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각자생존’과 ‘인터스텔라’에서 벗어나는 길
세 가지 의문
첫째는,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다는데, 왜 이렇게 '불안'하고 살기가 힘든가?"이다. 둘째는, "왜 이렇게 불평등한가?"이다. 셋째, "이런 식의 삶과 사회가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다.
상투적인 방안으로는 안 된다
기본소득은 시민배당이다
기본소득은 다른 말로 시민배당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돈을 받는 것이 권리"라는 것을 표현하기에는 '배당'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공유’에서 배당받자
이건 ‘상식’이다
제대로 논의하고 밑그림을 그려보자
1장 ‘공유’에서 배당받자
기본소득 또는 시민배당이라는 생각의 뿌리
핵심은 간단하다. 재산의 많고 적음, 노동을 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조건 없이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토머스 페인은 시민배당을 주장한다. 토머스 페인은 두 가지 종류의 재산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자연재산이다. 이것은 땅, 공기, 물처럼 우주의 창조자로부터 나온 것이다. 둘째는 인간의 활동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재산이다. 사람의 노동으로 지은 건물이나 만든 물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토머스 페인은 자연재산에 대해서는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자연재산에서 나오는 수입은 세금으로 걷어 시민들에게 배당금을 주자는 제안을 했다. 토머스 페인은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시민배당을 지급하자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공유'에 기반한 시민배당이라는 생각을 남겼다. 흑인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틴 루터 킹도 기본소득을 주장했다. 마틴 루터 킹은 1967년에 쓴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혼란인가, 공동체인가?>라는 책에서 빈곤을 해결하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기본소득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마틴 루터 킹은 1968년 암살당하기 직전에 빈자들의 행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행진에서 요구하려고 했던 3가지 핵심은 기본소득, 완전고용, 싼 임대주택이었다. 토머스 페인이나 마틴 루터 킹은 불평등한 현실을 보면서 일찍부터 기본소득(시민배당)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사람이다. 20세기 후반부터는 다른 관점에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애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극심한 불평등뿐만 아니라, 더 이상 만들어짖지 않는 일자리, 불안정노동, 생태적 위기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력한 대안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제임스 미드는 기본소득 없이는 완전고용을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지식인인 앙드레 고르는 1978년에 쓴 <실업의 황금시대>라는 글을 통해 "공장의 자동기계로 인해 공장의 노동자 수는 30%가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보화로 인해) 사무직과 서비스직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다"하고 애기했다. 그리고 그의 애기는 현실이 되었다. 그래서 앙드레 고르는 모든 시민에게 '최저근본생계비'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는가?
첫째, 모든 사람에게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아무리 사회복지제도가 있다고 한 들, 매번 가난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은 고역이다. 그래서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통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둘째, "'임금노동'만 '일'인가?"라고 질문을 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임금을 받고 노동을 하는 것만이 사회에 기여하는 일은 아니다. 만약 기본소득을 보장한다면, 임금을 받지 못하는 다양한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 이들도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존중을 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본소득이 보장된다면 먹고살기 위해 억지로 임금노동을하지 않아도 된다. 셋째, 기본소득은 사회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당연한 권리, 즉 배당받을 권리라는 것이다. 토머스 페인의 말처럼, 토지·천연자원·물·공기 등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노동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존재해 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공유재로부터 나오는 수익은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나눠 가질 권리가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허버트 사이먼은 소득의 90%는 이전 세대에 의해서 축적된 지식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그 소득도 어느 정도는 나눌 필요가 있다. 즉, 누구나 공동체의 구성원이면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자 한다. 세계에서는 이미 그런 발상을 현실로 만든 사례들이 있다. 한편 공유재를 지키기 위해 세금이나 부당금을 거둬들일 필요가 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도 '배당'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주민에게 ‘돈벼락’을 내린 알래스카 주
알래스카의 영구기금 배당금
미국 알래스카 주는 미국에서 가장 늦게 주로 승격한 곳이다. 원래 가난한 곳이었는데 1960년대에 석유가 개발되면서 갑자기 인구가 늘고 주정부의 재정수입도 급속하게 증가했다. 석유를 채굴하는 석유회사가 일종의 사용료를 주정부에 내기 때문이었다. 1974년 주지사가 된 해먼드는 이 돈을 그냥 사용할 것이 아니라 '영구기금'이라는 기금으로 적립할 것을 제안했다. 석유에서 나오는 주정부 수입의 1/4 이상을 의무적으로 적립하기로 한 것이다. 1976년에는 알래스카 주의 헌법을 개정해서 영구기금 설치를 헌법에 명시했다. 영구기금이라고 한 이유는 석유자원이 무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석유가 고갈된 뒤 살아갈 세대를 위해 돈을 적립해 놓겠다는 의미다. 이 기금 자체를 주민들에게 배당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기금으로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투자를 해서 나오는 수익금(운용수익)을 매년 주민들에게 '영구기금 배당금'이라는 이름으로 지급한다. 원금은 안 건드리는 것이다. 알래스카 주의 영구기금 배당금의 액수는 기금 운용 상황에 따라 매년 변동한다. 물론 이 금액이 주민들의 기본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주민이면 누구나 정당한 권리로 받는 돈이다. 시민배당인 것이다.
