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18세기 조선의 백수지성 탐사], 길진숙, 북드라망, 2016, (161101).

바람과 술 2016. 11. 1. 01:27

책머리에

프롤로그_조선의 18세기, 백수들이 펼치는 지성의 향연

희미한 옛 기억 : 백수를 백수라 부르지 못했던 사연


중대 발견! 18세기 백수들의 생태학


백수에 대한 계보학적 탐사


'백수'는 글자 그대로 맨손 혹은 빈손의 한자말이다. 조선시대에도 사용된 말로 주로 재물이 없고 소득이 없는 사람을 일컬었다. 물론 과거에 합격하지 못해 벼슬에 오르지 못한 선비를 백수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일 없는 사람을 백수라 부르는 것과 달리 조선시대에는 관직을 갖지 않은 선비들을 백수로 부르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대부분 빈손이란 원의에 충실하게 재물이 없는 경우로 백수라 일컬었다. 건달은 재물도 없으면서 일하지 않고 빈둥빈둥 노는 이들이고, 한량은 재물은 있는데 허랑방탕하게 노는 이들이며, 파락호는 행세하는 집안의 자손으로 허랑방탕하여 결딴난 사람을 가리킨다. 


18세기 백수 무림의 고수들을 소개합니다

1부. 실업은 짧고 학업은 길다 중년의 백수, 김창협

노론 백수 1세대 농암 김창협 ― 18세기 노론 지성의 멘토

1. 사직소 올리는 사나이

2. 기사환국과 아버지의 죽음

3. 아버지의 유언, 현요직에 오르지 마라

4. 백수 선비의 자유와 평안

과거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1. 군자의 길, 학문의 길!

2. 과거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농암에게 공부란 열악하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단련되는, 아주 절실한 체득이자 수행이었다. 


3. 주자만큼 공부하라!

주희의 학문으로 주자학 가로지르기!

1. 송시열과 윤휴의 대결, 주자학 대 원시유학

송시열에게 중화의 이념은 오직 주자학이었다. 주자의 이념을 더 견고하게 고수하는 것, 더 철저한 주자주의자가 되는 것 말고는 오랑캐를 타개할 방책이 없었다. 이 때문에 송시열은 주자의 해석 말고는 어떤 해석도 용납하지 않았다. 윤휴는 주자 해석만 인정하는 학계의 일방향적 경향에 제동을 가하며 경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주장했다. 윤휴는 주자의 주석만을 유가 경전의 해석으로 인정하는 당대의 주류적 경향에 반대하여 주자의 해석 이전에 존재했던 공맹의 원시유학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했다. 


송시열은 경전 해석에 있어 주자만을 절대 진리라 믿었고, 윤휴는 주자를 여러 주석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 인정했을 뿐이다. 송시열이 윤휴 일파를 이단으로 몰아간 이유는 너무나 분명했다. 주자학은 왕권에 대한 신권, 즉 사대부의 역할을 중시하는 자들에게 이념의 준거가 되었고, 원시유학은 강력한 왕권 중심의 전제국가를 상정하는 자들에게 이념적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다. 


2. 농암의 주자학, 주희의 본의를 찾아라!

농암은 스승 송시열의 학문을 이어받아 주자의 뜻을 밝히고 전수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송시열과 마찬가지로 이단을 배격했지만, 농암에게 더 중요한 것은 주자의 뜻이었다. 송시열이 이단으로부터 주자학을 지키고자 주자적 해석만을 고수한 데 반하여, 농암은 주자의 뜻을 찾아 실현하는 데 더 의미를 두었다. 


3. 주희의 학문으로 주자학을 가로지르다!

문장에 ‘생기’를 불어넣기!

1. 글쓰기, 어떻게 쓸 것인가?

