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나카자와 신이치, 김욱희, 동아시아, 2003, (150428).

바람과 술 2015. 4. 28. 00:50

머리말 : 카이에 소바주에 대해서/6

최초의 철학/12


신화는 인간이 최초로 생각해낸 최고의 철학입니다. 우리가 오늘날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이쓴 것은, 신화가 처음으로 개척해서 그 후에 전개될 모든 것을 선점해둔 영토에서, 자연아의 대담함을 잃은 신중한 걸음걸이로 뒤쫓아가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신화의 특유의 논리에 의해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논리는 언뜻 보면 우리가 보통 '논리'라고 부르는 것과는 매우 이질적인 작용을 합니다. 게다가 신화는 '감각의 논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층 더 비합리적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신화는 원래 구전되는 것이므로 이야기의 한 형태인 셈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보통 이야기라고 부르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신화는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신화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엄숙한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화는 인간의 정신의 심오한 곳에서 작용하는 무의식의 논리 과정이 외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자유로운 결합이나 반전 혹은 변형의 과정을 거쳐서 스스로를 전개시키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렇게 델리케이트 한 것을 함부로 세속적인 의식 속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비밀스런 분위기가 신화를 일반적인 이야기와 구분해줍니다.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신화의 수수께끼/45

신화논리가 선호하는 것/71


흥미롭게도 전세계의 신화에서 '곡물의 기원에 관한 신화'를 보면 콩과 곡류가 대립되어 있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콩도 곡류도 인간의 생명을 키워준다는 의미에서는 생명에 속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곡류와 두류를 대립시켜 보면, 곡류는 보다 생명에 가까이 있는 먹을거리이며, 콩은 죽음에 가까이 있는 먹을거리로 간주되었던 것 같습니다. 


콩에는 죽음의 향기가 배어 있기 때문에 망자는 콩을 좋아합니다. 그런 콩을 매개로 해서 인간은 망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믿어, 망자를 부르기 위해 콩을 요리해서 제물로 바치기도 하고 콩을 먹기도 하고 어둠을 향해 콩을 던지기도 했던 것이며, 그런 양의적인 성격을 통해 죽음을 떨쳐 버릴 수도 있었던 셈입니다.  


신화로서의 신데렐라/91 


신데렐라의 원형을 찾아/111

중국의 신데렐라/139

신데렐라에게 맞서는 신데렐라/161

신발 한 짝의수수께끼/179

신화와 현실/202

역자후기 : 시공을 초월한 야생적 사고/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