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인문사회)

플라톤과 들뢰즈 철학에서의 '문제'의 성격 탐색 -김재춘/배지현, 2012.

바람과 술 2019. 6. 18. 06:27

Ⅰ. '문제와 교육'


문제 또는 질문은 배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어떤 것에 대해 물음을 갖고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배움 활동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활동에서도 문제나 질문은 중요하다. 학생의 배움의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교사가 의도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행위를 ‘발문’이라고 한다. ‘발문’이라는 교육적 행위는 학습자로 하여금 비판적으로 사고하면서 탐구하게 하는 중요한 교수 전략 가운데 하나이다. 교육에서 문제의 중요성과 가치는 사실 오래전부터 주목받았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을 통해 소개되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문제와 교육의 친밀성을 보여준다. 


Ⅱ. 「메논」에 나타난 플라톤의 '문제' : 재현의 교육


플라톤의 문답법에서 문제와 해는 각각 어떤 특징을 지니며, 이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첫째, 플라톤의 문답법에서 해는 경험적이라기보다는 초월적인 성격을 지닌다. 큰 문제 Q에 대한 큰 해답인 A는 이 배움의 과정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는 궁극적인 해이며, 학생이 도달해야하는 최종적인 목표이다. 이 궁극적인 해는 경험적이지 않고 초월적이다. 둘째, 플라톤의 문답법에서 문제는 해를 드러내는 수단이며, 따라서 문제는 해에 대한 의존성을 지닌다. 다시 말해 문답법에서는 문제는 ① 선재하는 해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지며(해에 의해 생성되는 문제), ② 해가 나타나면 사라지는 것(해에 의해 소멸하는 문제)으로 여겨진다. 플라톤의 문답법에서는 해가 초월성과 선재성을 지니며, 문제는 이 해에 의존하여 생성하거나 소멸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처럼 문제를 해를 찾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할 때 교육 즉 가르침과 배움은 해를 드러내는 활동 즉 재현을 강조하게 된다. 


문제는 학생을 오류에서 진리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교사의 가르침이란 해가 점점 더 잘 드러나도록 좋은 문제를 체계적으로 배치함으로써 학습자가 진짜인 해에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하는 행위이다. 또한 학습자의 배움이란 해를 점점 더 분명하게 드러내어주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밟아가면서 가짜에서 진짜로, 오류에서 진리로, 무지에서 앎으로 옮겨가는 활동이다. 작은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사라져가고, 작은 정답/해들이 분명하게 드러나 큰 문제에 대한 큰 해가 밝혀지면 비로소 한 단위의 교육의 목적은 달성된다. 문제를 던지는 가르침의 행위가 진행될수록, 초월적인 해를 상기하는 배움의 활동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그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미리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정답/해이다. 따라서 가르침과 배움은 초월적인 해를 추구하면서 이것에 점점 더 근사해지려는 재현 활동으로 규정된다. 해의 초월성과 문제의(해에 대한) 의존성을 가정하는 플라톤의 문답법은 초월적이면서 선재하는 정답/해를 모방하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재현의 교육’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 중심 교육의 성격을 지닌다고 여겨지는 플라톤의 문답법이 사실은 교사 중심 교육의 사례임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Ⅲ. 「차이와 반복」에 나타난 들뢰즈의 '문제' : 생성의 교육


Ⅳ. 논의 및 결론 : 교육의 세 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