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디지털 펀! 재미가 가치를 창조한다], 김학진 외, 삼성경제연구소, 2007.

바람과 술 2009. 9. 12. 02:57

프롤로그

 

1. 21세기의 핵심 가치, 재미

 

01 우리는 왜 '재미'에 주목하는가

 

일상생활 속의 재미

 

사람들이 재미에 집중하는 것은 재미가 경쟁 위주의 사회에서 쌓인 팽팽한 긴장을 풀어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펀 경영

 

펀 경영이란 직원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창의력을 자극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경영 방법을 말한다.

 

펀 마케팅

 

마케팅 분야에서도 '재미'는 중요한 요소다.

 

02 현대 사회에서 '재미'란 무엇인가

 

재미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재미가 즐거움이나 만족감과 비슷한 감정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재미는 즐거움이나 만족감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즐거움이나 만족감은 자신이 원하던 것을 노력하여 성취했거나 얻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만, 재미는 원하는 것을 얻는다고 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즐거움이나 만족감 같은 감정과 재미를 얻는 것은 전혀 다르다. 재미는 어떤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해 그것을 얻는다고 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재미는 목표 성취와는 상관없이 그 과정에서 다양한 활동 자체를 즐김으로써 느낄 수 있다.

 

재미와 유희 충동

 

충동을 만족시키고자 어떤 활동을 함으로써 우리는 최종적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힘이 필요하며, 힘을 사용하여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마음속에서도 충동에 의해 일을 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면, 유희 충동에 의해 놀이를 함으로써 얻는 '재미'도 하나의 심리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유회 충동을 만족시키는 일, 즉 놀이를 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재미이며, 재미는 놀이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즉 '재미란 유희 충동에 의해서 놀이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심리 에너지'라고 정의할 수 있다. 놀이는 재미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놀이를 통해서만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놀이 외에도 우리에게 재미를 주는 다양한 활동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얻어지는 재미는 저마다 다른 특성이 있다.

 

노는 재미 - 재미의 주인공

 

과거에 놀이는 일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여겨졌다. 현대 사회에서 놀이와 일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다. 놀이와 일의 구분이 점차 흐릿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놀이와 일은 그것을 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서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놀이는 또 일상생활, 즉 일과 같이 의무에 얽매여 하는 활동과 명확히 구분된다. 따라서 놀이를 통해서 얻는 재미는 현실이나 일에서 얻는 재미와 다르다. 놀이는 자발적인 행위이므로 놀이를 통해서 얻는 재미도 현실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준다. 놀이는 원하는 때 자유롭게 시작하여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 일과 달리 어떤 의무도 없으며, 오직 재미를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노는 재미는 정해진 형태가 없이 상황이나 희망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면서 반복된다. 놀이에는 정해진 규칙이 있지만 끊임없이 변하면서 반복되기 때문이다.

 

나누는 재미 - 유머의 예

 

유머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그 힘을 발휘한다. 유머를 통해서 얻는 재미는 결코 혼자서 느낄 수 없으며, 여럿이 주고받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나누는 재미'다. 유머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재미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 유머를 통해서 나누는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유머의 대상이나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배우는 재미 - 몰입의 예

 

최근 몰입 활동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몰입 활동을 통해서 얻는 재미는 괴로움을 잊도록 해준다는 면에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긍정적인 에너지의 측면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괴로움과 함께 즐거움이나 재미,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모두 잊게 한다는 데 몰입의 한계가 있다. 몰입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정한 목표를 성취하는 데만 모든 신경을 집중한 활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몰입 활동에서 재미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몰입의 대상이 중요하다.

 

03 긍정적인 심리 에너지, '재미'는 어떻게 얻을 수 있나

 

재미는 유희 충동에 의해서 놀이나 유머, 몰입 활동 등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심리 에너지다. 이와 같이 유희 충동에 의해서 어떤 활동을 하고 에너지를 얻는 과정은 하나의 총체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의 내용은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떤 목표나 생각, 감정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재미있는 경험의 내적 구성 요소

 

경험은 목표와 의식, 감정 상태로 구성된다. 즉 똑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어떤 목표나 의식, 감정 상태로 하는지에 따라 그 경험의 내용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질 수 있다.

 

목표

: 목표란 사용자가 어떤 활동을 함으로써 지향하는 결과를 의미한다. 이러한 목표가 있는지 없는지, 얼마나 명확한지에 따라서 목표 지향적 경험(goal mode)과 활동지향적(action mode) 경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목표 지향적 경험이란 명확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일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경험을 말한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하는 목표 지향적 경험에서 사용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편리성이나 효율성과 같은 실용적인 요소들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 아무리 그 과정이 재미있다고 해도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지 못하면 그 활동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다. 반면에 활동 지향적 경험이란 목표보다는 활동 자체를 중시하며 어떤 일을 하는 경험을 말한다. 활동 지향적 경헝에서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활동 자체를 즐기면서 재미를 얻고자 하는 유희 충동이 자연스럽게 발현될 수 있다. 활동 지향적 경험에서는 실용적인 요소보다 재미와 같은 유희적인 요소를 중요시한다. 따라서 우리는 목표 지향적인 경험보다는 활동 지향적 경험에서 쉽게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의식 상태

: 의식이나 감정 상태는 사용자의 주관적인 경험의 내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인간이 깨어서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의식은 경험의 인지적인(cognitive) 측면으로,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결정짓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의식의 수준은 각성된 정도인 활성화 상태에 따라 구분된다. 이러한 인간의 의식 상태는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게 사람이 목표 지향적이냐 활동 지향적이냐에 따라서 의식 상태는 다르게 지각될 수 있다. 목표 지향적 상태에서 활성화가 잘 되면 인간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보만을 질서 잇게 배치한다. 반면에 사용자가 목표가 없거나 활성화되지 않는 상태라면 의식은 여러 가지 정보를 무질서하게 방치한다. 의식이 질서를 갖추지 못하고 여러 가지 정보를 방치한다는 것은 언뜻 듣기에는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만큼 여유를 가지고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특정한 의도에만 맞추어 배열된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자극은 알아채지 못하며, 예상치 못한 자극에는 격렬하게 거부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특정한 질서가 강요되지 않는 자유로우면서도 적정하게 활성화된 의식 상태가 필요하다.

