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더 많이 소비하면 우리는 행복할까?], 야마다 마사히로/소데카와 요시유키, 홍성민, 2011.

바람과 술 2012. 12. 8. 23:25

프롤로그_ ‘소비〓행복’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제1장_ 소비 모델의 변화와 행복 스토리 

1. 물질적 풍요와 행복의 관계 

GDP와 행복


물질적인 풍요와 행복의 연관성에 대해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1인당 GDP가 일정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1인당 GDP와 행복지수 사이에 거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행복을 느끼기 위한 방법으로 두 가지 시스템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고통과 불쾌감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느끼는 행복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사회가 안겨 주는 행복이다.


소극적 행복의 사회


사람들에게 고통과 불쾌감을 주는 것은 대개 배고픔, 추위, 질병, 중노동 그리고 신체적 불쾌감 등이다. 1인당 GDP가 일정 수준 이상인 나라에서는 국민 대다수가 이 수준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복지 시스템을 잘 갖출 만큼 풍요로우면 국민은 최소한 이 정도 수준의 행복은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이 소극적 행복, 즉 '불행이 없는 상태'라는 점이다. 


 ‘소비 = 행복’의 시대


지그문트 바우만은 "행복을 줄 거라고 기대되는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이 근대사회의 행복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근대사회는 소비사회로 출발했기 때문에 소비하기 위해 생산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주장에 따르면 근대사회에서의 빈곤이란 "계속 구매할 수 없게 된 상태"라고 한다. 행복을 줄 거라고 기대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되는 것이 곧 빈곤이자 불행이라는 애기다. 바로 이것이 풍요로운 사회의 빈곤이자 불행이다. 그렇다면 '행복을 줄 거라고 기대되는 상품'이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행복을 줄 거라고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2. 소비사회 스토리의 2단계

 
풍요로운 가족 소비 스토리


일본에서 전후부터 1980년대까지는 풍요로운 가정생활을 위한 '가족 소비시대'였다. 가정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풍요롭게 갖춰 나가는 것이 곧 행복이었다는 의미다. 가족 소비시대 이 단계의 스토리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토리를 공유한다. 둘째, 개인 소비보다는 공동 소비가 일반적이다. 셋째, 스토리가 장기간에 걸쳐 계속된다. 


가족 소비 스토리에 편승해 성장한 광고


가족 소비 스토리는 당연히 기업(제조사) 및 광고(매스미디어)와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광고업은 '이런 생활이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는 스토리를 등에 업고 "그렇게 되려면 이런 소비가 필요합니다"라는 솔깃한 제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브랜드 소비 ― 소비의 개인화 시대


가족 소비시대 스토리가 가능했던 이유는 집안의 가장인 남성의 수입이 꾸준히 늘어난 덕분에 행복을 느끼게 해줄 상품을 계속해서 구매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는 순간 그 기대가 흔들리게 되었다. 이로 인해 다음 단계로 등장한 것이 소비의 개인화 시대, 즉 브랜드 소비시대다. 내가 정의하는 브랜드 소비란 고급 브랜드의 대중화는 물론 상품 자체에 개별 스토리를 붙여 그 스토리를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브랜드 상품을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것=행복'이라는 스토리가 '풍요로운 가정생활을 누리는 것=행복'이라는 스토리를 능가하게 된다. 소비 주체가 가족이던 것이 개인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족 소비가 사라지거나 가족이 붕괴한다는 애기는 아니다. 변화하는 것은 가족 소비와 더불어 브랜드 소비도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두 가지 방향에서 발생했다. 첫째, 물질적인 풍요로 가족 소비에 의한 행복이 한계에 달하면서 새로운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소비에 변화를 일으켰다. 둘째, 가족 소비에 의한 행복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사람들이 가족 소비 이외의 소비에서 행복을 추구하게 되었다. '풍요로운 가정생활을 누리는 것=행복'이라는 스토리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들도 개인적인 소비로 돌아선다. 단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것은 새 물건을 계속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인데, 새 물건이 전해 주는 '새 것'의 기간이 짧아진 것에 불과하다. 브랜드의 개념이 중요해진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브랜드는 행복을 줄 거라고 기대되는 상품의 가이드라인이 개인화할 때 그 위력을 톡톡히 발휘한다.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계속해서 행복을 줄 거라고 기대되는 상품을 제공해 그 브랜드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행복감을 충족시킨다.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가족 소비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던 광고는 '이 브랜드 상품을 가지면 얼마나 행복할까'하는 개인적인 스토리로 옮겨가게 되었다. 개인의 브랜드 소비시대 스토리에서도 그 기반이 되는 것은 행복을 주는 상품을 계속해서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다. 차이가 있다면 어디까지나 개인 소비이므로 가족 모두의 행복을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이 없어도 적은 돈으로 특정 종류의 상품 정도는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인의 브랜드 소비는 여유 수입이 적어도 최소한 한 가지 종류만큼은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한 가지 상품을 통해 행복을 얻는 시스템에 빠져든다. 그런데 그 한 가지 종류에서조차 자신이 집착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없게 될 거라는 예측을 하게 되었을 때 새로운 빈곤이 시작된다. 심지어 경제적으로 계속 구매할 수 있는 계층이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것에 대해 허무함을 느낄 때가 온다. 이처럼 계속 구매할 가능성이 사라진 계층과 계속 구매하는 것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없게 된 계층이 확대되면 브랜드 소비가 정체 상태를 보이게 된다. 


