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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삶과 지리를 말하다], 전국지리교사모임, 푸른길, 2021, (220325)

바람과 술 2022. 3. 25. 05:09

추천사

 

여는 글

Ⅰ. 지리로 세상을 읽다

 

땅, 기후, 특산물, 자원, 마을, 경관, ··· . 

그래도 결국 지리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분야이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그들의 삶터를 공부한다.

그래서 지리 사진은 사람과 그들의 삶터가 주인공인 사진이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사진이다.

 

구도와 빛보다 이야기가 먼저이다.

그래서 아름답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진 속에 담긴 사람과 삶터 이야기를 듣고 나면,

어느 예술 사진보다 아름답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Ⅱ. 경계에서는 꽃이 핀다

 

우주는 소립자, 세포, 지구 등

수많은 개체로 구성되어 있다.

개체 사이에는 경계가 있다.

경계가 없으면 세계는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에 대한 의식 자체가 없다.

 

해로운 세균이나 부적절한 문화 또는 자본이

다른 경계를 넘나들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경계는 완전히 닫혀 있지 않다.

경계가 닫혀 있는 생명체와 생태계는 곧 죽음을 뜻한다.

경계를 통해 외부와 적절하게 소통할 때

생명체와 생태계는 더욱 안정되고, 활성화된다.

 

경계의 의미와 범위는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 아카바의 두 가지 경계

 

1965년 당시 영해가 없었던 요르단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사막 일부(약 6,000㎢)를 주고 아카바 일대(약 12km의 해안선)를 얻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 건네준 땅에서는 석유가 발견되었다(요르단은 현재 산유국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요르단 국민은 석유를 잃었지만, 아카바 해변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항구를 통해 바다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Ⅲ. 길에서 지리를 보다

 

공간에는 길이 있습니다.

너와 나를,

이곳과 저곳으 연결해야 하니까요.

 

물에도 바람에도 마음에도 길이 있습니다.

길을 거치지 않으면 그곳으로 갈 수 없습니다.

도착할 그곳 생각으로 길이 보이지 않았으나,

살아갈수록 길 자체가 전부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으로 가는 길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길이 통로이기도 했지만 이미 그곳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

 

Ⅳ. 섬, 다름을 마주하다

 

섬은 육지와 기후, 식생, 지형이 다르고, 이에 따라 농업과 수산업을 비롯한 산업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섬사람들은 육지와 다른 나름의 삶과 의식을 갖고 살아갑니다. 때로 섬은 고립의 의미가 강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 평생을 섬에서만 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섬은 언어, 풍속, 종교, 집, 사는 모습이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냅니다. 고립된 섬은 유배지로, 또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고립된 섬은 은유적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유배지의 탱자나무로 둘러싸인 위리인치, 유대인 게토,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장벽이 그러합니다. 담으로 둘러싸인 성이나 감옥이 그렇고, 사막 가운데의 오아시스, 도시 가운데의 상류층 주거 지역, 또는 브리질의 빈민 지역인 파벨리가 그렇습니다. 농성장으로 사용되는 높은 굴뚝도 다른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섬이 될 수 있습니다. 육지 안에 이주민의 섬, 외국 문화의 섬도 만들어집니다. 이와 반대로 때로 섬은 교류와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섬나라라는 지리적 위치가 영국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 섬은 해상 교통, 항공 교통, 다리, 해저 터널, 첨단 통신 시설 등의 등장으로 그 모습이 새롭게 바뀌고 있습니다. 섬은 다른 섬과 연결되고, 또 육지와 이어지기도 합니다. 여러 얼굴을 하는 섬은 끊임없이 그 모습을 바꾸어 나갑니다. 은유적인 섬들, 즉 베를린 장벽은 허물어졌지만, 팔레스타인과 미국 남에는 높은 장벽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는 정부나 자본이 인터넷 등 언론을 통제하고 있고, 지구적으로 빈부 차가 커지면서 빈민 지역이나 최상류층 주거지가 분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편협하게 고립되거나, 반대로 다른 지역을 침략하여 식민지화하려는 협소한 섬은 이제 사라질 때입니다. 그 대신 자신의 독특한 삶의 모습을 유지하고 다른 지역과 소통하면서 평화와 공동의 번영을 만들어 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주어진 지정학적 조건 소겡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Ⅴ. 움직임, 세상을 잇다

 

사람은 이동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물, 바람, 바다도 그렇고

심지어는 고체인 얼음도 이동합니다.

 

이동한 후 돌아가지 않으면 이주라고 합니다.

사람이 이주하면 한 문화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뿌리를 내리게 되고 기존 문화에도 영향을 줍니다.

즉, 다문화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또한 떨어져 있는 두 지역을 이어 주는 어떤 매개체가 있어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살아갑니다.

이러한 '네트워킹'은 특히 교통과 통신이 발달해서

'글로벌'한 요즘 더욱 활발합니다.

 

움직임을 통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살아 있기 때문에 이동하고 연결합니다.

우리는 모든 세상을 연결하고자 합니다.

지리를 통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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