 

감정 상태

: 감정(emotion)은 경험의 정서적인 측면을 구성하며, 목표나 의식 수준의 영향을 받는다. 의식이 각성되더라도 목표 지향적인 상태인지 활동 지향적인 상태인지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활동지향적인 상태에서 적정하게 활성화되어 느낄 수 있는 유쾌한 감정인 흥겨움을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경험의 외적 구성 요소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 상상 속의 세계는 현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실과 전혀 다른 내용과 모습으로 움직인다. 이러한 상상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상상하기가 본래 특정한 목표가 없으며, 그 활동 자체를 자유롭게 즐기는 의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실제적인 활동으로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신뢰를 기반으로 예상을 깨는 자극을 주어야 한다

: 현실의 도고들을 가지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믿음만을 주어서는 안 된다.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그 상황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이나 예상을 깨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자극을 주어야 한다

: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이 필요하다. 이렇게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자극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유머로 다른 사람을 웃기기 위해서는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자극을 주어야 한다

: 재미를 주는 자극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함(vividness)이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조금씩 바뀌며 살아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생생한 자극은 의식의 질서를 흔들어 자유로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흥겨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자극은 사람들이 어떤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즉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은 생생함과 다른 개념이다. 사용자의 행동과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아 움직이는 생생함은 몰입이 아닌 재미를 준다. 생생한 자극을 통해서 재미를 얻으려면 규칙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즉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하다. 신뢰감을 기반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면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자극은 재미있는 경험을 하도록 한다. 또한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유희적인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면, 기업은 게임 중독과 같이 유희적인 시스템의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를 얻는 경험은 한 가지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다양한 외부 자극을 처리함으로써 한 가지 활동에 중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 디지털 기술이 가져다준 '재미' 에너지

 

01 디지털 시대의 기업 경영, '퍼놀리지'를 이해하라

 

디지털 사회에서 재미가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많은 기업은 재미를 제공하는 기술, 즉 '퍼놀로지(funology)'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퍼놀로지는 재미(fu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02 '디지털 펀', 무엇이 다른가

 

현실과 가상의 경계

 

모방과 표절의 경계

 

사이버 공간과 인간의 사물화

 

가면의 익명성

 

유비쿼터스

 

3. 디지털 세상에서 노는 재미

 

01 문화로 즐긴다. 온라인 게임

 

02 찍어야 산다, 우리 모두는 이미지 생산자 

 

03 내가 만드는 모두의 세상, UCC

 

04 온라인에서 골라 듣는다. 디지털 싱글

 

05 차 안의 만능 엔터테이너, '텔레메틱스'를 누려라

 

무선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의 합성어인 텔레매틱스(telematics)는 운전자에게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유래했다.

 

06 원하는 건 다 있다, 온라인 쇼핑

 

4. 디지털 시대의 나누는 재미

 

01 현실보다 생생한 가상의 공간에 사는 사람들

 

싸이월드 미니홈피

:

 

블로그

 

사이버 카페와 클럽

:

 

독립적 웹사이트의 기능 확대

:

 

가상현실 게임

 

개인 통신기기를 통한 공유

 

02 나누는 재미,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접근성

:

 

댓글을 통한 의사 소통

 

익명성

:

 

연결성

:

 

가치 없던 것의 가치화

:

 

다중적 정체성

 

역동성과 한시성의 양면성

:

 

악플

 

사생활 침해

:

 

불법의 온상

 

사이버 스토킹

:

 

나누는 즐거움에서 소외되는 계층

:

 

참여의 증대와 자본의 독점

 

03 블로그에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다

 

5. 함께하는 지식, 배우는 재미

 

01 무엇이 '배우는 재미'를 유발하는가

 

알고자 하는 동기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나타날 수 있다. 1.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간이라는 개체로서 생존을 위한 필요성에 따라 배워야 한다. 배움은 새로운 환경에 대처할 힘을 준다. 2. 주변 환경에 우리가 적응하기 쉽도록 원하는 방식으로 그 환경을 보존하고 수정하기 위해 필요하다. 3. 주제 자체에 대한 관심이 배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즉 주제 자체나 이에 수반되는 행동을 함으로써 오는 흥미가 바로 배움에 대한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중 재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3. 형태의 동기다.

 

02 '상황 뒤틀기'와 '대상의 통제'

 

03 '배움'을 통해 새로운 것을 느끼는 것이 바로 '재미'다

 

04 배움과 재미의 동학

 

05 배움과 재미의 선순환

 

기본적으로 재미의 원천은 자발적인 호기심이다. 이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자 욕구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호기심이 재미의 가장 기본적인 동인이고, 호기심이 충족될 때 재미를 느낀다는 게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학생들이 공부가 재미없는 이유로 볼 수 있는 몇 가지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공부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2. 공부라는 작업이 일련의 세부 작업들로 구조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에서 또 한가지 추론할 수 있는 것은 학숩에 재미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설정된 목표를 성취하는 데 쉽게 성취할 수 있는 작은 작업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사이사이 재미의 동인이라 할 수 있는 호기심이 소진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성취 결과의 관점에서 기대한 결과와 실제 결과의 편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06 '재미'를 설계하라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