석유 없는 곳에서도 ‘알래스카 모델’은 가능
공유재는 석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유재는 어디에나 있다. 개리 플로멘호프트라는 미국 학자의 연구에서는 물, 깨끗한 공기, 광물, 숲, 물고기와 야생동물, 토지처럼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인터넷, 방송주파수처럼 사회 전체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공유재로 보았다. 이런 인위적 공유재도 사회 공통의 재산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공유재를 사유화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에 대해, 환수하여 배당을 지급하면 된다는 것이다.
공유재와 봉이 김선달
여기에서 '공유재'란 윤리적·철학적·종교적으로 봤을 때에 공동체의 것, 본래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었던 것, 신이 창조한 것을 말한다. 현재 법적 형식이 사유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윤리적·철학적으로는 공유인 것이 많다.
공유재로서의 토지
공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대표적인 공유재로 토지를 꼽는다. 건물과 토지는 다르다. 건물은 인간의 노동에 의해 인위적으로 지어진 것이지만, 토지는 자연의 일부이다. 간디의 제자였던 비노바 바베는 1951년부터 땅을 헌납 받아서 땅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운동을 벌였다. 20여 년 동안 인도 전역을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을 설득해서 땅을 헌납 받았다. 이 운동은 부단운동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부단운동으로 토지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다. 물론 부단운동은 매우 훌륭한 운동이었다. 자비와 사랑만으로는 시스템을 바꾸기 어렵다. 결국에는 정책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토지사유제의 폐해를 비판하면서 대안을 제시한 대표적인 사상가로 미국의 헨리 조지가 있다. 헨리 조지는 1879년 <진보와 빈곤>에서 토지사유제가 빈곤의 근본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헨리 조지는 토지사유제로 인해 지대가 지주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헨리 조지는 빈곤과 불평등, 경제공황의 원인을 토지사유제에 있다고 보았다.
시대를 초월한 헨리 조지의 영향
희년운동의 생각
구약성서의 <레위기>를 근거로 '희년'운동을 하는 단체가 있다. 성서에 따르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을 공평하게 분배하게 했다. 이것은 하나님이 모든 사람들이 토지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누리게 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분배된 토지가 사람들 사이에서 매매가 될 수 있다. <레위기>에 따르면, 매매를 하더라도 그것은 한시적이다. 만약 토지를 판 쪽에서 돈을 마련해서 다시 토지를 사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다시 살 수 있다. 그리고 50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회년'에는 무조건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본래 분배된 대로 토지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회년함께'가 이야기하는 토지정의. ① 모든 사람은 토지 위에서 살아갑니다. ② 하늘과 공기, 바다와 강처럼 토지 역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③ 그리고 토지가치는 개인의 노력이 아닌, 인구증가, 정부정책과 같은 사회적 요인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④ 따라서 토지가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공유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는 토지가치세와 공공토지임대제가 있습니다. ⑤ 토지가치세는 사회적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 토지가치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입니다. ⑥ 공공토지임대제는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개인이 사용하는 대신 토지가치를 임대료로 환수하는 제도입니다. ⑦ 토지가치세와 공공토지임대제를 통해 환수된 토지가치는 다른 세금을 대체하거나, 공공재정 또는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⑧ 이렇게 토지가치를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공유하는 것을 '토지정의'라고 합니다.
