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머리에, 아흔아홉 굽이의 고개를 넘으며 ··· 가부키 말하고, 노래하고, 춤춘다. 이것이 에도 시대에 생겨나 민중의 연극으로 자리를 굳힌 가부키의 총체이다. 남녀간의 인연을 맺어 주는 신을 모셨다는 이즈모 다이샤의 무녀 오쿠니가 교토에서 마치 승무와 같은 춤을 추며 흥행을 했다는 기록이 가부키의 시초로 꼽히기도 한다. 가부키의 외형상의 큰 특징은 배우가 몽땅 남자라는 사실이다. 양념 삼아 한 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은, 우리가 흔히 여흥 자리에서 '18번'이라 일컫는 왜색 표현의 어원도 가부키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이다. 가부키의 명가 이치카와 단주로 집안의 18가지 특기를 가리켰는데, 이제는 일본에서도 '아무개의 주하치반(18번)'이라고 쓰는 보통 명사가 되었다. 넨가조 태평양 전쟁 다시 일본 군인들의 ..