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스테파노 자마니/베라 자마니, 송성호, 김현대, 한국협동조합연구소, 2013, (140830).

바람과 술 2014. 8. 30. 22:08

책을 펴내며 

감수의 말 

우리는 뉴질랜드를 농업보조금이 없는 나라로 알고 있다. 농업을 온전히 시장에 맡겨 성공한 대표적인 벤처마킹 모델이라고 정부와 언론이 선전했다. 하지만 거짓이다. 뉴질랜드는 보조금을 없애면서, 협동조합에 수출독점권이라는 특권 중의 특권을 부여했다. 지금까지 협동조합으로 다양한 기업을 운영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첫 번째 대답은, 협동조합으로 기업을 할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둘째 이유를 꼽는다면, 법 제도가 미비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드리는 인사말


수 세기 전부터 시작된 시장경제 체제에는 두 가지 핵심 단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쟁'이고, 두 번째는 '협동'입니다. 협동조합의 요체는 바로 '미래를 바라보는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협동조합 운동을 이해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운동을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머리말 

1장. 두 얼굴의 야누스

 
협동조합과 시민시장


시장 안에서 작동하고 그 원리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협동조합은 경제적 차원의 기업이다. 경제 외적인 목적을 추구하고 다른 주체들과 전체 사회에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협동조합은 사회적 차원의 단체이다. 협동조합 기업의 지배구조가 난해한 것은 시장 코드와 사회적 코드라는 이중의 상징 코드로 정체성을 이루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같은 기업의 경제적 행동은 다른 동기들에 의해 작동하며, 자본주의 기업의 단순한 도구적 합리성과는 다르지만 나름의 합리성을 띠고 있다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시민시장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시민시장은 경제와 사회의 격차를 줄여 나가고 개인이나 집단이나 누구나 경제적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통합의 메커니즘을 활성화하는 속성이 있다. 조지프 슘페터가 '창조적 파괴'(자본주의 시장은 파괴하면서 창조하고, 창조하기 위하여 파괴한다)라고 일컬은 전형적인 자본주의 과정 이외에 다른 대안의 존재를 깨닫고 있었다. 이 위대한 오스트리아 경제학자는 이런 말도 했다. '진짜 중요한 경쟁은 가격 경쟁이 아니라 새것으로 대체하기 위해 옛것을 파괴하는 경쟁이다'. 창조적 파괴로 창출되는 가치가 파괴되는 것의 가치보다 크다면 창조적 파괴는 일정한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처럼 그 가치의 크기가 역전된다면 정당성은 사라진다. 지위 경쟁이 시장을 지배한다면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나, 경쟁적 협력은 그런 상처를 치유하는 강력한 효능을 발휘한다.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경제


13세기 말에서 16세기 중반에 걸쳐 이탈리아의 움브리아와 토스카나에 태동해 번성했던 유명한 '도시문명'이 있었다. 그 특징은 무엇이었나? 먼저 현대인이 생각하는 '참여' 민주주의가 작동했다는 점이다. 이 민주 제도는 도시의 흥망에 따라 독재 정부가 탄생할 여지를 남겼지만, 동시에 영토를 수호하는 자치 정부와 공동 책임의 바람직한 상을 도출해 냈다. 오늘날 진정한 시민사회를 이루는 신뢰와 호혜, 우애와 같은 '시민의 미덕'은 이러한 공동체 생활을 통해 구체적으로 함양되었다. 이들 도시에서는 이후의 발전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두 가지 다른 차우너의 '사회생활'이 싹을 틔웠다. 하나는 과거로부터 끊임없이 현재를 재창조하는 작업이었다. 또 하나는 예술 후원 활동이었다. 지금 시대의 눈으로 보면, 도시문명의 요체가 바로 시장경제이다. 시장경제의 세 가지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는 노동의 분업으로, 이를 통해 육체적·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일을 할 수 있도록 생산을 조직화했다. 노동의 분업이 없었다면, 재능이 모자라는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스스로 조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성장 우선의 원칙, 즉 축적이다.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고 동시에 공동체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를 생산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시장경제의 마지막 세 번째 원칙은 기업의 자유이다. 창의성,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 정신, 복잡한 일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 기업가에게 꼭 필요한 이 세가지 자질을 갖춘 사람은 군주나 관료의 지시에 매이지 않고 주도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한다. 하지만 경쟁적인 경제에서는 절대적인 기관의 의지가 아니라, 잘 정돈된 '규칙'하에 '합리적'으로자기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상호 작용에 따라 그 결과가 정해진다. 우리는 이 네 가지 핵심 단어의 의미를 잘 파악해야 한다. 상호 작용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말은 누구도 선택의 자유를 앗아 가는 결핍의 상황이나 강압으로 인해 행동을 제약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자기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여러 선택지의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고 동시에 판단 기준을 세울 수 잇는 능력을 경제 주체들이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경쟁이 반드시 이윤의 논리를 따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 행위자의 '목표'는 이기적일 수 있고 호혜적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 자신의 추구하는 목표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합리성의 요건은 충족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참가자가 알 수 있고 권위를 강제되는 잘 정돈된 '규칙'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 네 번째 요소, 즉 시장 참가자들이 추구하는 특정한 목표는 공동선 또는 전체선으로 나누어진다. 공동선은 시민 시장경제의 목표이고, 전체선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목표이다.   