토지가치는 토지 소유주가 만든 게 아니다
사실 토지의 가치라는 것은 토지 소유주가 만든 것이 아니다. 비싼 토지는 교통이 편리하고,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정부의 정책으로 상업적 '중심지'가 되거나 주거단지로 개발된 곳이다. 그것을 토지 소유주가 모두 가져간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실학자 등 토지공유를 주장한 흐름들
토지공유에 대한 생각은 서양의 것만은 아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유형원, 이익, 박지원, 정약용의 공통적인 관심사는 바로 토지제도였다. 지주에게 토지가 집중되고 농지 없는 농민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토지제도야말로 사회개혁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실학자인 반계 유형원 같은 사람은 고대 중국의 정전제를 바탕으로 개인의 사적 토지 소유를 제한하고 모든 토지를 국유지 또는 공유지로 할 것을 주장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들이 이념 때문에 이런 주장을 한 것은 아니다. 당시에 농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은 지금의 대한민국 헌법에도 일부 담겨있다. 헌법 제121조 제1항은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경자유전'이란 농사를 짓는 농민이 농지를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토지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생각이 농지와 관련해서는 우리 헌법에도 일부 담겨있는 것이다.
우리 주위의 공유재들
토지 외에도 많은 천연 공유재들이 있다. 석유·석탄과 같은 지하자원, 물고기 같은 수산자원, 그리고 물(지표수와 지하수 모두), 공기, 숲, 바람, 태양 등등은 모두 공유재이다.
탄소배당으로 기후변화를 막자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탄소배당금
캐나다의 브리티시콜롬비아 주에서는 2008년부터 탄소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주정부 차원에서 탄소세를 걷어서 그 중 일부를 시민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1년에 100달러 정도(저소득층의 경우에는 100달러 추가 지급)의 작은 규모이지만, 탄소배당을 현실화하고 있는 사례이다. 탄소에 부담금을 매기는 것은 아니지만, 탄소배출량의 상한선을 규제하고 탄소배출권을 경매에 부쳐서 그 돈으로 시민배당을 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2009년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인 마리아 캔트웰은 탄소배출권 경매 수익의 3/4을 소비자에게 환급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안했다. 이 법률은 탄소배출권 경매 수익의 100%를 분기별로 시민들에게 나눠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가정경제에도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화석연료에 대해 이렇게 부담금을 매긴다면, 원전에서 사용하는 핵연료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접근해야 한다. 화석연료에 대해서만 부담금을 매기면 핵연료가 상대적으로 싸져서 원전이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원전에서 사용하는 핵연료에 대해 이런 식의 부담금을 붙이고 그 돈을 시민들에게 배당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탈원전의 필요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그리고 배당금을 지급 받은 시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그 돈으로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한다면? 그렇게 되면 기본소득은 탈원전, 탈화석연료의 경제로 이행하는 데 중요한 될 수 있다.
세금의 정당성도 공유에서 나온다
허버트 사이먼은 197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학자이다. 허버트 사이먼은 1998년에 미국 사람들이 1인당 2만 5천 달러의 소득을 버는 원인은 2/3는 그 사람이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고거로부터 내려온 지식이나 사회제도 등이 '공통의 유산'으로 미국에 쌓여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공통의 유산에 해당하는 몫을 공동체에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래서 그는 모든 소득에 대해 70%의 단일세율로 과세해서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을 한다.
상상 없이 변화 없다
2장 기본소득이 가져올 변화, 해방과 전환
다시 ‘해방’이다
‘대학 안 가고 자립할 수 있는 사회’를
대학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지적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학은 이미 연구를 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거의 상실했다. 취업을 위한 졸업장 발행기관이 되었다고 하면 너무 심한 표현인가?
중산층 붕괴, 노인빈곤에 대한 유일한 대책
2013년 노인빈곤율(상대빈곤율, 중간소득의 50% 이하에 해당하는 비율을 말한다)은 48.0%에 달한다. 노인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빈곤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평균 빈곤율 13.7%보다 노인빈곤율이 3.5배 정도 높다. 연령대를 통틀어서 노인이 가장 가난하고 불평등도 심한 것이다.
임금노동 외에도 가치 있는 ‘일’은 많다
임금노동만이 가치 있는 일은 아니다. 임금을 받지 않고 하는 가치 있는 일들도 많다. 그리고 오히려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임금노동도 있다. 따라서 임금노동을 해야만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비노동소득, 즉 기본소득(시민배당)이 보장되는 시대로 가야 한다.