농암은 현실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선비들 스스로 마음을 닦고, 말하고, 쓰는 방식을 중시했다. 그는 경전 해석자로, 문장 비평가로서의 실천에 집중했다. 농암은 당대의 언어와 글쓰기를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지식인의 역할에 제동을 가했다. 무엇을 써야 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써야 할지로 시선이 전환되었다. 이제 글쓰기는 내용이 문제가 아니었다. 유가의 도를 담든 정서를 담든 핵심은 문장의 스타일, 즉 문체였다. 농암은 문체를 18세기 지성사의 중요한 담론으로 부각시킨 장본인이다. 


2. 실상에 맞는 글쓰기!

3. 답습과 표절은 NO, 문장의 생기를 찾아라!

4. 문장비평가 김창협

2부. 평생 백수의 같은 길 다르게 걷기 ① 재야의 경세가 성호 이익

남인 백수 1세대, ‘성호’ 선비가 사는 법

실학=반주자주의=반봉건주의=제도 개혁=근대라는 표상은 근대 100년의 학문 좌표가 만들어 낸 하나의 관념일 뿐이다. 성호는 다만 형이상학의 공리공론을 탈주하고, 주자주의를 탈주하고, 당대의 제도를 탈주했을 뿐이다. 그 궁극의 꼭짓점이 반봉건, 근대는 아니었다. 주자주의의 탈주가 곧 반주자, 반유학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요, 제도 개혁이 곧 반봉건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며, 실용적인 사유가 곧 근대적이라고 말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1. 다산의 스승, 성호 이익

2. 형의 죽음과 백수 선비의 길

3. ‘백수 선비’, 무위도식의 다른 이름

18세기 조선 지성사에서 성호를 하나의 변곡점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은 학문적 업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성호가 '선비'라는 존재의 가치를 고심했기 때문이다. 성호는 18세기 선비의 생활이 옛날 군자의 삶과는 다르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 옛날의 군자는 지금의 선비들과 차원이 달라서 앉아서는 도를 논하고, 일어나서 일을 했다는 것이다. 성호가 보기에, 지금의 선비는 민호에 편입된 사로 벼슬없는 서인일 뿐이다. 성호는 선비를 특권층으로 보지 않았다. 성호는 당대의 선비들이 서인들의 노동으로 살아도 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농공상인과 같은 서민과 다른 점은 문자에 익숙하다는 사실뿐, 그렇다면 선비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성호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계몽의 시학, 분노의 파토스

1. 경건하고 엄숙하게!

성호학맥의 특징은 경건함과 엄숙함이다. 이들은 '세상을 구제할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것'처럼 반듯하고 바르게 생활했다. 


2. 유희를 금하라! 계몽의 시학

3. 슬픔과 분노의 파토스

성호 이익의 세상을 향한 외침!

1. 난치병 고치는 의원, 반계 유형원

2. 지혜 나누기!

성호는 농촌의 현장에서 깨달았다. 농민들은 벼를 심는 데는 능하지만, 벼에 관한 지식은 부족하다는 점을, 여기서 선비의 역할을 찾아냈다. 선비가 할 일은 농부의 경험에 지혜를 더해 주는 일이었다. 성호에게 도는 추상적인 관념 내지 이념의 어떤 것이 아니었다. '천하에 곤궁한 백성이 없게하는 것'이 도였다. 이런 지평 위에서 '본원에만 뜻을 둘 뿐, 실지로 물러날 줄 모르는' 즉 형이상학적 명제를 탐구하는 쪽으로만 흘러 일상과는 동떨어지게 된 주자학을 비판했던 것이다. 백성이 궁핍하면 궁핍을 벗어나게 하는 방법이 유학의 도이지, 궁핍한 현실은 외면한 채 상정된 그 어떤 처월적 이데아의 상태를 도라고 할 수는 없었다. 


3. 거름과 지푸라기의 효용성

야인의 국가경영학

1. 산림에서 정치하기

2. 게의 암컷과 수컷 구별하기

3. 잘못된 제도를 개혁하라

절용과 실용을 사유하고 실천하기 ― 백수 선비가 사는 법

1. 안빈(安貧)과 자족(自足)

2. 식소(食少), 매 끼니 곡식을 줄이자!

