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휜히 보이는 디지털시네마], U BOOK, 2006, (070528).

바람과 술 2008. 6. 15. 06:50

책을 내면서

 

제1부 디지털 시네마와 VFX

 

1.1. 영화의 발전과 VFX

 

1.1.1. VFX(Visual Effects)와 SFX(Special Effect)

: 디지털 VFX란, 영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에 적용되는 영상제작기법 중 컴퓨터 그래픽스(Computer Graphics, CG)에 바탕을 두고 있는 모든 종류의 디지털 기법을 일컫는다. 이 분양의 작업을 통해 가상의 물체 등이 영화 속 현실의 일부로 시각화 된다. CG 기술은 처음에는 SFX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다가, 기술발달에 따라 그 쓰임새가 넓어지면서 차츰차츰 SFX의 각 영역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디지털 색보정 등 기본의 SFX 영역을 넘어 촬영의 영역까지 CG의 역할이 확장되면서 사람들은 이를 부르기 위한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것이 곧 VFX이다. 현재 영화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고전적인 의미의 특수분장, 특수촬영, 스턴트 팀과 함께 VFX팀이 CG를 담당하는 팀의 의미로 별도로 존재하고 있는데 차츰 VFX를 총괄하는 VFX 수퍼바이저가 다른 SFX팀의 결과물까지 총괄하는 책임자로 변모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 VFX 수퍼바이저는 영화의 시각적인 측면을 책임지는 데 있어 기존의 촬영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지도 모른다.

 