일을 하든 안 하든 먹을 권리는 있다
지금은 임금노동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정보화·자동화로 인해 실업이 점점 더 증가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어느 나라든 청년실업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찾을 수 없는 임금노동 일자리를 찾으라고 개인에게 강요하는 것도 억압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유'란 없고, 강요된 노동만 있을 뿐이다.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은 임금노동을 하는지에 관계없이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노동’의 지위를 강화한다
기본소득이 지급된다면,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되므로 노동자들이 사용주에 대해 좀 더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본소득의 보장은 생활임금 보장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비노동소득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노동소득은 정당한 수준으로까지 올라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노동자 평균임금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것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60% 이상 수준까지 올리자는 것이 '생활임금 보장'이다. 생활임금 보장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권리
‘무상=공짜’ 공격에 대한 반론, 기본소득
일정 연령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투표권을 보장하는 보통 선거제도가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에서 비판 또는 회의가 있어 왔다. 그리고 실제로 보통선거제도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도입되었지만, 그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보통선거권이 보장되더라도 어떤 선거제도를 택하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생기는 것처럼, 기본소득도 어떻게 도입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무상=공짜'로 규정하고, "왜 돈이 많은 집 자식에게도 무상급식을 제공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공격이 들어온다. 이런 논리에 대해 헌법에 있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같은 법조항을 들이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대해 "모두가 혜택을 받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모두에게 권리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못 박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면, 복지에 관한 지금의 논쟁도 정리될 것이다. 모두가 사회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이고, 모두가 존엄한 존재이므로, 모두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은 '권리'로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기본소득은 선별적 복지제도가 갖고 있는 '낙인효과'나 관료주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불평등 완화와 자존감의 보루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돈을 지급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부자에게는 '푼돈'에 그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상당한 힘이 된다. 당연히 불평등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 중에는 기본소득이 가져오는 불평등 완화 효과는 '재분배'가 아니라고 애기하는 사람도 있다.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본래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은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재)분배 받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분배'라고 하든 '재분배'라고 하든 간에 기본소득이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전염병처럼 퍼지는 '불안'을 줄여줄 것이다. 특히 노후에 대한 불안,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켜줄 것이다.
차별 없는 사회와 기본소득
귀농, 귀촌과 기본소득
민주주의와 기본소득
지금의 정치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은 간단한 질문 세 가지로 애기할 수 있다. 첫째, 누구나 선거에 나갈 수 있는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둘째, 누구나 투표할 수 있는가? 투표할 만큼 맘에 드는 정당(정치인)은 있는가? 현실을 보면, 먹고 살기가 바빠서 누가 선거에 나왔는지조차 알기 힘든 사람들도 있다. 또한 내 삶과 선거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늘 선거에 나오는 정당이, 늘 선거에 나올 만한 사람들을 후보로 낸다. 셋째, 모든 유권자의 투표가 존중되고 있는가? 그렇지도 못한다. 셋째, 모든 유권자의 투표가 존중되고 있는가? 그렇지도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적 무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시민들이 행복하고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은 투표율이 높다는 것이다. 정치뿐만 아니라 시민운동이나 지역사회에서의 활동, 자원봉사활동 등을 하려고 해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먹고사는 것이 어느 정도는 해결되어야 한다.
탈성장과 기본소득
생태주의자 중에서는 기본소득이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해서 생태계를 더 파괴하게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다. 첫째, 반대의 질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기본소득 없이도 경제성장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하고 되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경제성장주의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경제성장주의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경제 성장 없이는 먹고 살기 힘들 것"이라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는 데 있다. 기본소득은 '생태적 전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다른 사회',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사람들 사이에 퍼뜨릴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본소득을 잘 설계하면, 생태적 전환을 촉진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생태부담금·생태배당'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3장 기본소득, 꿈이 아니라 현실로
기본소득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시도들
브라질의 경우에는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브라질 노동자당 소속 상원의원인 수플라시가 발의한 '시민기본소득법'은 2002년 상원과 2003년 하원에서 승인되었다. 그러나 이 법안은 10년이 넘게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재정문제 등을 이유로 발목이 잡힌 것이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법률안이 통과되었다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한편 2013년 스위스에서는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국민발의가 성립되어 주목을 받았다.
기본소득을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는 정당들
대한민국에서 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기본소득의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수 있나?
낭비되는 예산, 정당하지 못한 세감면만 줄여도
대대적인 조세개혁으로도 많은 재원 확보 가능
‘함께 살자’는 철학으로 세금―기본소득을 연계하자
한번 해 보자, 기본소득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지금 필요한 조세개혁의 밑그림
첫째, 토지보유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부유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둘째, 부동산임대소득과 금융자산(주식·채권·예금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상속·증여세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 넷째, 소득세 최고세율을 올려야 한다. 다섯째, 법인세율도 상향조정해야 한다. 여섯째, 탈세를 근절해야 한다.
담대하게 접근하자
기본소득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문제는 검토하고 논의할 수 있는 주제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조건 없이 지급되어야 한다. 이런 목표는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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