패러사이트 싱글의 출현과 브랜드 소비시대 

3. 소비 불안의 시대 

브랜드 소비의 정체 상태


소비 불안 시대의 도래


계획이 어긋난 패러사이트 싱글과 단카이 세대 

지금까지 일본 경제는 가족 소비든 브랜드 소비든 '행복을 주는 상품을 계속 구매하는 것=행복'이라는 스토리 속에서 계속 성장해 왔고 더불어 경제적인 삶도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행복을 주는 상품을 계속 구매하는 것=행복'이라는 모델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소비 불황을 타개하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현재 필요한 것은 행복을 줄 거라고 기대되는 획기적인 상품개발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행복 자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다. 새로운 형태의 행복이 필요하다는 애기다. 그것만 밝히면 새로운 소비 형태는 저절로 나타날 것이다. 


4. 탈소비사회의 행복 

제로성장사회의 행복


소비사회의 행복 시스템이 경제성장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제 현대사회는 바야흐로 제로성장시대에 돌입해 있다. 


새로운 행복 스토리


행복을 여는 열쇠로서 '관계'와 '시간'이라는 두 가지 축을 세워 보자. ① 관계는 가까운 사람이나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것으로 인생의 평면축이다. ② 시간은 글자 그대로 '인생의 시간축'을 의미하며 미래에 대한 전망을 나타낸다. 여기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는 것이 적극적 행복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이때 사회 속에서 '미래에도 그렇다'는 것을 확신하게 될 때 오래 지속되는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행복 스토리 역시 논리적 완결성을 갖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가면 새로운 행복 스토리는 과연 어떤 것일까? 우리가 가설로 세운 것은 다음의 세가지 스토리다. ① 자신을 추구하는 스토리(내적 감각) : 개인-개인의 내적 감각 ② 사회에 공헌하는 스토리(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감각) : 개인-사회의 관계 ③ 인간관계에 따른 스토리(스토리의 공유 감각) : 개인-개인의 관계.


행복 지원 산업에 대한 기대


기업은 사람들이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고 기대하는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과 더불어 그들이 행복을 느끼는 일을 지원하는 것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제2장_ 행복의 펜타곤 모델

 
1. 왜 지금 행복 열풍이 불고 있을까 

변화하는 가치관


종류가 같은 상품에 붙은 두 가지 가격 


2. 행복을 여는 열쇠는 무엇일까? 


행복의 정체


인간관계에 따른 행복


‘플로 행복’과 ‘스톡 행복’


경제학에 심리학적 사고방식을 도입해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항한 대니얼 카너먼 교수에 따르면 행복에는 '플로(flow) 행복'과 '스톡(stock) 행복'이 있다고 한다. 플로 행복이란 좋은 자극을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행복을 말한다. 스톡 행복은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안정을 느끼는 행복이다. 행복과 시간의 관계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행복에 영향을 준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자기 뜻대로 결정하는 것, 즉 '재량의 자유'도 행복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개인적인 자유의 또 다른 측면으로 늘 자신에게 적절한 난이도와 범위의 것을 다루는 '만족감'이 있다. 


행복을 측정하는 다섯 가지 열쇠


① 시간에 대한 충실도와 미래의 희망에 관한 요소 ②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충족에 관한 요소 ③ 재량의 자유에 관한 요소 ④ 내적인 긍정 요소 ⑤ 외부로부터 강제를 받지 않는 자유에 관한 요소.