1.1.2. 영화의 발전, CG, 그리고 VFX

: 영화를 발명한 것은 1895년 뤼미에르 형제이지만, 현실의 재현이 아닌 환상의 현실화라는 관점에서 VFX의 선구자는 조르쥬 멜리에스이다. 멜리에스는 일찍이 <사라진 여인>(1896년), <유령의 성>(1896년) 등에서 환상을 시각화하는 특수 촬영기법들을 발명했다.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1930년대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 부문이 신설된 시기이기도 하다. 1930년대의 전성기를 지나 40~50년대를 거치면서, 할리우드의 아성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 할라우드를 가장 위협한 것은 바로 텔레비전이었다. 할리우드는 텔레비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관객들에게 스펙터클한 시각적 체험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러나 이 시기에 상대적으로 VFX의 기술 개발 자체는 두드러지지 않았으며, 1930년대에 이미 개발된 특수분장 기술들이 <지구 최후의 날>(1951)과 같은 소위 'B급 SF영화'를 통해 반복 재생산 되었다. VFX 기술 발전이 다시금 시작된 계기가 된 것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작,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통해서였다. 이 영화는 영화의 시각적 표현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비슷한 시기 발전하고 있던 컴퓨터 그랙픽스 기술과 연동되면서 결국 <스타워즈>(1977)로 이어지게 되었다. VFX의 진정한 역사는 <스타워즈>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영화는 VFX의 기술 개발 및 그 적용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역할을 했고, 그 영향력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영화의 감독이었던 조지 루카스는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아 ILM(Industrial Light & Magic)이라는 VFX 전문회사를 설립한다. 80년대까지 CG는 실사와의 합성 및 배경표현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고 있었다. CG 기술이 영화 속 캐릭터에까지 직접 반영된 디지털 캐릭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어비스>(1989)로 부터이다. 그러나 진정한 디지털 배우의 힘이 폭발한 것은 바로 <터미네이터 2>(1991)에 등장한 액체금속 로봇 T1000을 통해서였다. <터미네이터 2>의 충격은 이듬해 <쥬라기 공원>(1993)의 디지털 공룡으로 이어진다. 1994년 제임스 카메론은 스탠 윈스턴과 IBM과 함께 ILM에 버금가는 VFX 전문회사 디지텅 도메인(Digital Domain)을 설립하여 첫 작품 <트루 라이즈>를 내놓았다. 같은 해 <크로우>(1994)에서는 주연배우 브랜든 리가 사망하자, 컴퓨터 합성을 통해 사망한 브랜든 리를 그가 직접 촬영하지 않은 장면에 출연시켰다. 이는 디지털 합성을 통해 디지털 액터를 창조해낸 첫번째 시도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CG에 기초한 VFX는 누구나 이 장면이 CG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드러내기보다, 이것이 실사 촬영인지 CG인지 구분할 수 없도록 영화 전반에 스며들어가기 시작했다. 영화 속 디지털 액터가 실사배우와 거의 근접한 지위까지 올라가는 한편, 같은 시기에 배우만 실사배우이되, 그 밖에 모든 것은 100% CG 작업으로 해결하는 일명 '스크린 영화'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디지털 액터를 실사배우처럼 정교화하는 작업과 스크린 영화에서 배경과 실사배우와의 합성을 정교화하는 작업이 하나로 만나는 지점에서 영화와 3D CG 애니메이션 사이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전통적으로 리얼리즘 경향이 강했던 한국영화에서 VFX가 두드러지는 영화는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영화가 거의 전부이다시피 했고, 공포영화마저 새로운 시도 없이 기존의 '처녀귀신' 캐릭터를 반복 재생산 함으로써 한국영화에서는 특수촬영 및 분장, 미니어처와 같은 고전적인 기법과 디지털 VFX 모두 발전속도가 매우 더뎠다. 한국영화에서 처음으로 CG 컷이 등장한 것은 1994년 <구미호>에 이르러서였다. 1996년 <은행나무 침대>에서 <사랑과 영혼>을 연상시키는 육체투과 씬 등이 CG로 표현되었고, 영화 자체도 큰 성공을 거두기까지 했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 시기까지 한국의 VFX 기술은 '우리도 한다'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단계였다. 1998년 <퇴마록>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전략을 최초로 채택하였는데, VFX와 블록버스터 전략의 시너지 효과를 잘 보여준다. <퇴마록>은 CG.미니어처.화공 특수효과 등 완성도 높은 다양한 영역의 VFX를 보여주어 진정한 의미의 한국적 VFX 영화로 평가 받았다. 같은 해 유사 할리우드 전략으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둔 <쉬리>(1998)가 등장하였다. 유사 할리우드 전략이란 단순히 상대적을 비싼 제작비, 마케팅 비용을 퍼붓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할리우드 수준에 근접한 VFX 완성도를 포함한다. <쉬리>의 성공요소 중 하나로서 기존 한국영화보다 한차원 높은 VFX가 주목받자, 이후 제작되는 영화들은 제작비 중 상당 부분을 VFX에 배정하기 시작하였다. 1999년의 <유령>, <자귀모>, <용가리>,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의 영화들은 20억원이 넘는 당시로는 대규모의 제작비 가운데 상당 부분을 VFX 부분에 투입하였다. 바야흐로 한국영화의 VFX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심지어 2001년의 <화산고>는 영화 거의 전체를 CG로 채우는 실험적인 시도를 하기도 하였다. 이후 VFX 기술은 더욱 빠르게 성장하여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르러서는 할리우드 수준에 근접한 자연스러운 VFX가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최근의 한국영화에서는 CG와 VFX 기술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영화는 IT 강국다운 기술력으로 할리우드 못지 않은 명장면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디지털 VFX 제작에 있어 몇 가지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VFX 제작 프로세스 전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관리할 CG 전문 수퍼바이저가 많이 부족하고, 제작시스템에 이러한 VFX 제작 프로세스가 체계적으로 자리잡지 못한 문제가 있다. CG 제작 전문 업체가 많이 부족하고, 이들의 실질적인 수입은 CF를 통해서 얻고 영화 작업에는 열정만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현실은 우리 영화 산업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작비가 모자라면 가장 먼저 VFX 파트가 타격을 입을 만큼 아직까지도 디지털 VFX에 대한 인식은 선진국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1.1.3. 영화 제작 과정과 VFX 제작 프로세스