공동선 대 전체선


자본주의는 공동선의 논리를 전체선의 논리, 즉 '이윤 동기'로 점차 대체해 갔다. 생산 활동의 목표는 투자자들에게 배당할 이윤의 극대화라는 한 가지에 맞춰졌다. 전체선은 각 개인이나 집단의 선을 모두더한 것이고 공동선은 개인이나 집단의 선을 모두 곱한 것에 해당할 것이다. 전체선에서는 일부가 다른 것을 무효로 만들더라도 전체가 양수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곱셈에서는 사정이 전혀 달라진다. 다르게 말하면, 공동선의 원리에서는 한쪽을 희생하고 다른 쪽을 보태는 트레이드오프를 인정하지 않는다. '누구나'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누린다는 생각이 그 근저에 깔려 있다. 반면 전체선의 원리에선느 한 사람은 특정한 효용함수를 가진 주체이고, 이때의 효용은 얼굴이 없고 고유의 정체성이나 자기 역사가 없기 때문에 쉽게 더해지거나 비교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제 두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나는 기업 활동이 필연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또 자본주의 기업이 유일한 기업 형태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2장. 협동조합 기업의 탄생 

협동조합은 어디에서 생겨났나?


사회적 연대 또한 시대의 변화 요구에 직면했다.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자립 능력이 없는 사회 집단을 단순히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노동을 희생시키는 강력한 자본의 힘에 맞서야 했다. 19세기 중반에 생겨난 4개 모델은 소비자협동조합(영국), 노동자협동조합(프랑스), 신용협동조합(독일), 그리고 농민협동조합(덴마크)이었다. 한 세기 뒤에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사회적협동조합이 다섯 번재 모델이다. 


주요 협동조합 모델들


19세기 사상가들이 본 협동조합


유럽 협동조합의 전통은 처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학파와 앵글로-이탈리아 학파라는, 뚜렷이 구분되는 두 개의 사상적 흐름으로 나누어진다. 프랑스의 운동은 협동조합을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해독제로 보았다. 영국의 경제학자들은 협동조합의 긍정적인 면을 뚜렷이 인식했으며, 협동조합이 이전의 자선 사업과도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협동조합의 장점은 지침이 위에서부터 하향식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이 자기 삶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것이었다. 19세기의 선도적인 이탈리아 협동조합 연구자들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비판했지만, 협동조합 기업이 시장경제와 갈등 관계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협동조합이 시장의 잠재력을 완벽하게 해방시키는 도구라고 보았다.  

3장. 협동조합이란 무엇인가? 

협동조합 기업의 고유한 특성들


ICA는 협동조합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을 통해 공동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자율적 연합'이라고 정의했다. 맨체스터 총회에서는 협동조합의 7대 원칙을 제정했다. ①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가입. ②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통제. ③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④ 자율과 독립. ⑤ 교육, 훈련 및 홍보. ⑥ 협동조합 간의 협력. ⑦ 지역 사회 기여. 미국 농무부(USDA)가 정합 협동조합 기업의 정의는 이용자가 소유하고 경영하며 이용 규모를 기준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사업체'라고 정의했다. 협동조합의 근본 목적은 조합원이 기여하는 노동이나 자산 제공 또는 상품·서비스의 이용과 같은 그 어떤 것에 대해서 보상을 극대화하는 것이지, 자본주의 기업처럼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  


보완적 요소들


협동조합은 불가분의 두 가지 독특한 차원이 결합한 경제 주체라고 요약해 말할 수 있다. 하나의 차원은, 각자의 필요는 제각각이지만 사회적 동기를 공유한 여러 사람들이 혼자서는 이루기 어려운 목적을 향해 자유롭게 뭉치는 연합주의이다. 또 다른 차원은 기업가 정신이다. 