3. 콩죽 먹고 절약하기!

3부. 평생 백수의 같은 길 다르게 걷기 ② 달관의 문장가 혜환 이용휴

남인 백수 2세대 혜환 이용휴 ― 세속에서 신선되기, 글쓰기로 수련하기

1. 아버지 이용휴와 아들 이가환

2. 붓 한 자루 쥐고 신선처럼

3. ‘기궤한 문장’의 선구자

진짜 나로 돌아가라

1. 글쓰기, 진짜[眞]를 찾아가는 길

혜환 이용휴는 다른 그 무엇도 아닌 문장가이기를 원했으며, 문장가로서의 자의식 또한 남달랐다. 혜환에게 문장가는 특별한 무엇이었다. 그가 문장가로 자치한 것은 자신을 지키며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2. 성인의 그림자들, 나로 돌아가라

3. 범인 (凡人) vs 다른 나, 그 한끝 차이

구도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1. 학문이 극에 달하면 평상하여 기이함이 없다!

2. 몸만 돌리면 방위가 바뀌고 명암이 바뀐다네

3. 일용의 떳떳함 속에 하늘의 법칙이 있다

혜환이 들려주는 아주 특별한 레퀴엠

1. 담담한 글쓰기, 더 깊은 슬픔!

2. 완전한 삶, 완전한 죽음

친구들에게 전하는 일상의 정치학

1. 글로 하는 정치!

2. ‘목민관’에 대한 새로운 발견!

3. 일상의 정치

4부. 세상은 그의 백수 시절만을 기억한다 청년 백수 홍대용

우주와 천하를 넘나든 자유인 ― 노론 백수 2세대 홍대용

1.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홍대용!

홍대용은 18세기 조선에서 '자연철학자'라 명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에다, 청나라 사행 경험을 하나의 사건으로 만든 거의 최초의 존재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앞서 언급한 담헌의 이 눈부신 이력이 모두 백수 시절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담헌은 젊은 시절 자발적으로 관직을 버림으로써 우너하는 대로 살았다. 그 때문에 우주를 사유하는 철학자로, 북학의 기수로, 국경을 초월한 우정의 달인으로 세상을 울릴 수 있었던 것이다. 


2. 내 뜻대로 살리라!

3. 훈고와 돈오의 사이에서 길찾기

4. 준비된 자, 궁리의 현장으로 길을 떠나다!

『연기』 ① : 청나라의 발견, 북학의 시작

1. 『열하일기』 이전, 『연기』가 있었나니!

2. 구경벽(求景癖), 보고야 말리라!

3. 유람을 위해서라면, ‘비장의 술책’

『연기』 ② : 청나라에 대한 새로운 감각

1. 성심과 예의

2. 문명의 빛과 그림자

우정의 달인, 하늘 끝에서 지기를 만나다

1. 이역만리 벗을 찾아

2. 천고의 기이한 만남

3. 그들도 우리처럼, 우리도 그들처럼

다른 우주, 다른 세상 『의산문답』 ① : 우주의 이치로 세상의 이치를 꿰뚫다

1. 중국 여행 그후, 『의산문답』

2. 허자와 실옹의 문답 그리고 깨달음

3. 인간과 만물은 똑같다

다른 우주, 다른 세상 『의산문답』 ② : 세상의 중심을 깨뜨리다

1. 우주에는 중심이 없다

2. 하늘은 주재하지 않는다!

3. 중화와 오랑캐라는 척도의 해체!

에필로그_백수, 인생역전의 기회

백수 시절은 인생 최고의 순간


백수 시절, 지성의 산실


같은 길 다른 결과


남은 이야기 ① : 소리 한 번 질러 보는 것도 운명입니다!


남은 이야기 ② : 어쩔 수 없어서 한다! 오직 이것뿐!


남은 이야기 ③ : 18세기 지식인들의 어쩔 수 없는 외침!

참고한 책들

인물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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