행복의 펜타곤 모델


○ '시간 밀도'는 스토리에 몰입하기 위해 필요한 열쇠다. ○ '만족감'은 노력에 대해 보상을 받아 만족을 느끼는 가치를 평가하는 열쇠다. ○ '자존감'은 스토리를 스스로 긍정하는 열쇠다. ○ '인정'은 스토리를 타인이 긍정하는 열쇠다. ○ '재량의 자유'는 자신이 스토리의 진행을 조절하는 주인공임을 인식하는 열쇠다.

 

3. 행복의 펜타곤 모델 

① 시간 밀도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미래의 꿈과 목표를 위해 확실히 플러스로 작용할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시간 밀도는 '현재의 행동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가'와 ' 그 행동이 미래의 꿈과 목표에 직접 연결되어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가'에 관한 척도다.


② 만족감


③ 자존감 


④ 인정 


⑤ 재량의 자유


다섯 가지 열쇠를 상품 분석에 사용한다


모두 갖추지 않아도 행복을 얻을 수 있다


4. 소비 스토리를 대신하는 새로운 행복 스토리

 
행복 도구로서의 소비


↑   가치관(행복)  ↓
 ↑  ↑ ↓ 
 ↑  정서적 가치  ↓
 ↑ ↑   ↓
 ↑  기능적 가치  ↓
 ↑ ↑   ↓
 ↑  속성  ↓
↑   ↑  ↓
↑   상품  ↓


① 자신을 추구하는 스토리


② 사회에 공헌하는 스토리


③ 인간관계에 따른 스토리 


제3장_ 자신을 추구하는 스토리의 행복과 소비 

1. ‘표현의 불규칙화’가 소비를 창조한다 

차세대 소비의 천재들


소비의 패러렐 월드


‘차이’에서 ‘표현의 불규칙화’로


오타쿠가 만들어 낸 식품완구 열풍


몰입할 수 있는 사람, 몰입할 수 없는 사람


몰입하는 사람이 소비를 이끈다 


2. 만족감 소비 


탈(脫)가족 소비 스토리의 시작


무인양품의 ‘단순함’이 인기를 얻는 이유


‘수고로움’과 ‘불편함’을 소비한다


채소를 가꾸며 만족감을 얻는다


신체를 단련하며 만족감을 즐긴다


집안일도 취미가 되면 즐겁다


편리함에서 소박함으로


만족감에 대한 욕구


돈으로부터 해방되는 행복


3. 새로운 싹 


코믹마켓의 진보성


록페스티벌의 질서


이러한 질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것이다. 이것은 자기완결의 관계이자 동시에 공공에 공헌하는 희망의 싹이다. 여기서 우리는 더욱 커다란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제4장_ 사회에 공헌하는 스토리의 행복과 소비 

사회에 공헌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비


책임감 있는 삶


초연함으로 강해진다


지속가능한 사회로 디자인하기


생활 속에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더한다 

제5장_ 인간관계에 따른 스토리의 행복과 소비 

자신의 ‘자리’가 필요하다


‘관계’를 소비하는 사람들


인간관계를 넓히기 위한 소비


소재거리를 산다


상대의 행복을 산다 

제6장_ 궁극의 소비로서의 ‘일’ 

일이라는 ‘소비’


일을 ‘사는’ 사람이 나타났다


일을 즐기기 위한 투자


행복의 다섯 가지 열쇠를 충족시키는 ‘일’


돈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사람들


일과 여가의 양립


생활 만족에서 인생 만족으로


소비의 방정식이 달라진다


모두가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사회 

제7장_ 관계와 행복의 변증법적 관계


사람은 무언가와 관계를 맺고 있어야 행복을 느끼게 된다. 첫째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이다. '몰입'은 자신과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자기 내면이 연결되는 것으로 이것이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둘째는 사회와 자신과의 관계다. 셋째는 가까운 타인과의 관계다. 전근대사회에서 '관계'는 그냥 주어졌다. 이제 전통적인 관계는 사라졌다. 공간이동이 자유로워지면 지역사회의 관계는 그 결속력이 약해지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관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소비 스토리의 이면에는 '관계'가 숨어 있었다.  

에필로그_ 가족 소비모델을 대신할 새로운 행복 스토리를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