협동조합은 왜 존재하는가?


수요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협동조합은 사기업과 공기업이 특정한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거나 특정한 위기 상황을 해결할 능력이 부족할 때에 그에 대응해 생겨나는 것이다. 즉 시장의 논리로도 정부의 논리로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목표를 이룰 수 없는 이른바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가 벌어졌을 때, 이를 치료하는 일시적이거나 지속적인 처방으로 협동조합을 생각한다. 다시 말해 시장이 완전경쟁의 이상형에 보다 가까워지고, 국가 공무원들 스스로 관료적 월권이나 부당한 정책 로비를 적극적으로 제거한다면, 그만큼 협동조합에 대한 필요성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공급 측면의 접근법은 관점을 뒤집는다. 여기에서 협동조합은 적극적인 자유 곧 '무엇을 할 자유(freedom to)'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만들고 지켜 나가는 것이다. 강제가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와 달리 '무엇을 할 자유'는 목적 지향성을 갖고 있다. 이때의 목적은 자기가 속해 있는 기업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말한다. 공급 측면의 접근법에서 기본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협동조합이야말로 노동을 단순한 생산 요소가 아니라 자아실현의 기회로 여기는 가장 선진적인 기업 형태라는 것이다. 경제 행동에는 두 가지 중요한 유형의 동기가 있다. 하나는 주어진 조건에서 가능한 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일하는 목적론적 동기로, 이는 욕구와 같은 특별한 열정으로부터 나온다. 다른 동기는 비도구적인 것으로 단지 최종 성과물만이 아니라 본질적인 의미를 추구한다. 이 동기는 공평성, 호혜성, 자유에 대한 사랑과 같은 가치로부터 솟아난다. 시장 내부의 모든 주체들은 각각의 동기를 서로 다른 비중으로 갖고 있다. 이 모델의 의미는 유일하게 정당한 사회적 유대는 개인의 이익을 가장 잘 만족시키는 유대라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대하여


경제적 행동은 예외 없이 항상 공동 행동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동' 행동이란 복수의 행위자의 의도적인 기여가 개입된 행동을 말한다. 공동 행동은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모든 참여자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각각의 참여자는 공동 행동의 주체이고,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공동 행동은 집단행동과 구분된다. 집단행동에서는 각자의 정체성도 인격적 책임도 사라진다. 셋째, 참여자들은 같은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친다. 다수의 사람이 상호 작용을 한다고 해도, 각자 다륵 모순된 목적을 추구한다면 공동 행동이 구성되지 않는다. 그런데 공동 행동은 그 '공동성'의 주체에 따라 달라진다. 공동성은 수단이 될 수도 있고, 목적이 될 수도 있다. 공동성이 수단인 경우, 기업이 자본주의적이며 개인 간의 관계는 계약에 의해 지배될 것이다. 이에 반해, 공동성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협동조합 기업이다. 각자의 목표르 추구하는 데 모두 동의한 상황(자본주의 기업)과 하나의 공동 목적에 모두 동의한 상황 사이의 차이에 주목해 보자. 이것은 지역의 공공성과 공동선 사이의 차이와 같다. 공동선에서는 각자 그 이용에서 얻는 이익이 다른 사람들이 가져가는 이익과 분리될 수 없다. 반면 공공선에서는 그렇지 않다. 다시 말해 공동선에서 각자의 이익은 상대방의 이익과 함께 실현 된다. 다시 말해 공동선에서 각자의 이익은 상대방의 이익과 함께 실현된다. 사적인 선에서처럼 상대방에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고 상대방의 이익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공공선과 다르다. 공공이 사적인 것의 반대라면, 공동은 나만의 것의 반대이다. 공동은 나마의 것도 아니지만 꼭 모든 사람이 것도 아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조합원들 간의 관계가 공동 목표를 지향하는 기업 형태이다. 특수한 경제 활동을 통해서 상호 부조를 달성한다. 협동의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브래트먼은 세 가지 조건을 답으로 제시했다. 상호 민감성, 헌신적인 공동 활동, 헌신적인 상호 지원이다.첫 번째 상호 민감성, 헌신적인 공동 활동, 헌신적인 상호 지원이다. 첫 번째 상호 민감성이라는 조건은공동 행동의 모든 참여자는 다른 사람들의 의도가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인정해야 하며, 이 원칙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사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모든 조합원이 같은 행동을 할 의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헌신적인 공동 활동은 때로 동기가 다르더라도 조합원 모두 공동 활동에 헌신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공동의 결과물에 각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계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세 번째  헌신적인 상호 지원이 의미하는 바는, 최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각 개인이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고 서로 약속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 지원은 공동 활동을 벗어나거나 공동 활동이 끝난 뒤가 아니라 공동 활동이 이루어지는 동안 제공돼야 한다. 서로 이해관계가 부합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지원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조합원들은 자신의 복지에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조합원들은 자신의 복지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복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것이 '상호성'이란 이름 아래 협동조합이 실천하는 호혜의 원칙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이다. 요컨대 두 가지 기업 형태는 '행동'과 '행위' 사이의 차이로 식별할 수 있다. 그들 스스로 선택한 목적을 수행할 때 사람은 '행동'한다. 그러나 그저 '행위하는' 사람,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 남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 모를뿐더러 혹 알고 있다 하더라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4장. 전 세계 협동조합의 발전 

