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국영화산업의 사회연결망 분석-영화시장 개방효과에 대한 장기적 연구]

바람과 술 2008. 6. 15. 06:49

영화진흥위원회, 2006, 2007년 2월 26일 읽음.

 

머리말

 

'산업화'라는 것이 만약 '제작의 시스템화'와 동일하다고 한다면 시스템화하는 개념에는 체계적인 생산기법이 도입되고 이에 의하여 소비자의 트렌드 코드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는 의미와 함께, 제작과 관련한 주체와 배급 및 상영과 관련된 주체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네트워크의 형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영화제작 구조가 산업화되어 가는 과정을 계량분석을 통해 수치적으로 입증해 냄으로써 현재 한국영화제작업에 있어서의 문제로 지적이 되고 있는 '힘의 집중화' 또는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어떠한 과정을 통하여 그리고 어떠한 양상으로 표출이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1. 서론

 

1. 연구 목적

 

한국의 영화산업을 논의함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의 하나로 꼽히는 사건은 1988년 시행된 할리우드 영화의 한국 내 직접배급이다. 한미투자협상의 결과 강대국의 압력에 의해 결국 다른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선택된 UIP의 국내 진출을 전후로 하여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는 점진적인 변화를 겪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개방 이후의 한국의 영화선업 구조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연구의 대부분은 문서 연구와 현장 인터뷰라는 인문학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선호되어온 방법론을 사용하였다. 서술 중심의 연구는 한국의 영화산업의 변천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현재의 영화산업의 지형도를 그리기 위한 토대로서의 구체적인 계량적 수치를 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선행된 많은 연구들과는 달리 본 여구는 한국영화 산업이 1988년 시장개방을 기준으로 하여 실제로 어떤 변화의 과정을 겪어오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고자 하였다. 이 연구에 이용된 사회연결망 분석은 최근 사회학 분야에서 제시된 후에 산업구조 분석 등의 제반 분야에서 강력한 분석틀로 활용이 되고 있는 데 본 연구는 사회연결망 분석을 통해서 지난 30녀 년 동안의 한국영화산업의 제작 주체들의 공동작업 네트워크와 거래 네트워크를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연결망 분석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영화산업의 제작 부문을 중심으로 한 변화를 조망해 보고자 하는 이 연구에서 특히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다. 1. 영화시장 개방을 전후로 하여 한국영화의 양대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제작자와 감독이 함께 영화를 만드는 공동작업 연결망이 시기적으로 어떤 변화를 보였는가? 2. 영화시장 개방에 따라 영화제작 시장의 구조에 있어서 양극화와 결합양상에 특정한 변화가 야기되었는가? 3. 본 연구에서 규명하고 싶은 문제는 과연 영화시장 개방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볼 때 한국영화 제작 산업 연결망에서 중앙성 지표가 실제로 영화흥행을 예측하는 변인으로 유의미한가하는 것이다. 이상의 세 가지 연구 문제들을 규명함으로써 본 연구는 한국의 영화제작 구조가 산업화되어가는 과정을 계량분석을 통해 수치적으로 입증해 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2. 연구 목차

 

2. 선행연구

 

1. 시장개방과 한국 영화산업 구조의 변화

 

