 안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갈 데까지 간 마당에 여전히 그들을 두려워할 그 무엇이 또 남아있단 말인가? 음모의 전모를 깨닫기 시작한 순간, 나는 살아생전에 사람들을 내 편으로 되돌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설령 그들이 내 쪽으로 돌아온다 해도 더 이상 상호적일 수 없는 그 관계는 내게 아무 쓸로도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미래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비록 멀어지긴 했지만 그 희망은 내가 이 세기에서 여전히 하나의 정의로운 마음을 찾던 때와 다름없이 내 영혼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헛되이 미래로 던져버리려고 한 나의 희망들 역시 나를 오늘과 같이 사람들의 놀림감으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새로이 성찰을 할 때마다 다음 세대 사람들이 네게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던 일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를 곱씹게 된다. 남은 인생 동안 혼자서 살아가야 하는 나는 오로지 나 자신 속에서만 위안과 희망과 평화를 찾을 수 있기에, 오직 나 자신에게만 몰두해야 하고, 몰두하고 싶은 것이다. 비록 내 살아생전에 이 글을 누가 빼앗아 간다 해도 그것을 기록했던 즐거움과 그 내용에 관한 기억, 그리고 이 글을 탄생시킨 고독한 명상은 그 누구도 내게서 앗아가지 못할 것이다. 마음껏 내게 모욕을 퍼부으며 즐거워해도 소용없다. 그들의 의도와는 달리 내가 결백함을 누리고 내 여생을 평화로이 마치는 일을 방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두 번째 산책 

내 마음과 이성은 그 확신이 나를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게 외친다. 그러니 사람들과 운명이 그들의 길을 가게 그냥 내 버려두자. 군소리 없이 고통을 겪는 법을 배우자. 결국에는 모든 것이 질서를 되찾을 것이며, 일찍 혹은 늦게 내 차례가 돌아올 것이다. 


세 번째 산책 

네 번째 산책


내가 한 거짓말은 결코 위선이 아니라, 내 나약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깨끗이 용서받을 수 았다는 뜻은 아니다. 나약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은 기껏해야 죄악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기에 감히 커다란 덕행들을 주장하는 일은 거만이며 경솔한 처사인 것이다.

 
다섯 번째 산책


아아, 상상력이 가장 무디어지는 것은 바로 그 인간이 죽어가기 시작하는 때이리라!

 
여섯 번째 산책


그들에게 멸시를 보낼 정도의 관심을 갖고 있지만, 증오할 만큼의 관심은 갖고 있지 않다. 결국 나는 나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누구든 미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 존재를 수축시키는 일이며 구속하는 일이기 때문이며, 오히려 나는 내 존재를 우주 전체로 확장시키고 싶다. 

 
일곱 번째 산책 

여덟 번째 산책 

아홉 번째 산책 

열 번째 산책 

옮긴이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