국제 협동조합 운동의 생성


프랑스


핀란드


스위스


독일 

스페인


미국


캐나다


일본


인도 

5장. 이탈리아의 협동조합 운동 

기원


초기 협동조합의 이데올로기는 마치니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자유주의적이었으나, 1880년대에 사회주의 사상이 협동조합 운동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1890년대로 접어들면서, 가톨릭도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협동조합의 개화


파시즘의 공격과 생존


전후 부흥과 재조직 

이탈리아 협동조합 법제화의 가장 중요한 결과 두가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법제화에 크게 영향을 준 정치적·문화적 타협이다. 이 타협의 핵심은 국가는 조세 감면 같은 형태로 협동조합에 경제적 유인을 제공한다는 것이고, 대신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기업과 국영 기업의 틈새 역할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성명이나 문서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이러한 타협은 국가 경제의 발전을 좌우하는 다른 형태의 기업들을 협동조합이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탈리아 협동조합 운동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피터 팬' 증후군으로 꽤 오랫동안 시달려 왔는지,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피터팬' 증후군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이 시장의 틈새에서 오직 작은 규모로만 유지될 수 있다는 관념이다. 1977년 판돌피 법이 제정된 뒤에야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협동조합이 사실은 사업을 하는 다른 방법이며, 경제 행위의 사회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묶어 해석하는 독창적인 방식임을 깨닫게 됐다. 협동조합이 크면 클수록 그 정체성이 강해지고, 다른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협동조합은 소규모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기업의 적정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의 역사적 조건이다 생산 기술이다. 법률이나 제도적 형태가 행동의 준칙을 규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주변부에 머무르던 이탈리아 협동조합이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기까지 두 번의 중요한 고비가 있었다. 먼저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초 사이에 일부 지역에서 합병과 네트워크 형성(대개는 컨소시엄)을 통한 확장이 이뤄지고 동시에 개별 조합들의 운영 및 경영상 통합이 진행됐다. 다음으로 1990년대에 비협동조합 기업들을 보다 과감하게 인수해 협동조합이 통제하는 기업 집단을 이루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협동조합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도소매


건설


식품 가공


시설 관리 및 기타 서비스


사회적 서비스


상호 신용 및 보험 

6장. 협동조합 기업의 경제적 성과 

신고전파의 접근


어느 경제 주체가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위탁받든지 간에 중요한 사실은 권한의 귀속이 언제나 암묵적으로 권한을 남용할 위험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견제와 통제를 할 수 있는 최종 권력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거나 혜택을 축소할 수 있지만, 비용을 부과하는 사람들이 그에 대응해서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시장과 달리 기업 내에서는 기본적으로 통제자와 피통제자 간에 즉석 협상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자본주의 기업과 협동조합 기업의 근본적 차이는 자산 소유 방식(둘 다 사적 소유이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 공급자와 노동 공급자 중에 누가 궁극적으로 기업을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서 '궁극적' 통제권이라 말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비대칭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자본주의 기업을 통제하는 사람들은 자본 시장과 노동 시장 양쪽에서 '조정'을 통해 이윤 극대화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반면, 협동조합을 통제하는 사람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신제도학파의 접근


