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다르게 사는 사람들], 윤수종, 이학사, 2002, (220115)

바람과 술 2022. 1. 15. 17:12

책을 펴내며 / 윤수종 ... 5

 

계단 옆에 장애인용 경사로를 만들어 두면 비장인들도 그 경사로를 이용하여 편리함을 누릴 수 있듯이, 소수자들의 삶을 보장하는 것은 바로 전체 민중의 삶을 보장하는 것이다. 장애인은 내 안의 장애를 외부로 표현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 소수자다! / 윤수종 ... 11

 

소수자라고 해서 반드시 그 수가 적은 사람들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수자는 수적으로 소수일 수 있지만 동시에 다수일 수도 있다. 다수자 역시 수적으로 소수일 수 있고 다수일 수도 있다. 소수자는 오히려 한정되지 않는 절대 다수를 이루는 경우도 있다. 좀더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자면 소수자란 표준화된 인간상을 거부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표준적인 인간사에 대항하는 소수적인 인간상이 다양하게 표출되는 것은 차이를 강조하는 탈근대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인간에 대한 인식의 기준이 근대적이고 획일적인 인간상에서 점차 탈근대적이고 다양한 인간상으로 이행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수자와 대척점에 있는 다수자를 보자. 다수자라고 해서 소수자에 비해 더 훌륭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 다수자들은 소수자들이 지닌 다양한 특성들 가운데 어떤 하나 또는 그 특성들을 대표하는 어떤 상태나 표준에 한정되는 특성을 지닐 뿐이다. 

 

현실의 다수자는 이미 자신의 권력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다수자는 어떤 표준을 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삼아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경향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다. 다수자 자신이 설정한 표준에서 벗어나는, 또는 벗어나려는 경향을 지닌 사람들에게 그 표준을 절대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한다. 다수자는 그 표준을 따르는 사람들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지만, 그 표준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배제해 나간다. 결국 다수자의 상은 권력자의 상이며 국가나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소수자들은 다수자, 국가 권력으로부터 배제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소수자가 다수자의 질서에 편입된다고 해서 소수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방식의 문제 해결을 결국 또 다른 소수자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소수자로서의 여성, 비남성이 다수자의 요소가 된다고 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소수자의 고유함은 비록 소수자가 단 한사람으로 구성될 때조차, 측정 불가능한 능력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자처럼 표준에 맞추어 나가고, 그럼으로써 측정 가능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욕망의 흐름을 찾아 나섬으로써 측정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수자들은 어떤 이념이나 특정 정파에 따라서 운동하지 않는다. 소수자들이 지닌 측정 불가능한 특성들은 어떤 이념이나 표준에 맞춰서 권력화되는 방식과는 다르게 움직인다. 소수자들의 움직에는 중요한 의식화 문제가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전통적인 운동에서는 올바른 이념을 도입하거나 주입하여 사람들을 움직여 나간다는 운동 방식에 집착하였다. 소수자들은 자기 정체성을 집단적으로 확인하면서 자신들의 고유하고 색다른 공간을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소수자들이 자신들이 속해 있는 사회에서 다수자와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소수자들은 다순히 다수자에 적대적이기 때문에 소수자인 것이 아니라 다수자의 작용 방식과는 다른 작용 방식을 지니기 때문에 소수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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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결정권'은 장애인 인권 운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지는 것이 바로 사회 성원이 되는 출발점이자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애인 자신이야말로 스스로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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