1) 국내 영화제작 부문의 변화

영화관련법 개정의 변천 과정은 영화산업 구조의 변화를 초래했다. 1962년에 제정된 최초의 영화법부터 1984년의 5차 영화법 개정 이전까지 과잉보호, 엄격한 규제, 검열, 임기음변식의 법 개정, 그리고 외형적 규모의 성장에 치중한 정책적 한계는 비합리적인 산업 구조를 초래하였다. 1984년 이전까지 한국영화의 제작 부문의 구조는 대기업화 정책에 의해 특징 지워진다.대기업화 정책에 의해 엄격한 시설 기준과 제작 실적에 따라 인위적으로 소수 제작사들을 유지하고 이들에게 외화수입권이 제한적으로 배정되면서 대명 제작, 외화수입권을 위한 한국영화 졸속 제작 등의 부작용이 초래되었다. 대기업화 정책은 제작, 배급, 상영 부문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하였고 제작 부문 중심의 규제에 치우쳤다. 1984년 5차 개정은 제작업과 수입업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환원하였고 수입업자와 제작업자의 분리 등록을 명시하였다. 영화검열제도를 심의제로 바꾸고 업무를 공연윤리위원회로 이관했다. 또한 영화제작과 수입업자 등록 시 예탁금을 납부하도록 하였고 영화제작업자로 등록하지 않고도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하는 독립영화제작 제도를 신설하였다. 제작자와 수입사가 분리됨으로써 외화를 통한 수익에 의존하던 충무로 토착 제작자본이 중요한 수입원을 잠식당하는 상황에서 1988년 허용된 할리우드 직배는 투자 자본은 수입외화가 아닌 국내영화의 흥행에 중점을 두어야 했다. 1974년 이전까지 한국영화의 자본시장은 지방흥행사인 '단매업자'에게 의존하였는데, 산업자본이 아닌 흥행자본에 의해 영화를 제작하였기 때문에 재투자나 거대자본 형성은 어려웠다. 지방흥행업자들의 자본은 1990년대 들어 비디오 판권료와 방송 판권료 등을 통해 제작자본의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대기업 자본이 영화계에 진입하기 이전까지는 제작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 영화시장의 개방은 할리우드의 전략에 의한 시장개방이었다. 1985년의 한미영화협상에서는 영화시장 개방이 결정되었고, 1986년에는 외국인에게 영화업을 개방하고 외국영화 수입 시 국산영화진흥자금 납부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6차 개정이 이루어졌다. 1985년 영화협상에 이어 1988년 재무부의 영화배급 및 제작에 관한 외국인투자제한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외국 영화사들의 국내 현지법인 설립과 직접 수입 배급이 가능해졌고, 1988년 3월 할리우드의 해외 공동 배급회사인 UIP-CIC의 직접배급 영화가 국내에서 최초로 상영되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어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대기업의 영화산업 진출을 할리우드 직배사의 한국시장 진출로 인한 외화 판권료 상승에 따라서 양질의 한국영화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활기를 띠게 된다. 삼성, 대우, LG 등 가전 3사는 VCR 보급과 함께 비디오 프로그램의 확보를 위해 간접적으로 영화산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초기의 투자형태는 비디오 판권 중심이었으나 1995년 이후에는 전액투자가 대부분이 되면서 판권을 소유하고 배급 및 상영에도 진출하게 되었다. 대기업 자본과 새로운 영화 인력들이 유입되면서 기획영화가 등장하였으며 프리프로덕션 관정을 통해 제작과정을 합리화하려는 시도와 분야별 전문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대기업 자본은 99년 삼성, 대우 등이 영화산업에서 철수할 때까지 한국영화산업의 가장 주요한 자금원으로 역할을 했다. 1998년에 닥친 IMF 경제위기 속에서 구조조정과정을 거치면서, 대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창업투자회사 등 금융자본이 새로운 투자자본으로 등장했다. 금융자본의 영화산업 진입의 배경으로는 대기업자본의 퇴조와 더불어 창투사의 자금 여유, 김대중 정권의 문화산업 지원정책 등을 들 수 있다. 제작, 배급, 상영 들을 수직통합 운영하고 의사결정 과정이 오래 걸린 대기업과는 달리 창투사들은 투자에만 집중함으로써 자본운영의 효율성에 중점을 두었으며 비효율성에 의한 제작기간의 연장이나 예산 초과 등에 대한 위험관리가 이루어졌다. 또한 2001년 이후에는 '영상전문투자조합'에 의한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금융자본의 유입은 자본공급 확대, 제작비 상승 그리고 합리적 제작시스템의 구축을 초래했다. 금융자본은 영상전문투자조합을 결성해 자본운용과 리스크 관리의 극대화를 꾀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국내의 영화 작업체는 1984년까지 영화사 허가제로 인해 20여개 사에 불과했으나 1984년 제 5차 영화법 개정을 통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되었고, 영화제작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독립영화사가 크게 증가하였다. 1999년에는 제작업과 배급업이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변경되면서 영화사 설립이 용이해지고 영화산업의 호조로 인해 영화제작업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사의 주요 인력은 작가, 감독, 배우 등으로 80%가 프리랜서 형태로 영화 한 편당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영화촬영이 끝나면 해산한다. 1990년대 말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한국영화제작 편수는 2000년 59편으로 증가된 이후 2003년에 80편, 2004년 82편으로 상승추세에 있다.

 

2) 국내 영화배급 부문의 변화

국내영화시장의 배급체계를 유통절차, 영화선정, 부율(제작사와 극장간 매출수입을 분배하는 비율) 및 상영기간의 조정, 상영계약, 그리고 배급형태라는 다섯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영화의 유통절차는 배급사가 연말에 다음 해의 대략적 배급대상목록(라인업)을 극장 측에 제시하고 상영을 의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현재는 배급사가 대다수의 극장과 직접 계약을 한다 2. 영화선정을 위한 계약 형태로는 일반적으로 블록부킹(block booking)과 개별영화계약(free booking)이 존재한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