협동조합에서는 조직의 사명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해 내부 이해집단 간의 갈등이 벌어지면, '다수에 의한 폭정'의 위험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자본주의 기업에서는 '폭정'을 당하는 소액 주주는,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유감없이 회사를 떠나면 그만이다. 자본의 투입과 노동의 투입 간에 뚜렷한 불균형을 인식해야 한다. 자본의 소유권은 한 사람에게 다른 사람에게로 쉽게 이전될 수 있지만 노동의 힘은 양도할 수 없다. 요약하면 자본주의 기업과 협동조합 기업의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고, 그래서 상대적 효율성의 차이를 일으키는 것은 노동의 비양도성과 자본의 양도성이다.  


정태적 효율성이 부적절한 잣대인 이유


첫째, 많은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효율성'이라는 개념은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공리주의에서 효율성의 개념이 도출되었기 때문인데, 공리주의는 분명이 경제 원칙이 아니라 윤리적 원칙이다. 두 번째 이유는 분명한 이상주의적 동기를 감안하는 것이 여러모로 협동조합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두 가지 형태의 기업에 대한 표준 비교 분석에서는 이러한 이점들이 결코 나타나지 않는데, 여기에서 사용하는 합리적 선택 패러다임이 주체들의 내적 동기를 적절하게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도구적 합리성은 마음이나 정신의 동기나 태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 끝으로 세 번째 이유는, 협동조합 기업이 일으키는 긍정적인 사회적 외부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사회의 민주화이다. 생산 현장에서의 민주주의가 정치 제도의 민주화를 강화하고 지지하는결과를 이끌어 낸다. 따라서 비교가 의미 있고 유용하기 위해서는 동태적 효율성 개념이 판단 척도가 되어야 한다. 경제적 게임을 위한 일종의 제도적 장치를, 결과에 영향을 끼치지만 결과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불변의 전제로 받으들인다면 심각한 '단기주의'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왜냐하면 사회의 경제적 타산만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경제적 타산에 기인하지 않은 방식으로 사회 구성원들이 행도하도록 도덕적인 의무를 지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핵심 제도인 자본주의 기업은 수 세기에 걸쳐 철저히 위계질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하나의 생산 시스템은 특정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얻기 위해 자신의 재화와 서비스를 양도하는 중추 구조를 중심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포스트모던 시대로 이행하는 오늘날 사회에서는 민주주의 원칙과 자본주의 원칙이 공존하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주된 문제는 '공중의 사유화'이다. 즉 각 기업 내부에서는 민주적 원칙이 무시되는 상황에서, 시장에서 기업 간에 민주적 원칙을 요구하는 모순이 존재한다. 협동조합의 긍정적인 사회적 외부성이 강조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노동자 자신을 생산활동을 통제하는 위치에 둠으로써, 시장경제를 활성화하는 평등과 자유의 원칙을 기업 자체에 적용한다. 적어도 원칙적으로는 협동조합이 그렇게 현실적 모순을 해결한다.  


7장. 협동조합의 지배구조 

금융화시대의 협동조합


협동조합을 바르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노동자-조합원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둘째, 성실하게 공평성을 실천하고 종속이나 착취를 배제해야 한다. 의사소통은 정보 제공과는 다른 것이다. 의사 결정을 조정해 나가기 위해 완전한 정보 제공이 꼭 필요하다면, 협동 조합은 특별한 형태의 참여 민주주의 작동을 전제로 한다. 협동 조합적 사업 방식의 독특한 중요성은 경제적 관계의 영역까지 의견 표출의 공간을 넓혔다는 데 있다. 모든 공공 행동에서, 곧 모든 기업에서 각 개인의 요구를 수렴할 수 있도록 명령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자본주의 기업에서는 명령이 권력의 위계를 통해서 내려오고, 명령하는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소간 독재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협동조합 기업에서는 명령이 권위와 연결되어 있어, 누구도 자기가 생각하는 공동 행동의 방식을 타인에게 강제할 수 없다. '사명'은 내부 구성원들이 금전적 보상을 넘어 성공을 평가하는 여러 요소들의 통합이라고 베슬리와 가타크가 말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협동조합은 행위자들의 동기에서 힘을 끌어내는 사명 지향적인 조직이다. 협동조합 같은 사명 지향적 기업에서는 내적 동기의 차이를 잘 조직해 안정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낼 것이다. 