: 시스템의 특성이 극도로 부각되는 파트가 VFX 파트이다. VFX 파트는 작업공정(파이프라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작품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각 파트에서 일을 맡은 디자이너드르이 역량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파이프라인을 디자인 하느냐 역시 중요하다. VFX 파이프라인도 영화의 전체 제작 프로세스와 마찬가지로 크게는 사전제작단계(프리 프로덕션), 제작단계(프로덕션), 그리고 후반작업단계(포스트 프로덕션)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경우 영화의 제작이 결정되고, 시나리오의 특정장면을 VFX로 처리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진 뒤, VFX 파트가 영화 제작팀에 합류하게 된다. VFX 파트는 CG로 처리할 부분의 촬영일정 스케줄을 조절하며, 촬영될 CG 컷에 대해 사전시각화(Pre-Visualization)하기도 한다(2D 스토리보드->3D 애니메이션). 사전시각화 작업과 병행하여 VFX 파트 내에서는 실제 장면에 쓰일 디지털 오브젝트의 모델링 작업이 시작된다. 모델링 작업부터를 VFX 파트의 제작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모델링->애니메이션->렌더링에 이르는 단계는 CG를 사용하는 보통의 3D 애니메이션 작업 파이프라인과도 유사). 한편, 실사와의 합성을 위한 카메라 및 조명정보 획득이 이루어진다. 이를 바탕으로 실사와 합성이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에서 조명 및 카메라 설계가 일치시키는 작업을 통해 합성을 하고 비디오 렌더링을 한다. 현장 촬영을 기준으로 사전/후반 작업을 구분하는 영화제작 프로세스에 따르면 영상의 합성은 후반작업에 속하지만, VFX 파이프라인에 있어서는 영상합성은 주요한 제작단계에 속한다. VFX의 제작단계는 비디오 렌더링을 통해 완료된다. 비디오 렌더링이 끝난 결과물은 최종 편집과 녹음을 거치고, 디지털 색보정을 통한 뒤 최종적으로 마스터링을 하게 된다. 이때 어떻게 상영할 것인가에 따라 필름 프린트를 뽑아내기도 하고, 디지털 상영을 위한 파일로 코덱압축 하기도 한다. 프리 프로덕션이란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다시 말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다. 이 과정은 영상이 제작된 후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고 머릿속의 영상을 글 또는 컴퓨터를 이용해 시각화가 가능한 영상으로 사전 제작해 봄으로써 보다 나은 수준의 결과물에 도달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프로덕션이란 작품을 구체적으로 필름에 기록하는 행위를 하는 단계로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계획한 방법이나 스케줄을 고려하여 촬영을 하는 단계이다. 영화의 시나리오 수립 등 프리 프로덕션 작업 이후에 이를 기반으로 영화 본 촬영 및 촬영본에 편집되어 사용된 CG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을 프로덕션이라 한다. 영화 촬영 시에 시나리오와 콘티와 더불어 감독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영화에 사용될 실사 촬영과 CG제작 결과물이 생성된다. 이 과정은 차후의 모든 수정 보완에 드는 시간과 경비를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느냐가 달려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CG작업은 미리 계획된 작업 외에 다른 부가적인 작업에 대한 경비 및 일정 등의 계획수립이 매우 중요하며, 기술적으로 성취가 가능한지, 실제 결과물의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의사결정 요소가 된다. 영화에 사용될 실사 촬영과 CG결과물은 실제 프리 프로덕션에 의해 모두 결정되는 것이 아니어서 늘 유동적이다. 일반적으로 실사 촬영에서 구현하지 못하거나 혹은 미진하다고 되는 부분이 CG 제작으로 전달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CG작업의 부담은 영화 계획 단계에서 예상했던 정도보다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 단계인 모델링은 특정 사물의 형태를 만들거나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일단 형태를 만든 후, 무늬와 색깔을 따로 찍는 텍스처(Texture) 과정을 거친다. 이런 각각의 촬영 후에 렌더링 과정을 거치면 물체의 형태와 색깔이 합쳐지고 빛과 같은 다른 요소들도 고려되어 실제 물체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후반작업이라 불리는 단계는, 촬영된 영상이나 필요에 따라 작업된 CG 결과물을 바탕으로 한편의 영상을 완성시키는 과정이라 하겠다. 후반작업에 있어 충분한 작업시간과 디테일한 작업 공정도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며, 이는 최종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다. 후반작업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들은 크게 영상의 편집.영상합성.색보정.녹음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영상을 최종 마무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이 단계에서는 프로덕션 과정을 거쳐 나온 영상과 3D 결과물을 합성하거나 전체 영상의 색을 보정하여 일관된 톤과 현실감을 살리는 과정이므로 프리 프로덕션 과정부터 각 과정들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구상되고 진행되어야 하며, 영상의 컴셉과 일관된 모티브를 유지하면서 가장 잘 맞는 영상이 연출되도록 노력해햐 한다. 포스트 프로덕션의 첫단계는 영상 편집이다. 그리고 나면 전체 영상을 보면서 조명상태나 광원의 변화에 따른 색변화를 체크하여 일관된 톤으로 색 보정을 하고 적극적인 연출방법으로 색상, 색대비(콘트라스트) 등을 인위적으로 영상에 가미하거나 변화시키는 색보정을 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편집된 영상 중에 2D나 3D소스를 합성해야 하는 컷들은 합성파트로 보내는데, 합성파트에서는 3D결과물과 영상과의 합성, 2D 이미지상의 매트페인팅 작업과 크로마키 작업 등을 진행하여 완성된 컷을 만들며, 편집파트에서는 다시 합성된 컷들을 취합하여 완성된 영상물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완성된 영상물은 마지막으로 녹음실로 보내고, 배경음악(BGM)과 효과음등을 영상물과 맞게 녹음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영상물을 완성한다.

 

1.2. 디지털 시네마 : 프리 프로덕션에서 극장 상영까지

 

1.2.1. 디지털 시네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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