법제화 노력


개정 회사법과 이탈리아 협동조합 

협동조합과 민주적 이해관계 

8장. 협동조합 기업이 대안이다 

우리 시대의 흥미로운 현상은 '사회적 책임을 지는 소비자'의 등장이다.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에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인 시민 또한 스스로 가치 있고 중요한 존재라고 여기면서, 자신의 권력인 '구매력'을 행사하는 시민적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 T. S. 엘리엇은, 우리가 나무를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저 심고, 보살피고, 시간이 흘러 나무가 자라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성장을 촉진할 수는 있다. 시간 속에 살지만 시간이 없는 동물과는 다르게, 인간에게는 시대를 바꿀 능력이 있다.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부록_ 초심자를 위한 협동조합 이해하기 

1. 오래 흥하는 협동조합의 조건 - 자마니 교수 Q&A 

물건과 서비스를 시장에서 사고파는 개념은 시장경제이지만 자본주의와는 다르다. 협동조합과 기존 자본주의 기업과의 관계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는 협동조합이 자본주의 기업을 대체할 대안이라는 것인데 이 의견은 극히 소수의 입장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접근으로는 미래가 없고 고립을 초래할 것이며, 극단적으로 가면 공산주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협동조합을 자본주의 기업을 보완할 것이라는 입장인데, 중요한 것은 대안과 보완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을 부정하거나 축소해서는 안 된다. 


갈등을 해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전쟁을 벌이는 것, 다른 하나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해서 더 성장하는 것이다. 갈등을 관리하는 핵심은 세 가지이다. 우선 공정하고 평등해야 하고, 둘째로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갖춰야 하며, 마지막으로 민주적으로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해야 한다. 


협동조합 분야에서 일하려 한다면 두 가지를 권고하고 싶다. 첫째는 교육이고, 둘째는 다양한 사례 습득이다. 


2. 왜 협동조합의 원칙이 중요한가? 

로치데일 협동조합 원칙 ① 조합원은 1인 1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② 자금은 기분가 아니라 조합원의 출자에 의해 조달한다. ③ 출자에 대한 이자는 일정 이율 이하로 억제한다. ④ 잉여금(영리기업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이 발생했을 때에는 이용액에 따라 분배한다. ⑤ 상품은 시가로 조합원에게 공급한다. ⑥ 외상 판매 등을 하지 않고 현금으로 공급한다. ⑦ 좋은 품질의 물건을 정확한 중량으로 공급한다. ⑧ 정치와 종교에 대한 중립을 지킨다. ⑨ 조합원 교육에 힘쓴다. 


협동조합의 원칙(파리 대회) ① 조합 공개 제도. ② 민주적 운영(1인 1표제) ③ 이용액에 비례한 잉여금 분배. ④ 출자에 대한 배당의 제한. ⑤ 정치적 및 종교적 중립. ⑥ 현금 거래. ⑦ 교육 촉진. 


협동조합의 원칙(빈 대회) ① 가입, 탈퇴의 자유. ② 민주적 운영. ③ 출자 배당의 제한. ④ 잉여금의 처분 방법. ⑤ 교육 활동 촉진. ⑥ 협동조합 간 협동. 


협동조합의 원칙(현행) ①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② 조합원에 대한 민주적 관리. ③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④ 자율과 독립. ⑤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⑥ 협동조합 간의 협동. ⑦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 


3. 앗! 이것도 협동조합 

4. 우리에게 적합한 협동조합 유형은? 

협동조합의 유형은 △ 소비구매협동조합, △ 소비이용협동조합, △ 직원협동조합, △ 사업자협동조합, △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 △ 사회적 협동조합, △ 의료사회적협동조합 등 7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주된 목적은 무엇인가? 둘째, 조합원이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일반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동기는 보통 ① 생활·소비의 필요 ② 사업·경영의 필요 ③ 상호제공·상호이용의 필요의 3가지로 나뉜다.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사회적 목적 실현을 동기로 삼는데, 보건의료라는 특수한 필요성만을 따로 취급한다. 셋째, 협동조합으로 하려는 주된 사업은 무엇인가?


5. 협동조합기본법 해설 

6. 협동조합 표준정관례 

7. 주요 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